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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가 - 가나아트 컬렉션전]이응노 미공개 드로잉 400점 공개

박수근 드로잉도…근대사 격동기의 자화상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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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8-419호 왕진오 기자⁄ 2015.02.17 15:09:56

▲가나아트 컬렉션 전 ‘외국인이 본 근대풍물화전’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반세기 동안 한 비장가가 수집하고 보관해오던 고암 이응노의 미공개 드로잉 400여 점과 박수근의 연필 드로잉 35점 등 총 578점의 작품들이 세상 나들이에 나섰다.

근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미술의 아름다움을 모토로 1월 27일∼3월 1일 서울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가나아트 컬렉션’전을 통해서다.

이번 전시는 가나아트와 서울옥션을 설립한 이호재(61) 가나아트 회장이 상업화랑 경영을 통해 축적한 유·무형의 자산을 ‘공익화’ 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2월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가나문화재단 최초의 자료전시이다.

▲가나아트 컬렉션 전에 걸린 작품을 관람객들이 감상하고 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작품들은 ‘한국근대조각전’, ‘근대회화 4인전’, ‘외국인이 본 근대풍물화전’, ‘해외작가전: 기억과 체험’전을 통해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모두 7개 전시실에서 공개된다. 이 가나아트컬렉션 전시에서 ‘박수근 드로잉전’과 ‘고암 이응노 미공개 드로잉전 1930∼1950’도 함께 열린다.

‘한국근대조각전’에는 테라코타 특유의 손맛이 우러나는 권진규(1922∼1973)의 작품과 소녀와 젊은 여인의 전신 또는 반신 나체상을 다수 제작한 김경승(1915∼1992), 사실주의에 입각한 다수의 인물상을 제작한 김세중(1928∼1986), 대리석으로 여인을 주제로 한 생명애를 구현한 김정숙(1916∼1991)의 작품이 전시된다.

인간의 역사적 시간을 담고 있는 송영수(1930∼1970), 브론즈나 스테인리스 스틸, 아프리카 흑단을 주로 사용한 문신(1923∼1995)의 조각 작품도 함께한다.

▲가나아트 컬렉션 ‘해외작가전: 기억과 체험’전에 설치된 토니 크랙의 ‘Gazelle’ 작품을 관람객이 보고 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근대한국화 4인전’에는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청전 이상범(1897∼1972), 소정 변관식(1899∼1976), 이당 김은호(1892∼1979), 의제 허백련(1891∼1977)의 작품이 선보여진다.

근대사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미술에 있어서도 서구의 다양한 양식들이 전해져, 당대 예술가들은 이를 수용하거나 새롭게 변형하며 자신들의 독창적인 예술혼을 작품에 담아냈다. 이들은 전통을 고수하거나 새로운 양식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양식과 소재를 다루었지만, 한국인의 정서를 담았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외국인이 본 근대 풍물화전’은 서양문물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인 20세기 초 한국의 풍물을 판화로 담은 여섯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 폴 자쿨레(1896∼1960), 릴리한 메이 밀러(1895∼1943), 윌리 세일러(1903∼?), 버타 럼(1896∼1954), 요시다 히로시(1876∼1950) 등이다.

▲가나아트 컬렉션 전시에 공개된 고암 이응노의 드로잉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 사진 = 왕진오 기자


‘해외작가전: 기억과 체험’전은 개인의 주관, 내면의 세계뿐 아니라 집단, 사회의 문화적 기억과 경험 등을 주제로 한 해외 작가들의 기획전이다.

역사적 사건들과 독일의 민족적·신화적 유산을 결합함으로써 개인과 집단의 기억을 중첩한 안젤름 키퍼와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불안과 고통을 표현한 안토니 곰리, 안토니 파티에스, 토니크렉, 미켈 바르셀로, 피에르 알리친스키의 작품 등이다.


근현대를 스케치한 고암 이응노의 미공개 드로잉 400여점 공개

동양화의 필묵에서 현대적 감각을 발견함으로써 전통성과 현대성을 아우른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고암 이응노(1904∼1989)의 미공개 드로잉 1930∼1950‘전은 가나아트컬렉션 전의 백미다.

전시장 두 개 층을 할애한 그의 미공개 작품들은 무려 700여 점에 달한다. 이 중 불안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기법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동양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작가의 궤적을 되짚어 볼 수 있는 400여 점의 드로잉 작품이 공개된다.

▲가나아트 컬렉션 ‘외국인이 본 근대풍물화전’에 출품된 윌리 세일러 작 ‘흥정’. 채색 동판화, 21x29cm, 1960년대. 이미지 = 가나문화재단


해방을 전후한 시기, 그리고 도불 전까지 제작된 방대한 양의 드로잉들은 고암이 동양화의 전통적인 경향을 두루 섭렵하고 동시대 미술의 세계적 조류까지 결합하게 해주었다. 문자 추상과 인간 군상 시리즈 탄생의 밑거름이자 새로운 예술노정을 걸어갈 수 있게 한 원천인 셈이다.

한편 국민화가로 불리는 박수근(1914∼1965)의 드로잉 35점도 지하 1층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드로잉 작품은 1982년 서울미술관에서 첫 전시 후 30여 년 만에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시장 사람들’, ‘빨래터의 아낙네들’, ‘아이를 업은 여인’ 등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의 모습을 담았다.

회화와 조각, 판화 등 총 560여 점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가나아트 컬렉션’전은 우리 내면에 응집된 미학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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