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지만 최선 다하는 그녀들 보며 힘낸다”는 시민주식회사 1호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공정무역 전문매장 ‘그루(g:ru)’. 사진 = 페어트레이드코리아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2007년 5월 설립된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국내 최초 공정무역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이자 시민주식회사다.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공정무역 전문매장 ‘그루’에 들어서면 면, 울, 마, 실크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한 친환경 의류와 패션 소품, 유기농 면제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다. 이들 제품은 주로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현지에서 아시아 여성 생산자들이 만들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특히 제3세계 아시아 여성의 빈곤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공정무역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통해 윤리적 소비의 화두를 던지는 페어트레이드코리아를 찾아가봤다.
“세계 무역 구조에서 개발도상국이 얻는 이익을 단 1%만 올려도 세계 1억2800만여 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계적 구호기구 옥스팜(Oxfam)의 모토다. 공정무역은 원조가 아니라 무역을 통해 이런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글로벌 시민운동이자 사회적기업 활동이다. 이를 통해 빈곤 지역 생산자가 만든 물건들을 공정한 가격에 판매하고, 소비자는 이들에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한다. 거래의 중심에 사람이 있는, 사람 냄새가 나는 무역이 공정무역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공정무역을 통해 친환경, 윤리적 기업을 표방한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이미영 대표는 빈곤, 여성, 환경,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국제적인 연대활동에서 자연스럽게 제3세계 여성-환경 활동가들과 만날 수 있었다. 이런 만남을 통해 환경파괴로 가난한 삶을 사는 빈곤국가의 최대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이미영 대표. 사진 = 안창현 기자
자연스럽게 빈곤국가 여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에 관심을 가졌고, 그 중 하나가 공정무역이었다. 공정무역 제품의 생산자가 대부분 여성이었고, 여성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보통 공정무역 하면 커피, 초콜릿 등 식료품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과 다르게 가내수공업 제품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내수공업이 여성 일자리 창출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수공예 옷과 소품들은 생산의 전 과정이 여성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여성 생산자들에게 직접 이익이 돌아간다. 실제로 공정무역 생산자의 70%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빈곤이나 자활을 지원할 수 있다.”
그녀는 3년간 자료조사를 하며 공정무역 회사 설립을 준비했다고 한다. 그동안 만났던 해외 여성-환경 활동가들에게 조언을 얻고, 현장도 직접 방문했다. 공정무역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걸맞는 회사형태도 고민하게 됐다.
“먼저 시민주식회사를 생각해서 시민주주제를 통해 초기 자본금을 마련했다. 지인을 통해 조금씩 모금을 했는데, 아직 생소한 시민주주 개념 때문인지 처음에는 생각만큼 충분히 주주가 모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이 주인인 시민주식회사라는 새로운 사회적기업 모델을 실험한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여성환경연대, 여성민우회, 주민생협 등 공정무역을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시민 47명이 참여해 자본금 1억5000만 원을 모은 것이다. 이렇게 2007년 설립한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현재는 200여 시민주주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루’ 매장 안에서 판매 중인 친환경 의류와 소품들. 사진 = 안창현 기자
경제적 이해관계보다 사람이 먼저
공정무역에 맞는 해외 생산자를 선택하는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해외 생산자와 국내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돼야 했기 때문이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해외 생산자를 선정하기 위해 2년여 준비기간을 거쳤다. 이 대표는 “현지 생산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에 현지 NGO와 비영리단체(NPO)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페어트레이드코리아가 확보한 수입처는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필리핀 등지의 약 20여 곳이다. 네팔 생산자들과 소통하며 생산을 관리하고 있는 무역팀 홍진 씨(29)는 공정무역 생산자들과 경제적인 이해관계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거래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실제로 공정무역에서는 한번 계약을 맺으면 이후 관계가 지속될 때가 많다. 생산자들이 안정적으로 물건을 만들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거래관계를 가능한 한 깨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빈곤국가의 여성 생산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정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 외에도 생산자들과 파트너십을 가지고 일하기 때문에 생산자가 바이어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맞추기보다 늘 상생하는 길을 찾는다.”
홍 씨는 이런 일화를 소개했다. ‘영와우’라는 생산자 단체에서 대표가 아파 그 단체의 일거리가 없어진 적이 있다. 보통 그런 경우 같은 제품을 취급하는 다른 생산단체로 옮기면 되지만,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영우와 생산자들의 생활을 생각해 조금 더뎌도 계속 거래를 유지했다. 홍 씨는 “생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이 힘들고 생산속도도 느렸지만 보람이 있었다”며 “공정무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회사와 계약을 맺은 생산자 단체에 소속된 현지 여성 생산자들과 디자인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디자인팀이 제작한 옷과 액세서리의 도면을 현지 거래처에서 제작하면 무역팀이 그 제품들을 다시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는 방식이다.
“네팔로 출장 가 현지 생산자들을 직접 만나면 느낌이 남다르다.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틈틈이 뜨개질을 하며 옷을 생산하는 여성들을 만났는데, 속도도 느리고 서툰 솜씨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일하다 힘들 때면 그 분들을 떠올리며 다시 힘을 낸다.”
▲네팔 마하구티의 제품 생산 모습. 사진 =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시민 공모를 통해 정한 브랜드 이름 ‘그루(g:ru)’에 이런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나무를 세는 단위인 ‘그루’는 한 그루, 한 그루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려는 마음을 나타낸다. 제품을 만드는 생산자들의 손길이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루고, 이런 따뜻한 마음과 이야기를 제품에 함께 담는다는 생각이다.
물론 공정무역이라는 가치와 경제적 이해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기업 활동의 전 과정에서 배려와 상생 등 좋은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균형을 잘 맞출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녀는 “너무 기업적인 마운드로 사회적 가치를 무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사회를 바꿔보리라’는 포부만으로는 힘들다. 결국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서는 더욱 전문적이어야 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공정무역으로 엮인 우리 공동체
‘그루’의 제품은 주로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에서 현지 기술로 생산되고, 페어트레이드코리아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www.fairtradegru.com)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주로 아시아 여성 생산자들의 전통 기술과 한국의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한 친환경 의류와 패션 소품, 유기농 면제품이나 생활용품 등 약 700여 종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이다.
이미영 대표는 “현지 여성들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재주와 전통 베틀을 이용해 질 좋은 친환경 옷감을 생산해낸다. 수공예 역시 마찬가지다. 네팔 여성들이 색색의 실로 짠 수면양말은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인기 품목 중 하나”라고 말했다.
▲네팔 ‘영와우’ 생산단체에서 여성생산자. 사진 =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물건이기에 각각의 제품이 모두 똑같지 않다. 그래서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제품에는 ‘직접 수작업으로 만들었으므로 각 제품마다 약간씩 모양이 다를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의류에는 베틀로 옷감을 짜고 초목으로 염색한 자연친화적인 ‘내추럴 라인’과 인도 면화 농민들에게 직접 의뢰해 만든 유기농 면 티셔츠 등의 ‘오가닉 라인’이 있다. 오가닉 라인의 경우 공정무역인증기관 FLOI와 세계적 권위의 오가닉 인증기관 SKAL의 인증을 받은 유기농 면을 사용해 만든 제품이라 국내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다.
특히, 친환경 완구류는 유해한 화학처리가 전혀 없는 원목으로 만들어지고 천연염료로 색을 입혀 국제기준의 안전시험을 통과한 완구로 아이들이 안심하고 가지고 놀 수 있다고 한다. 이밖에 유기농법으로 재배 수확해 공정거래를 통해 생산한 커피, 홍차, 올리브오일, 초콜릿 등의 식료품들과 천연 밀납으로 만든 초, 계피 나무로 틀을 만든 시나몬 향초, 쿠션 같은 패브릭 소품과 식기류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판매에서 얻은 수익은 다시 아시아의 여러 빈곤 국가들을 위해 쓰인다. 최근 이 대표는 네팔의 ‘S.E.A 센터’ 일로 무척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네팔은 국제개발사업을 수행하는 다국적 NGO의 집결지이자 다양한 해외원조기금이 모이는 지역이다. 하지만 네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많은 국제개발사업들이 우물 파기나 학교 짓기 등과 같이 단기적인 일회성 사업에 치우쳐 사업 종료 이후에는 방치되거나 폐쇄되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국제개발사업 역시 사회적경제를 통한 사업 모델이 고려되고 있다.
▲매장 ‘그루’에 진열된 다양한 친환경 생활용품들. 사진 = 안창현 기자
페어트레이드코리아를 비롯해 한국의 사회적기업들과 성공회대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원을 받아 네팔에 설립한 ‘S.E.A 센터’ 역시 그런 고민에서 비롯했다. 이곳에서 네팔 현지의 사회적기업을 발굴-육성하면서 공정여행과 공정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공정무역을 통해 저렇게 기업을 운영해도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 대표는 “S.E.A 센터에서 공정무역 여성 생산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네팔 공정무역의 고질적인 문제인 제품의 질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봉제나 디자인 등의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결국, 이들과 우리는 공정무역으로 엮인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셈이다”고 말했다.
그루 옷 만드는 네팔여자 수니타 “여기도 협동조합 생겨나는 중”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이미영 대표는 네팔 생산현장에서 여성 생산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공정무역이 무슨 거창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우리 옆집 아줌마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네팔 여성생산자들 대부분은 기대와는 달리 공정무역을 거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시골에서 17살에 올라와 아쉬람에서 2년 교육과정을 마치고 지난 8년간 마하구티에서 일하고 있는 수니타 카르키(27)는 일을 하면서 기술과 기본적인 교육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루’를 포함해 공정무역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수니타 카르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 고향 소개를 부탁한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내 고향 신두발쪽 툼바칼비디쉬는 브라만과 채트리(브라만끼리 결혼하지 않고 아래 계급과 결혼했을 경우 채트리가 된다)가 주로 사는 조용한 동네다. 고향에서 나는 주로 옥수수와 수수농사 짓는 일을 했다. 학교는 가지 않았고, 염소나 소를 돌보며 친구들과 나뭇가지를 주우러 다녔다. 한 20~30분씩 걸어 물을 길러 다니면서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하던 추억이 있다.”
- 어떻게 아쉬람에서 교육을 받게 됐나?
“아는 언니 소개로 아쉬람을 알게 됐고, 그 후 2년 동안 아쉬람에서 훈련을 받고 일하게 됐다. 아쉬람에서 아주 재미있게 보냈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넓은 곳에서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 그래서 교육 기간 2년이 끝나고 그곳에 더 있고 싶었다. 시골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지만, 나는 딸 넷 중 둘째라 돌아가면 농사만 짓게 될 것 같았고 그 생활을 생각하면 희망이 안보였다.”
▲이미영 대표와 수니타 카르키. 사진 = 페어트레이드코리아
- 아쉬람에서 교육받기 위한 조건이 있나? 어떤 교육이 이뤄지는지?
“신청자가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임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동사무소에서 받아 제출하면 심사해서 결정된다. 예를 들어 남편 없이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사람의 경우 교육받을 수 있다. 미싱할 때는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침, 저녁 시간을 정해서 교육을 한다. 시골에 있을 때 언니와 나는 학교를 못 갔고, 여동생 두 명은 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아쉬람에 오기 전에는 글도 몰랐다. 지금은 글을 읽고, 쓰고, 계산할 수 있다.”
- 마하구티에서 일하고 싶다고 신청하는 친구들이 있나?
“대부분 교육이 끝나자마자 일거리가 있으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신청하면 일거리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자유로운 사람들은 일하기가 괜찮지만, 자녀가 있고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다시 시골에 가려고 한다. 여기는 생활비가 비싸니까 혼자 생활하기엔 괜찮아도 아기가 있는 사람들은 살기가 어렵다. 나는 아쉬람 근처 마을에서 여동생 두 명과 함께 살고 있다. 한 명은 NGO에서 일하고, 한 명은 대학생이다.”
- 마하구티에서 옷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나? 따로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나?
“나 같은 경우에는 마하구티에 와서 2년 정도는 아이필로 만드는 작업만 했다. 주문이 굉장히 많았고, 7명이 계속 붙어 작업해도 납품기일 마치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2년 지나고 2~3개월 이후에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옷 샘플은 디자인팀에서 만들고, 샘플을 가지고 와서 재단하는 법을 알려준다. 별도로 네팔어 지시서를 붙여놓고 작업하는 건 아니고, 담당자가 각자 역할을 분담해주고 내용을 설명해준다. 한 옷을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든다. 옷 만드는 것이 끝나면 각자 몇 개를 만들었는지 체크한다.”
- ‘그루’ 옷을 만들어본 적이 있나?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셔츠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옷을 만들 때 라벨을 보고 어느 나라로 가는지는 알 수 있다. 새로운 것을 할 때마나 신나게 작업한다. 그루 옷뿐 아니라 다른 옷들도 모두 신기하고 예쁘게 보인다. 처음에는 만드는 것이 힘들지만, 좀 익숙해지면 괜찮은 것 같다.”
- 보통 한 번에 어느 정도 일감을 받나? 일하는 시간과 휴식 시간은?
“보통 1~2개의 일감을 받아서 한다. 일을 많이 받으면 조급한 마음에 불량인 경우가 많아 한꺼번에 많이 받지는 않는다. 보통 4시간 일하고, 중간에 간식시간 30분 정도 쉬고 밥 먹고 다시 일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한다. 쉴 때 차와 과자 같은 것을 주는데 각자 집에서 챙겨온 것을 함께 나눠 먹기도 한다.”
- 월급은 얼마나 받고 그 외 보너스 같은 것이 있나?
“월급제로 받는 친구들도 있고, 건별로 받는 친구들도 있다. 보통 처음에는 개당 건별로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월급제로 받는다. 일반적으로 8000루피(약 14만원) 정도 받는데, 참고로 초봉은 4000루피 정도다. 현재 나는 저축을 제외하고 5400루피 정도 받는다. 저축은 620루피 한다. 그 외 일 년에 두 번 추석, 연말 보너스를 받는데 100퍼센트 모두 준다.”
- 보험이나 퇴직금은?
“단체보험과 건강보험이 있다. 건강검진을 위해 마하구티에서 1년에 1000루피를 지불해서 생산자당 800루피 정도 돌아간다. 건강검진 같은 경우에는 크게 아프지 않는 이상 정기적으로 받지는 않는다. 퇴직금의 경우, 저축하는 것과 일하는 것에 따라 노동부에서 지정해준 금액이 있다. 그리고 일을 그만두면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이런 혜택을 주는 곳이 많은 편인가? 이런 봉제공장도 협동조합 하는 곳이 있나?
“이렇게 월급 외에 보험, 보너스 등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무역에서나 가능하지, 그 밖에는 드물다. 최근 네팔 협동조합 문화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공장에서는 최저임금, 노동시간을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을 구성하지만, 회사에서 돈벌이가 안 되면 직원들을 다 잘라버리고 그냥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아직 큰 영향력은 없는 것 같다.”
- 지금 봉금에 만족하나?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학교를 다니지 않은 사람이 이 정도 받으면 좋은 직업이지만, 배운 사람에게는 많은 돈은 아니다. 내 경우는 동생과 내가 함께 버니까 이 정도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방세를 나눠서 낸다. 혼자서는 방세만 2000~3000 루피 내면 먹고 살기가 힘들다. 대학을 졸업하고 배운 것이 많았으면 이런저런 직업도 생각할 텐데, 배운 거 없이 10년 정도 이곳에서 일했으니까 앞으로 이 일로도 난 만족한다.”
안창현 기자 isangah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