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서양미술의 추상성과 동양미술의 절제미를 추구하는 작가 이강소(72)의 개인전 '날마다 깨달음을 얻다'가 4월 30일∼6월 17일 서울 서소문로 대한항공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1973년 명동화랑에서의 첫번째 개인전 이후 40여년 간 60여 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국내외 수많은 전시에 참여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서양화가로 자리잡고 국내 화단을 이끌고 있는 이 작가의 4년만의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선 2003년부터 제작한 사진 작업들과 세라믹 조각들을 비롯해 그의 대표적인 회화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이강소 작가는 한국 현대 미술의 태동기인 1970년대 초반부터 혁신적인 퍼포먼스와 설치작업으로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75년 파리 청년비엔날레, 77년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참여하면서 당시 해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미술을 해외에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이강소 작가는 "환영은 마음의 내면에서 오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은 마음에서 온 결과이다. 환영은 내면에서 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존재, 사람, 나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우리가 그 의미를 새로 보기 시작하면 무한한 영역의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무한함은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의 일부다. 무한함을 찾는다는 것은 제한된 의식을 초월하는 노력이다. 수동적으로 현실에 반응해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마음껏 창조하는 삶을 열어 갈 수 있다는 사고가 필요하다”며 자신의 화업을 설명한다.
이런 말 그대로 그는 끊임없이 존재와 실체, 그리고 이미지의 재현이라는 화두 속에서 고뇌하고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날마다 깨달음을 얻고 있는 듯하다.
이번 전시는 이강소 작가의 대표적인 회화 작품들 외에도 세라믹 작업과 사진 작업들을 함께 선보여 회화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재현되는 작품 세계를 보게 해준다.
이 작가는 회화 외에도 조각, 사진, 석판화, 세라믹,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본인의 철학을 표현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1981년부터 20년 넘게 작업해온 세라믹 작업은 작가의 주관적인 개입을 최소화시키고 흙이라는 물성이 가진 본래의 속성을 드러낸다.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업은 이강소 작가의 사진 작업에서도 이어진다.
'From a Dream' 시리즈는 작가가 한국, 중국, 티벳 등의 장소에서 발견한 소소한 풍경들을 꾸임없이 그가 발견한 시각대로 재현한 작업들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나무, 건물,한옥 등의 풍경은 작가의 시각에 의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새롭고 낯선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강소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뉴욕 주립대학교(알바니 캠퍼스) 객원 교수 및 객원 예술가, 뉴욕 현대 미술 연구소(P. S 1) 국제 스튜디오 아티스트 프로그램 참여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