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5호 이원종 이지리더 독서경영연구소 대표⁄ 2015.06.18 09:09:45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원종 이지리더 독서경영연구소 대표)
-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제가 종종 추천하는 책 분야 중 하나가 성공한 사람이나 위인의 자서전, 평전, 전기인데요, 오늘은 손정의 회장의 이야기를 담은 ‘지금 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소프트뱅크 신규채용 라이브 편찬위원회 저, 마리북스 간)입니다.
지난해 9월 중국의 알리바바라는 전자상거래 업체가 뉴욕 증시에 상장을 하자마자 주가가 폭등했는데요, 일찍이 이 회사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투자한 손 회장은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덕에 순식간에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됐습니다. 아마도 지난해 가장 대박을 터트린 운 좋은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 중에는 ‘손정의, 미래를 말하다’나 ‘손정의 기적의 프레젠테이션’ 같은 책이 있는데요, 그 내용들도 포함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 손 회장이 어떤 분인지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재일교포 3세인 손 회장은 IT업계에서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에 버금가는 인물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는데요, 손 회장이 1981년 소프트뱅크를 창업할 당시에 허름한 창고 안에서 귤 상자 위에 올라 단 두 명의 직원에게 연설을 했습니다. 그 두 명도 사실은 아르바이트생이었죠. ‘이 회사를 5년 안에 100억 엔, 10년 안에 500억 엔, 그리고 향후엔 조 단위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얘기를 듣자 그 두 명의 직원들은 바로 회사를 그만뒀다고 합니다. 아마도 정신 나간 사람쯤으로 판단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현재 소프트뱅크는 사원 2만 명, 시가총액 약 9조 엔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당시엔 너무도 무모해 보였던 그의 30년 비전이 그대로 현실이 된 겁니다.”
- 말한 걸 그대로 행동으로 증명을 했네요. 그러자면 정말 대단한 통찰력, 의지, 실행력, 그런 것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손 회장은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으로도 유명합니다. 아무것도 없이 맨주먹으로 이런 거대 기업을 일군 원동력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매년 신규채용을 할 때 생중계로 ‘소프트뱅크 신규채용 라이브’를 실시하는데요, 한 마디로 채용설명회입니다. 그런데 그때 손 회장의 강연이 너무 좋아서 대학생뿐 아니라 많은 일반인들도 참석한다고 하는군요. 바로 그 강연 내용들을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주로 손 회장이 차세대 젊은이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일하는 법이라든가, 인간관계, 성장, 인생 설계, 미래의 변화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은 것입니다.
저도 영상으로 손 회장의 강연을 몇 번 들었는데요, 그 말들이 꼭 젊은 세대에게만 한정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흔히 호언장담이라고 치부할 만한 말을 자주 하지만, 그걸 늘 결과로 증명해 보인 사람이기 때문인데요. 같은 시절을 겪은 세대들이 대부분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열심히 일을 해 오신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더 희망을 주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 강연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손 회장이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나보다 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실제로 손 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에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음식을 두 눈으로 보는 것도 사치였다고 합니다. 즉, 밥 먹을 시간도 아껴가면서 책을 보느라고, 흐릿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대로 대충 집어 먹었다가 엄청 매운 겨자소스 같은 걸 통째로 씹는 낭패를 겪기도 했답니다. 그런 고도의 집중력으로 공부해서 미국의 고등학교 과정을 단 2주일 만에 마쳤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 내용을 보면 ‘디지털 정보혁명을 꿈꾼다’라는 말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2011년에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신 30년 비전’을 발표했을 때 거기에 나온 30년 후 미래의 세상을 보시면 됩니다.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고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한마디로 말하면 ‘정보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정보혁명’과 ‘행복’이라는 간단해 보이는 기업철학을 이끌어내기 위해 손 회장은 가장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합니다.
첫째는 바로 ‘인생에서 가장 슬픈 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입니다. 가장 많은 대답이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었고, 그 다음으로 ‘고독’과 ‘절망’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손 회장은 죽음과 절망은 모두 결국 고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슬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인생 최대의 슬픔은 한 마디로 고독이라고 표현할 수 있고, 그 슬픔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라 생각한 겁니다.”
- 그렇다면 두 번째는 반대로 가장 기쁜 일이 뭔지 질문했을 것 같네요?
“네, 바로 ‘인생 최고의 행복은 무엇일까?’가 두 번째 질문인데요. ‘하루하루 살아있는 것’, ‘자아실현’, ‘사랑하고, 사랑받기’ 등의 순서로 답이 나왔습니다. 손 회장은 이 모든 답변들을 ‘감동’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했습니다. 즉,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에 자신이 30년 동안 걸어왔던 디지털 혁명이란 가치를 합쳐 얻어진 결론이 바로 ‘정보혁명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인 거죠.
그런데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손 회장은 아예 300년 후를 내다보기로 하는데요, 300년 전부터 우리의 삶이 지금까지 변해온 과정을 돌아보고, 그리고 다시 300년 후를 예측했던 겁니다.”
- 그 미래의 우리 모습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요?
“300년 전 인류의 삶이 기계를 통해 크게 바뀐 것처럼, 향후 300년은 정보혁명의 핵심인 컴퓨터의 능력을 통해 바뀔 것이라고 봅니다. 뇌세포와 컴퓨터 칩 트랜지스터의 구조와 작동 원리가 모두 이진법으로 같다는 건데요. 인간의 대뇌에는 약 300억 개의 뇌세포가 있는데, 머지않은 2018년에는 칩 하나에 들어 있는 트랜지스터의 개수가 인간의 뇌세포 수를 능가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숫자가 100년 후에는 1해 배, 300년 후에는 1해 배의 1해 배의 1해 배가 된다고 합니다. ‘해’라는 단위는 1조의 1억 배에 해당하는 숫자인데요, 이 엄청난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바로 컴퓨터가 인간 뇌세포의 기능을 압도적으로 능가할 거라는 점입니다. 이런 컴퓨터에 지식뿐 아니라 지혜와 감정까지 갖추고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는 컴퓨터가 등장한다고 보는데요, 인간 두뇌만의 영역이 있을 거라고 안심하고 있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 영화에서처럼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의미네요?
“맞습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도록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컴퓨터를 만들어야 될 텐데요. 다시 2040년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그때의 휴대전화 단말기에는 노래가 5000억 곡이, 또 동영상만 해도 3만 년 분량이 들어갑니다. 그 시대의 통신 속도로 1초 동안 300만 곡을, 평생 듣기도 힘들 분량을 단 1초 만에 다운로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변화를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손 회장이 말하는 디지털 정보혁명인데요, 손 회장이 일단 하겠다고 했으면 안 했던 일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이런 얘기들이 허풍 같기는 하지만, 대충 하는 말들이 아니라 정말 현실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내놓는 허풍이라는 거죠.”
- 어쨌든 그동안 행동으로 증명해 왔으니 믿을 수밖에요.
“실제로 손 회장이 과거에 예측했던 일들은 대부분 그대로 이뤄져 왔습니다. ‘신 30년 비전’은 소프트뱅크 사원 2만 명과 1년간 논의한 끝에 만들어졌는데요, 우리는 그 과정과 결과를 불과 몇 시간 만에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거죠. 아울러 우리도 각자의 비전과 목표 설정에 이 프로세스를 적용해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손 회장처럼 근본적인 삶의 문제들에 대해 질문해보는 것으로 시작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정리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