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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독서경영]日 고승에게 배우는 100가지 지혜 '타력'

“자력(自力)으로만 사나? 타력(他力)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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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4호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2015.06.11 09:04:52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100가지 힌트’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애독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고승이 세상을 살아가는 100가지 지혜를 들려주는 ‘타력(이츠키 히로유키 저, 지식여행)’에서 기업 경영 철학인 상생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발견했다”고 말한 바 있다.

냉엄한 현실과 얄궂은 일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설 것을 촉구하는 100편의 단편적인 글들이 깊이 절망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또 개인의 노력이나 선의도 보답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인간세상이며, 이를 겸허하게 수긍할 것을 말한다. 아울러 학교나 사회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무능한 인간이라는 고민에 빠지는 관점에서 벗어나, 지독하게 고민하고 번민함으로써 더욱 큰 확신에 이르는 삶을 제안하고 있다.

‘타력’은 일본 고승의 세상 살아가는 방식을 뜻하는 말로, 다른 일에 기대어 일을 성취함을 의미한다. 이 책은 타력을 남에게 의지하는 소극적 삶의 방식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난세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가능성으로 여기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의 시대는 상식이 통용되지 않기에 모든 것을 의심해보는 과정을 거쳐 자신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과 사고의 발산이 삶의 중요한 부분임을 일깨우며, 타력이라는 기묘한 힘에서 활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 자살, 이혼, 파산, 실업, 범죄, 오직(汚職). 이런 사건들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는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영혼의 비상시’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우리는 지금 외부와 내부 양쪽으로, 이중의 ‘비상시’에 직면해 있다고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비상시’에는 ‘비상시’의 사상이 있고,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타력이라는 숨겨진 야릇한 에너지도 아마 인간의 삶을 끊임없는 ‘비상시’로 보는 철저한 자세에서 생겨난 사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 그 타력이란 도대체 어떤 힘을 말하는 것일까요? (‘‘비상시’를 헤쳐 나가는 강력한 사상’ 중에서)

▲ 종교에 귀의한다고 병이 낫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의 의미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종교에서도 그것을 믿으면 고통이 사라진다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고통은 변함없지만, 저편에 출구가 보이는가 안 보이는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은 역시 다양한 업을 짊어지는 것으로,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힘이 듭니다. 종교를 가지는 것의 의의는 그 어려움을 바닥에서부터 지탱해주는 힘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사백네 가지 병을 몸 안에 품은 존재’ 중에서)

▲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나 이외의 뭔가 커다란 힘이 내 삶의 방식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고방식입니다. 나 이외의 타자가 나라는 존재를 떠받치고 있다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꿔 말하면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커다란 힘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커다란 에너지가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흐르고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자기 혼자 힘으로 했다는 생각은 얕은 생각으로, 그 밖의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이 내 운명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운명론도 아니고 숙명론도 아닙니다. 사람은 그것을 알 때 자기를 초월한 커다란 자유를 느끼게 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커다란 힘’ 중에서)

▲ 자신의 목숨을 과대하게 생각하지 않고 큰 흐름 속에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면, 자신의 어리석음과 하찮음을 불쾌하게 여기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바로 그때 자신의 정점이 보이게 되고,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그릴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상상력이 번뜩이는 결과로’ 중에서)

▲ ‘지금 나를 믿는다’는 것은 ‘지금의 나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즉 ‘지금의 나를 관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나, 진정한 생명인 나, 물질로서의 나, 마음으로서의 나, 생명으로서의 나, 이 모두가 각각 상대방을 인정하고 공존해가는 것입니다.

‘거부에서 관용으로’, ‘대립에서 공존으로’ 그것이 앞으로의 테마일 것입니다. 지금의 세상은 아무래도 이와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믿기 위해’ 중에서)

▲ 사회든 인간이든 늙어가는 것은 분명히 무참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버릴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활기차게 살아갈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이 그런 시대라는 걸 각오하고 우선 인간의 존재를 소중히 여겨야 할 것입니다. ‘나’라는 둘도 없이 소중한 단 하나뿐인 존재, 거기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싶습니다. (‘21세기는 대난세, 인심이 황폐해지는 대전환기’ 중에서)

▲ 부자유를 악으로 생각해 때려 부수고, 절제를 통해 선을 회복하려고 합니다. 그런 대립과 공격의 사상이 유럽 근대문명의 일면입니다. 그러나 노화를 부정할 수 있을까요. 죽음을 부정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기가 꺾여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람들을 구원하는 것은 긍정의 사상, 동치의 사상이 아닐까요. 지금 중요한 것은 ‘격려’가 아니라 ‘위로’이고, 또 ‘비’라고 강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격려’가 아니라 ‘위로’’ 중에서)

▲ 사람은 종교적인 것에 눈을 뜸으로써 안심입명(安心立命)할 수 있다는 게 결코 아닙니다. 아무리 깊이 있는 신앙을 획득했다고 해도, 인간으로서의 고민이나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오히려 큰 슬픔이나 살아가는 고통은 신앙에 눈뜸으로써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력이라는 사고방식도 그렇습니다. 완전히 타력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타력이 바로 ‘자력’의 어머니라고 느낄 때, 최후의 지점에서 삶의 불안이나 고민, 공포를 어떻게든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후기를 대신하여’ 중에서)


전 박사의 핵심 메시지

우리는 지금 의식하고 있든 아니든 상관없이 보이지 않는 울타리에 둘러싸여, 거기에서 탈출하려고 해도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출구를 여는 열쇠를 찾게 마련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생의 책’, 즉 바이블이라는 것이 그 열쇠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만병통치약과 같았던 기존의 바이블이 신통력을 잃어간다. 이런 상황 속에서 ‘타력’이 일본인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나타났다.

타력이 단지 일본인들에게만 국한돼 새로운 바이블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의지하고 기댈 무언가를 찾게 되는 경우 자기 자신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라는 것도 존재함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나 이외의 뭔가 커다란 힘이 내 삶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나라는 존재를 떠받치고 있다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즉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커다란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타력본원의 진짜 의미는 결코 단순히 ‘네가 하는 대로 내맡김’, ‘무책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타력본원은 위기에 직면한 인간에게 가장 의지가 되는 힘으로, 종파를 초월해 모든 현대인의 마음에 작용하는 격렬하고 큰 힘이라고 말한다.

고승들이 전하는 100편의 지혜 속에서, 여전히 힘들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과 상생의 경영철학을 이 책에서 찾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정리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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