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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재훈 선화랑 큐레이터) 갤러리는 작품을 파는 곳이며, 작품을 파는 일은 중요하다. 작품을 팔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초대전을 기획할 수 있고, 작가와 작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로써 초대전시를 지속할 수 있으며 공인된 갤러리로 발전할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화랑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해 진행되는 전시를 모두 합하면 아트페어까지 15회 이상 전시 일정이 잡힌다. 전시마다 계획을 정하고, 홍보, 광고, 편집물 제작에 고민하고 최상의 성과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갤러리에서 일하는 자의 몫이다. 매달 진행되는 일이라도 같은 형식을 반복할 수 없다.
작가, 미술의 흐름과 상황 등에 따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 갤러리 안에서 의견이 엇갈리기도 하고, 결정이 신중해지면서 절차가 더욱 까다롭게 진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의견대립 과정을 거치고 신중한 결정을 하게 되면 결과에 후회가 줄어드는 반면, 신속하게만 진행하고자 하면 오히려 나중에 같은 일을 두 번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더러 생긴다.
결과가 빠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 여러 방향을 생각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작가와 갤러리의 이해관계도 복잡할 수밖에 없는 곳이 상업 갤러리이다.
기획전 ‘예감’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열렸다. 예감전은 그해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는 작가를 선별하고, 전시를 통해 작가와 소통해 보자는 취지로 열린다. 이외에 한 해를 시작하는 첫 전시로서 참여 작가와 일을 만들어가는 출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전시를 둘러 본 어느 작가가 필자에게 자신도 전시참여를 하고 싶다면서 “작가를 어떻게 초대하세요?”라고 물었다. 기획의도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변했지만, 사실 조금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기 때문에 짧게 답변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짧게는 2년 이상 관심을 갖고 지켜본 작가들이다. 작가를 처음 알게 되는 과정은 우연히 보게 된 전시를 통해, 또는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을 통해 이뤄지기도 한다. ‘예감’전에 참여한 이만나 작가의 경우는 2012년 통인갤러리 전시에서, 안광식 작가는 2010년 라메르갤러리 전시에서부터 필자가 관심을 가져온 작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