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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인간의 아이러니를 아이러니한 문체로 그려낸 소설집이다. 수록된 8편의 단편은 모두 독립된 이야기들이지만 하나의 설정 속에 느슨하게 묶여 있다. 작가는 ‘니안(niian)’이라는 국적도 정체도 알 수 없는 인물을 만나는데, 그 인물이 ‘버리듯이’ 작가에게 건네준 파일 속에 이 이야기들이 들어 있었다는 식으로 전개된다. 각각의 이야기가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
‘검은 산’ 이야기는 버스에서 실수로 교통카드 대신 열쇠를 단말기에 대고 내린 학생이 겪는 판타지를 그린다. ‘지옥의 시스템’은 인간 전체가 올라탄 러닝머신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되고, ‘직립 보행자 협회’는 인류 진화의 말로를 탐구한다. 그리고 ‘사후의 인생’은 비상한 시력을 지녀 달까지 볼 수 있지만 죽은 채로 살고 있는 사내와의 만남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