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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한국 상륙 세 뮤지컬, ‘체스’ vs ‘데스노트’ vs ‘베어 더 뮤지컬’ 중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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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6호 김금영 기자⁄ 2015.06.25 09:02:50

▲뮤지컬 ‘데스노트’는 이름이 적히면 죽는 사신의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려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라이토에 맞서는 명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린다. 사진은 도쿄 무대에 오른 ‘데스노트’ 공연 장면. ⓒTsugumi Ohba, Takeshi Obata/Shueisha, Original Production by Horipro Inc.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6월 국내 뮤지컬 시장이 뜨겁다. 뮤지컬 ‘체스’부터 ‘데스노트’ ‘베어 더 뮤지컬’까지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이는 기대작들이 비슷한 시기에 무대에 올랐다. 각 공연마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 매력을 하나하나 비교 분석해본다.

조권-키-신우-켄 등 아이돌 스타 대거 포진
초연 30년 만에 아시아 첫선 뮤지컬 ‘체스’

뮤지컬 ‘체스’는 화려한 멀티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이미 뮤지컬 배우로 데뷔 신고식을 마친 조권(2AM)과 키(샤이니)를 비롯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하는 신우(B1A4)와 켄(빅스)까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거대한 팬덤을 가진 아이돌 가수가 대거 출연한다.

뮤지컬 ‘체스’는 냉전 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체스에 은유한 작품으로, 이들은 극 중 러시아 체스 챔피언 아나톨리 역을 맡았다. 세계 체스 챔피언십에서 경쟁자로 만난 미국의 챔피언 프레디 트럼퍼의 조수인 플로렌스를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이 처한 가혹한 운명에 발버둥치는 캐릭터다.

뮤지컬 ‘체스’를 이끄는 왕용범 연출은 뮤지컬에 재능 있는 아이돌을 발굴하는 연출가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 1월 선보인 뮤지컬 ‘로빈훗’에서도 규현(슈퍼주니어), 양요섭(비스트)을 무대에 올리며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아이돌이라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앞으로 이들이 김준수, 옥주현처럼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벗고 진정한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을 것이라 믿는다”고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 주목받기도 했다.

▲뮤지컬 ‘체스’는 냉전 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체스에 은유한 작품이다. 사진은 공연 연습 장면. 사진 = 엠뮤지컬아트

화려한 캐스팅과 더불어 뮤지컬 ‘체스’는 초연 30년 만에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한국에서 공연돼 화제가 됐다. 1984년 콘셉트 앨범이 먼저 발매된 뒤 1986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2008년엔 20년 이상 사랑 받아 온 콘셉트 앨범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렸다. 당시 아담 파스칼, 조쉬 그로반, 이디나 멘젤 등 뮤지컬 배우와 가수가 참여해 주목 받았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요셉 어메이징’ 등을 작업한 뮤지컬 작사가 팀 라이스가 가사와 극본을 썼고,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슈퍼밴드 아바(ABBA)의 비요른 울바에우스, 베니 앤더슨이 오페라부터 록까지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었다.

국내 초연엔 왕용범 연출을 비롯해, 이성준 음악감독, 김선미 프로듀서가 참여한다. 뮤지컬 ‘체스’의 프로듀서이자 국내 초연 제작을 맡은 엠뮤지컬아트의 김선미 대표는 “팀 라이스라는 걸출한 작가가 체스를 둘러싼 인물들을 통해 냉전 시대의 배신, 야망, 사랑에 대해 흥미롭게 다루는 작품이다. 오페라부터 록까지 넘나드는 다양한 곡들이 쉴 새 없이 작품 속으로 관객을 이끈다. 국내 관객 역시 이 작품을 보면 매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7월 19일까지.

티켓파워 김준수-홍광호 앞세운 원캐스트
원작 인기 등에 업은 뮤지컬 ‘데스노트’

뮤지컬 ‘체스’가 막강한 아이돌 스타들의 멀티 캐스팅으로 각양각색 매력을 보여주는 게 강점이라면, 뮤지컬 ‘데스노트’는 배우들 간 밀도 있는 호흡을 보여주는 원캐스트로 맞선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간단치 않다. 뮤지컬계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김준수와 홍광호를 내세웠다.

김준수는 ‘모차르트’ ‘엘리자벳’ ‘드라큘라’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했다. 2014년엔 인터파크가 티켓 판매량과 관객 투표 등을 합산해 선정한 골든티켓어워즈에서 뮤지컬 남자배우 부문 티켓파워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홍광호 또한 ‘노트르담드파리’ ‘맨오브라만차’ ‘빨래’ 등 다양한 작품에서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한 ‘오페라의 유령’에서 세계 최연소로 팬텀 역을 맡고, 1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킬앤하이드’의 무대에 오르는 등 인기만큼 실력도 입증했다. 이름이 적히면 죽는 사신의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려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라이토에 맞서는 명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리는 이 작품에서 김준수는 엘, 홍광호는 라이토 역을 맡았다.

▲뮤지컬 ‘데스노트’에 출연하는 홍광호(왼쪽)와 김준수. 흥행 보증수표로 유명한 이들은 극을 이끌어가는 라이토와 엘 역을 맡았다. 사진 = 씨제스컬쳐

하지만 뮤지컬 ‘데스노트’가 기대되는 건 단지 배우들만이 아니다. 원작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기에 과연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증을 자아낸 것. 뮤지컬 ‘데스노트’는 2003년부터 일본 슈에이샤의 ‘주간소년 점프’에 연재된 동명의 만화(원작 오바 츠구미, 만화 오바타 타케시)가 원작이다. 일본에서만 시리즈 누계 3000만 부 이상 팔렸고, 2006년 영화로도 개봉됐다. 그 기세를 몰아 일본 외에도 세계 35개 국에서 발행돼 홍콩,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전역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까지 눈부신 히트를 기록했다.

제작사 씨제스컬쳐가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호리프로와 손을 잡고 뮤지컬 ‘데스노트’의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국내에 선보인다. 앞서 호리프로는 일본에서 먼저 ‘데스노트’를 무대에 올렸다. 당시 국내에서도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 뮤지컬 ‘쓰릴 미’ 등에 참여해 알려진 쿠리야마 타미야가 연출을 맡았는데, 이번 국내 초연도 그가 이끈다.

쿠리야마 타미야는 “가공의 것을 그리거나 장소나 시대를 자유롭게 오가는, 만화라서 가능했던 웅대한 세계관을 무대 작품으로 만드는 게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비극의 생생한 현장감 등 무대에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와 함께 ‘지킬앤하이드’ ‘몬테크리스토’ ‘스칼렛 핌퍼넬’ 등을 작업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아 기대감을 더한다. 공연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8월 9일까지.

뮤지컬 배우들의 묵직한 힘
전 세계 8번째로 한국 상륙하는 ‘베어 더 뮤지컬’

뮤지컬 ‘체스’와 ‘데스노트’가 화려한 스타 캐스팅으로 주목 받은 가운데 ‘베어 더 뮤지컬’은 정통 뮤지컬 배우들의 묵직한 힘을 보여준다. ‘라카지’ ‘구텐버그’ ‘태양왕’ 등에서 점차 본인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정원영, ‘킹키부츠’ ‘데스트랩’ ‘트레이스유’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떠오른 윤소호, 800 대 1 경쟁률의 오디션에서 발굴한 신예 이상이, ‘머더발라드’ ‘유럽블로그’ ‘번지점프를 하다’ 등에서 감성적인 연기를 선보인 성두섭, ‘쓰릴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 ‘데스트랩’ 등에서 확고한 본인의 색을 드러낸 전성우, ‘라카지’ ‘마마 돈 크라이’ 등에서 활약한 서경수가 출연한다.

또한 ‘셜록홈즈’ ‘머더발라드’ 등에서 팔색조 같은 모습을 선보인 문진아와 오디션에서 발굴한 매력적인 신예 민경아, ‘풍월주’ ‘마이버킷리스트’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배두훈, ‘위키드’ ‘킹키부츠’로 신예스타로 떠오른 이예은, 최근 ‘난쟁이들’에서 남자 신데렐라 역으로 주목 받은 전역산이 무대에 오른다.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뮤지컬계 차세대 별들의 뜨거운 무대다.

▲전 세계에서 8번째로 국내에 상륙하는 ‘베어 더 뮤지컬’은 보수적인 카톨릭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이 겪는 갈등과 고민을 그린다. 사진 = 마케팅컴퍼니 아침

전 세계 8번째로 한국에서 초연 무대를 갖는 ‘베어 더 뮤지컬’은 200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무대를 올리고, ‘제 6회 RTCC 어워즈’, ‘제 23회 L.A 위클리 어워즈’, ‘2001 오베이션 어워즈’, ‘2001 LADCC 어워즈’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인기에 힘입어 2004년엔 브로드웨이에 진출했고, 이후 캐나다, 영국 등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극은 보수적인 카톨릭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소극적인 성격의 피터는 학교 킹카인 제이슨과 비밀리에 교제 중이다. 피터는 커밍아웃을 원하지만 제이슨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을까 이를 거부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오디션이 열리고 로미오 역은 제이슨이, 줄리엣 역은 아이비가 맡게 된다. 아이비는 극중이 아닌 현실에서도 제이슨을 유혹하고, 제이슨은 계속해서 커밍아웃을 원하는 피터에게 관계를 멈춰야 한다며 이별을 고한다.

청소년기에 느끼는 외로움, 공허함, 질투, 사랑 등의 감정부터 마약, 자살, 동성애 등 한국에서는 파격적이고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들까지 솔직하게 꺼내놓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숨기기에 급급했던 이야기를 수면 위로 꺼내 청소년 시기에 누구나 가질 법한 정체성 고민, 방황, 불안한 심리 등을 강렬한 비트의 록음악과 대담하면서도 시적인 가사 안에 담아냈다.

‘유럽블로그’ ‘머더발라드’ 등을 선보이고 영화계까지 진출한 이재준이 연출,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드림걸즈’ 등의 음악을 진두지휘한 원미솔이 음악, ‘그날들’ ‘파리넬리’ ‘해를 품은 달’ 등에서 안무를 선보인 정도영이 안무를 맡았다. 공연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8월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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