•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최훈 건강 칼럼]“마흔도 안됐는데 조기폐경!”

육체적, 정신적 문제 고려해 빠른 진단과 치료 필수

  •  

cnbnews 제412-413호 최훈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2015.01.15 08:59:36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최훈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노화는 모두가 맞는 필연적인 과정으로 여성의 폐경도 그 과정의 하나다. 일부 여성들은 폐경이 되면 상당한 심리적인 충격을 받으며, 자연적인 생리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이러한 현상이 젊은 나이에 일어난다면 그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클 수 있다. 특히 아직 아기를 갖지 못한 여성은 앞으로는 임신을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상실감과 분노가 더욱 커서 가족 구성원의 사망소식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심리적 충격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중요한 변화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폐경이란 마지막 월경을 의미하며, 평균적으로 50세 전후에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조기 폐경이란 40세 이전에 생리가 없어지면서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생산이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여성들의 대략 50%에서 간헐적으로 난소기능이 회복되어 수년간 지속된다는 보고가 있어 난포의 완전고갈 및 조기 노화 등을 뜻하는 조기 폐경보다는 난소기능의 영구적 중지를 의미하지 않는 ‘조기 난소부전증’이라는 용어가 더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난소 기능이 완전히 다시 회복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조기 폐경 여성은 향후 호르몬요법과 주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므로 이러한 낮은 확률에 기대어 무작정 기다리기 보다는 원인에 대한 검사 후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은 여성이 폐경 증상을 호소하면서도 자신의 나이로 미루어 생각할 때 “나는 폐경 증후군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조기폐경의 40세 이전 발생률은 대략 1%, 30세 이전 발병은 0.1% 정도다.

조기폐경의 전조 증상으로 생리이상이 오기 전에 안면홍조, 피로, 기분의 변화, 위축성 질염, 성교통, 빈뇨 등 에스트로겐 결핍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증상은 40세 이전에 생리가 중단되는 것이다. 많은 환자들에서 정상적인 생리가 있다가 갑자기 무월경이 나타나지만, 생리불순도 첫 증상일 수 있으므로 무월경이 아니더라도 먼저 의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여성의 경우 정신적 충격도 커

일반적으로 40세 이전에 생리가 없으면서 두 번의 혈액검사에서 난포자극 호르몬 수치가 폐경기 수준 이상으로 나올 때 진단을 내리게 된다. 진단되기까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선 3개월 이상 생리가 없는 여성은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무월경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원인질환에 대한 검사 후 종합적으로 판정하여 진단을 내리게 되는데, 시기적절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건강 위해요인을 극복할 수 있다.

▲조기 폐경은 40세 이전에 생리가 중단되는 것을 말한다. 사진은 기사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CNB포토뱅크


대부분의 경우 원인을 알 수 없으며,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들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염색체 이상이다. 사춘기 전 급속한 난포손실은 일차성 무월경, 이차성징의 불완전한 발현을 초래하고 이러한 환자에서 염색체 이상이 많이 발견된다. 조기 폐경이 초경이 없는 일차성 무월경으로 나타날 경우 약 50%에서 염색체 이상이 있고, 30세 이하에서 이차성 무월경으로 나타날 경우 약 13%에서 염색체 이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자가면역 질환이 있는 경우 약 4%에서 조기 폐경이 오는데, 이는 난소조직을 파괴하는 항체가 형성되어 난포를 파괴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몇 가지 유전질환, 볼거리 같은 감염에 의한 난소의 염증, 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에 의한 난포의 파괴로도 올 수 있다. 수술로 양측 난소를 제거한 경우에도 조기 폐경 증상이 수술 직후에 나타나게 된다.

젊은 여성에서 나타나는 조기 폐경은 해당 여성의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어 우울증 등 신경 증상을 동반하게 되므로 심한 경우 정신과적 상담이 필요하다.

자녀를 분만한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아직 미혼이거나 결혼을 한 경우에도 불임이 돼 본인과 가족 간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부부간의 성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빨리 진단하여 적절한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선 염색체 이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는 유전상담이 필요한데, Y염색체가 존재하는 경우 후에 발생할 생식선 종양을 막기 위해 성선제거술을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 환자들은 대부분 일차성 무월경이거나 초경이 있은 후 2~3년 이내에 무월경이 되어서 이차 성징의 발현이 부진하게 되므로 이를 위한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개 흔히 보는 염색체 이상인 ‘터너씨 증후군’은 무월경 뿐 아니라 합병증도 있으므로 내과적 치료도 항상 같이 생각해야 한다.


적절한 호르몬 치료로 건강한 생활을

일반적인 조기폐경 환자의 치료는 정상 폐경 여성에서와 같은 호르몬 투여요법인데, 조기 폐경 환자는 에스트로겐의 소멸이 급격히 이뤄지고 그 기간 또한 길어서 정상적으로 폐경에 이른 환자보다 에스트로겐 투여가 더욱 필요하다.

최근 호르몬 치료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몇 년 전에 보고된 나이든 폐경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젊은 조기폐경 여성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적합하지 않다. 조기 폐경여성에서 호르몬 치료의 득과 실을 평가하는 것은 정상 폐경 여성에서의 호르몬치료 평가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조기폐경 환자의 약 70%에서 골밀도 감소가 관찰된다는 보고도 있고, 폐경 기간이 오래 될수록 외음부위축증이나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등의 폐경 후유증의 발생빈도가 높아지므로 조기폐경 환자는 가능한 일찍 호르몬 투여 요법을 시작해야 한다.

일부 조기 폐경 여성에서 간헐적으로 난소 기능이 다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난소 기능의 회복은 아주 불규칙하고 예측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난소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확립된 치료 방법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신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난자 공여를 통한 체외수정시술이 현재까지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조기 폐경 여성이 처한 조건은 정상 폐경의 경우와 다르며, 대개 성적 활동이 왕성한 시기의 젊은 여성이므로 육체적, 정신적인 문제를 고려하여 반드시 호르몬 치료를 최대한 일찍 시작해야 한다. 또한 원인질환이 될 수 있는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검사, 즉 갑상선 호르몬이나 공복 혈당 등에 대한 검사와 골다공증의 예방을 위해서 골밀도 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면서 산부인과 진료를 꾸준히 받으면 조기 폐경의 극복을 넘어서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정리 = 안창현 기자)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