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지원 ① 현대차그룹]2015년 대상: 루미르 박제환 대표 “깜깜한 세상을 촛불 하나로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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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이진우 기자) 현대차그룹과 현대차 정몽구재단(이사장 유영학)이 고용노동부 등과 손잡고 추진해온 ‘H-온드림 오디션’ 출신의 사회적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대상에 선정된 ‘루미르’의 박제환 대표(27)와, 2014년 선정된 에이유디사회적협동조합 박원진 이사장(32), 그리고 2013년 선정된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29)가 그들이다.
아시아의 떠오르는 대표적 개발도상국인 인도를 여행하다가 잦은 정전의 심각성을 직접 경험한 젊은 대한민국 청년 박제환은 촛불 하나에 의지해 식사를 준비하는 그들을 지켜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인도 학생들은 공부를 하고 싶어도 실내가 너무 어두워 공부하기 힘들다. 이에 그는 단 하나의 양초로 방 전체를 밝힐 수 있는 촛불램프를 개발했으며, 올해 ‘H-온드림 오디션 4기’ 영예의 대상에 선정됐다. 다음은 전 세계의 정전 문제 해결 가능성을 제시한 사회적기업 루미르의 창업자 박제환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루미르는 어떤 기업인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최근 급격한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은 발전 속도에 비해 사회적 인프라가 뒤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력망 구축이 더딘 탓에 잦은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외부 전원이 없어도 촛불의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빛을 낼 수 있는 LED램프를 개발했다. 이는 국내용 아이템은 아니며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개도국 등에 적합한 제품이다.”
-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게 된 배경은?
“인도를 여행하던 중 잦은 정전을 경험했다. 촛불 하나 밝혀 놓고 어두운 실내에서 식사를 준비하거나 공부하는 인도인을 보면서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했다. 아울러 정전은 못사는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개도국으로서 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사회적 인프라가 따라오지 못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전자공학을 전공한 동료들과 함께 갖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촛불램프를 개발했다.”
▲루미르가 개발한 촛불램프 시연. 사진 = 루미르
- 기업 목표는 무엇이며, 사회적 가치 창출은 어떻게?
“정전으로 어려움을 겪는 그들에게 유일한 해결책은 오일 램프나 태양광 램프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일 램프는 연소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배출되고, 태양광 램프는 주기적으로 리튬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 교체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우리는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양초를 활용해 불을 밝힐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아울러 촛불램프를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까지도 고려하는 해결책을 제시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 향후 기업의 발전 방향 및 전략은?
“우선 개도국에는 원가 수준으로 보급하고 선진국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이중 가격 전략을 추진하려고 한다. 특히 국내 및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선보여 인테리어 및 선물용품 시장에 진출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을 통해 향후 개도국의 저소득층이 직접 구매 가능한 수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프로젝트 개념으로 출발한 솔루션과는 달리 명확한 수익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했나?
“처음엔 우리 기준만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그랬더니 정작 제품이 필요한 개도국에서 인증을 받을 수가 없었다.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몰라 벌어진 일이었다. 시행착오를 겪고 난 뒤에 현지를 직접 방문해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나라의 인증기준에 맞춰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촛불램프의 경우 필리핀 현지에 가서 필드테스트를 하고 인증 절차를 진행했다.”
- 현대차그룹의 창업지원이 경영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
“올해 대상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다만 앞으로 자금지원에 따라 제품개발에 더 이상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팀원들도 모두 마음이 들떠 있다. 현대차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창업을 꿈꾸는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에게는 정말 천사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 선도자로서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예비 청년 창업자에게 조언한다면?
“인도 여행에서 아이템을 얻은 것처럼 현장에 답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인터넷이나 도서관 등에서만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현장에 나가 직접 부딪쳐 보기를 권한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본인이 알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일례로 창업 공모전에 나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앞선 팀들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과 그로 인한 효과 등에 대해 어필한 반면, 우리는 제품 설명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왕창 깨졌는데 결국 이것이 우리가 한 단계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이진우 기자 voreo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