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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같은 투명함에 드러낸 적나라함, 스페이스비엠 표영실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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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 2015.03.23 11:22:04

▲표영실, 균열, 캔버스에 오일, 194 x 130 cm, 2015.

(CNB저널=왕진오 기자) 얼굴이 한 꺼풀 벗겨진 것처럼, 창피한 일들을 겪었을 때의 감정을 시각화 하고 있는 투명한 이미지들이 채워진 화면들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품들은 형상이 존재하지 않는 감정과 같은, 표현하기 까다로운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작가 표영실이 '반투명'이라는 개인전에 공개한 작품들이다.

3월 27일부터 서울 용산구 스페이스비엠에서 펼쳐지는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언뜻 보기에 우리가 일상생활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오브제들이 등장한다.

큐브, 나무, 집, 풍선, 손과 몸과 같은 신체의 부분들이다. 하지만 이 형상들은 구분 될 수 없는 인간의 애매한 감정들처럼, 구상과 추상의 경계선 어디쯤에 자리한다.

어느 화면의 색은 형태와 배경의 구분이 힘들 정도로 흐릿한 반면, 또 어느 것은 보색 관계의 두 색을 병치해 뚜렷하게 경계를 짓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 색의 선택은 화면을 강박적으로 긴장시킨다.

▲표영실, 속살, 캔버스에 오일, 130 x 162cm, 2014.


붓질은 작가의 성격적 특징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서이다. 사실 '붓질'은 화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희석된 물감이 세밀하고 조심스런 방식으로 쌓여져 있을 뿐이다. 마치 감정이라는 요소가 작가의 온 몸을 통해 조금씩 스며 나오듯이 말이다.

붓질이 거세된 화면은 관람자를 더욱 형태와 색에 집중하게 하며 자신의 감정에 깊이 빠져들게 한다.

"예전에 한 번 어떤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확 몰려 온 적이 있었는데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감정일 수 있는데 그것을 얼굴이라는 형태를 통해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치밀하게 완성된 화면은 타인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관람객은 표영실의 그림을 대할 때 감정적이 된다는 사실은 작가의 화면이 우리의 감정과 통하고 있다는 증빙이다.

화면은 형태의 재현을 가장해 우리가 아는 듯 한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인간의 보편적 감정의 코드를 빌어 작가의 적나라한 내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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