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안경과 치아 교정기를 하고 웃고 있는 소녀 ‘실드 스마일(Sealed smile)’ 시리즈로 유명한 김지희 작가의 산문집이다. 국내와 해외에서 150여 회의 전시를 가지며 꾸준히 글을 써 온 저자는 특유의 섬세한 표현력으로 한 폭의 그림 같은 글을 책으로 엮었다.
‘하얀 자취’는 한 인간이 겪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기록이다. 작가는 자연과 일상이 주는 보편성 안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임을 말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용기, 비교에서 벗어나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 열정과 희망을 잃지 않는 길을 여행과 예술, 삶 주변의 소소한 대상을 통해 깨우친다. 특히 동양화의 5가지 색 이름인 선황, 지분, 백록, 양홍, 호분으로 나눠진 챕터에는 한 챕터를 아우르는 단편소설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글과 함께 ‘실드 스마일’ 시리즈를 비롯한 작가의 감각적인 작품들도 함께 수록됐다.
저자는 그림과 글을 통해 우리는 모두 피고 지는 순환의 존재임을 말하며, 가장 자신다운 꽃으로 피어나고 소멸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그가 말하는 하얀 자취는 ‘희망’을 의미한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전 하얀 종이에서 설렘을 느낀다고 말한다. 흰 화면에 숨어 있는 하얀 자취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삶을 향한 성실한 노력을 통해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김지희 지음 / 1만 4000원 / 이가서 펴냄 / 3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