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40년 배우 박정수 “첫 연극 떨려요”
노주현·송영창 등 믿고보는 중견배우들, 연극무대 복귀
▲40년 베테랑 연기자 박정수(왼쪽)는 ‘다우트’로 연극 무대에 첫 데뷔를 한다. 사진제공 = 코르코르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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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인기를 끈 ‘꽃보다 할배’ 시리즈의 그리스 편이 화제를 모으며 방송가에 다시금 중견 배우들의 매력이 가득하다. 이런 가운데 4월 봄 연극 무대도 중견 배우들이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노주현, 박정수, 송영창 등 쟁쟁한 스타들이 연극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40년 베테랑 연기자 박정수는 ‘다우트’로 연극에 첫 도전한다. ‘다우트’의 2006년 한국 초연 때는 배우 김혜자, 남명렬이 출연해 화제였다. 1972년 MBC 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박정수는 1974년 MBC 연기대상 신인연기상, 2010년 MBC 연기대상 중견배우 부문 황금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역전의 명수’와 ‘국가대표’, 드라마 ‘사랑, 그리고 이별’ ‘내 사랑 내 곁에’ ‘대장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성가를 높여왔다.
배우로서 오랜 경력을 지녔지만 연극은 처음인 그는 “첫 연극 도전이 두려웠다.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 몰랐다”며 “연기자 삶 40년에 대한 나 자신의 확신을 다지는 계기로 ‘다우트’를 선택했으며, 첫 연극 도전작인 만큼 필생의 열연으로 연습에 임했다”고 전했다.
연극 ‘다우트’는 1964년 뉴욕 브롱스 시의 한 가톨릭 중학교가 배경이다. 가톨릭에 자유와 변화의 바람을 도입하려는 플린 신부와 원칙과 전통을 중시하는 원장 수녀 엘로이셔스가 팽팽한 신구(新舊)의 대립구도를 펼친다. 박정수는 엘로이셔스 역을 맡았다.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려는 이야기 속에서 극 중 인물들이 겪는 심리변화와 갈등을 통해 ‘무엇을 확신하는가?’, ‘그 확신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가’, ‘그 확신이 흔들리는 바탕은 무엇인가’라는 인간 신념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진중한 주제를 다루는 긴장감 속에서도 위트 있는 장면들이 더해져 눈길을 끈다. 공연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4월 19일까지.
노주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40년 만에 연극으로
50년 가까이 드라마 ‘오만과 편견’ ‘왕가네 식구들’, 영화 ‘작업의 정석’ ‘김관장 대 김관장’ 등으로 TV와 극장을 주름잡은 노주현은 연극 ‘죄와 벌’ ‘이어도’ 이후 40년 만에 첫 2인극에 도전한다. 연극의 주최-제작을 맡은 예술의전당은 이번 연극을 노주현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극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4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온 배우 노주현. 사진제공 = 예술의전당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미국의 작가이자 스포츠 리포터인 미치 앨봄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책으로, 죽음을 앞둔 노(老)교수와 그의 제자가 나눈 열네 번의 대화를 담고 있다. 1997년 첫 출간 이후 전 세계 41개 언어로 번역돼 1400만 부 이상이 판매됐고, 1999년 TV영화로 제작됐으며 국내엔 1998년 소개됐다.
노주현은 극 중 모리 슈와츠 역을 맡아 제자인 미치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하는 스승으로 분한다. 그는 제자 미치 역을 맡은 배우 오민석과 실제 27살 차이로, 총 9주간의 연습 기간 틈틈이 연기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코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공연 관계자는 “연극 무대에서 배우 노주현의 열정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4월 4~19일.
믿고 보는 배우 송영창, 20년 만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복귀
드라마 ‘불꽃’과 영화 ‘살인의뢰’ ‘오늘의 연애’ ‘하이힐’ 등 TV와 영화, 그리고 뮤지컬 ‘심야식당’ ‘디셈버’, 연극 ‘사랑별곡’ ‘웃음의 대학’ 등으로 꾸준히 활약해 ‘믿고 보는 배우’로 통하는 송영창은 20년 만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복귀에 눈길을 끈다.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50년간 한 자리에서 실없는 수작과 부질없는 행위를 반복하며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는 블라미디르(고고)와 에스트라공(디디)의 이야기를 그린다.
▲역대 출연 중견 배우 13인이 모인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 장면. 사진제공 = 소극장 산울림
약속의 시간도, 장소도, 목적도, 그리고 무엇보다 고도라는 그 대상도 불확실하다. 그러나 “우리는 고도를 기다려야 해”라는 말은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고고와 디디를 지루한 기다림의 현실로 불러들인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이 연극은 우리 각자가 기다리는 고도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송영창은 블라미디르 역을 맡았다. 송영창을 비롯해 정동환, 박용수, 안석환, 김명국 등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역대 출연 중견 배우들 역시 무대에 오른다. 소극장 산울림 측은 “정동환, 정재진, 이호성, 박용수, 송영창, 안석환, 이영석, 한명구, 박상종, 김명국, 정나진, 박윤석, 김형복까지 13인의 배우들이 다시 ‘고도를 기다리며’ 무대에 돌아왔다”며 “지금은 TV, 영화, 공연무대를 넘나들며 각광받는 중견 연기자들이다. 이들이 탄탄하고 노련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고도를 기다리며’를 꾸린다”고 밝혔다. 공연은 산울림 소극장에서 5월 17일까지.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