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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독서경영]‘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의 처세술’

머리 숙이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뜻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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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8호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2015.07.09 08:58:30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유비는 조조나 손권에 비해 아무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인물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무런 기반도 없이 수많은 난관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결국 삼국의 한 축을 차지했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평범한 인물에 불과했던 유비가 삼국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었던 요인은 어디에 있었을까?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자오위핑 저, 위즈덤하우스 간)’는 중국 CCTV가 고급 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 ‘백가강단’에서 자오위핑의 강의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용맹도 지략도 부족한 유비에게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까닭이 무엇인지에 대해 역사서 ‘삼국사기’와 소설 ‘삼국지연의’ 속의 유비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안다는 뜻인 ‘능굴능신(能屈能伸)’의 능력이 유비의 성공 요인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삼국지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러다보니 삼국지를 세 번 정독하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들 말한다. 그만큼 삼국지는 처세학의 기본을 보여주는 책이랄 수 있다. 이런 삼국지에서 주인공들인 조조, 손권, 유비는 각기 다른 인물상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들에 대한 평가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 조조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린다. 그래서인지 조조와 관련된 책은 많이 출간된 듯하다.

그러나 유비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나약한 리더라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유비의 참된 인물상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대로 유비는 능굴능신의 귀재임에 틀림없다. 도원결의를 통해 용맹한 관우와 장비를 동생으로 삼았고,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으며 삼국지 속 최고의 지략가인 제갈공명을 얻을 수 있었던 요인이 바로 능굴능신의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 유비는 어린 시절 부친을 여의고 가업이 쇠락하자 모친에게 의지하며 어렵게 살았다. 삼국지에는 그가 “모친과 함께 짚신과 돗자리를 만들어 팔며 생계를 꾸렸다”고 했는데, 오늘날로 치면 육교 다리 위에서 좌판을 벌이고 돗자리와 슬리퍼 같은 것을 팔며 푼돈을 벌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돗자리를 파는 가난한 신세였지만, 유비는 여느 아이들과 달랐다. 당시 한나라는 유씨 천하였고, 유비는 어려서부터 황족의 후예로서 긍지가 컸다. [‘제1강 마음을 베풀어 사람을 얻다’ 중에서]

▲ 유비는 혜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대사를 도모하려는 사람에게 세상의 인정과 민심, 민의가 가장 근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삼국지연의를 보면 유비가 우둔하게 느껴질 정도로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많이 나오는데, 사실상 유비가 이러한 자세를 견지할 수 있었기에 결국 대업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제3강 신뢰가 쌓여야 마음을 얻는다’ 중에서]

▲ 개인이든 조직이든 발전하려면 연합할 수 있는 모든 대상과 연합해야 한다. 특히 세가 미미하거나 사업이 내리막길로 접어들 때는 더욱 그렇다. 여포의 거듭된 배신에 유비는 더는 갈 곳이 없는 피동적인 국면에 처하게 됐다. 사방을 둘러봤으나 당장 의지할 사람은 조조뿐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얼마 전 조조가 서주를 공격할 때 유비는 원군으로서 그와 겨룬 적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조는 유비를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조조가 유비를 처단하려 하지 않았을까? [‘제4강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분명히 안다’ 중에서]

▲ 일을 물질과 제도 측면에서 하는 것은 리더의 기술이고, 일을 마음의 측면에서 하는 것은 리더의 예술이다. 작은 일을 하는 것은 기술에 달려 있지만, 큰일의 성패는 예술에 달려 있다. 보통 사람을 관리할 때는 기술에 의존해야 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을 관리할 때는 예술이 있어야 한다. [‘제6강 여지를 남겨 마음을 장악한다’ 중에서]

▲ 유비는 실력도 안목도 있었다. 리더십 방면에서 유비는 형주의 유표보다 더 뛰어났다. 그렇다면 유표와 연맹하는 와중에 자신을 충분히 드러내야 했을까? 유비는 드러내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의존을 드러낼 때는 고자세 아니면 저자세, 강세 아니면 약세 가운데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반드시 저자세를 보여야 한다. 저자세로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 많은 신임과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제7강 천하는 홀로 다스릴 수 없다’ 중에서]

▲ 시약책략은 뛰어난 감정의 책략이다. 동정하는 마음이 있어야 애정도 생기는 법이다. 감정의 기교는 항상 잘난 척하고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약한 척할 줄 알고 미안해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상대가 나보다 두려워한다면 더는 내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것을 ‘용감’이라 한다. 훌륭한 합작은 충분한 위협의 기초 위에서 이뤄지고, 계약에는 반드시 징벌 조항이 있어야 하며, 천리마를 타려면 채찍이 있어야 한다. 위협은 곧 보증이 된다. [‘제10강 없는 것이 아니라 보지 못한 것이다’ 중에서]

▲ 사회규범에 따라 운영되는 오늘날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인간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비는 줄곧 인간관계를 대단히 중시했는데, 자신의 실력을 한 단계 더 확대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어떻게 인간관계를 운용했을까? 그의 행동은 과연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사람과 관계를 맺는 유비의 책략에서 오늘날 우리가 참고할 만한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제11강 마음을 사로잡아 스스로 움직이게 만든다’ 중에서]

▲ 유비가 저지른 일련의 잘못된 결정들은 아직까지 앞으로의 일에 대해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음을 설명해준다. 그의 사유 방식은 여전히 파괴자, 쟁탈자에 머물고 있었고, 아직까지는 통치자, 집정자의 역할에 진입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제갈량, 조운 등 균형감 있는 문신과 무장들로 구성된 엘리트 집단이 있었다. 결국 그들의 노력 덕분에 유비는 세 가지 차원에서 신속하게 사유 방식을 전환시켰다. [‘제13강 내가 나를 낮추면 세상이 나를 높인다’중에서]

▲ 다른 사람의 관심과 지지를 얻으려면 상응하는 기교를 운용해야 한다. 유비는 다른 사람의 관심과 지지를 얻는 데 매우 뛰어났다. 이와 같은 기교는 분석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관우의 복수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동오로 출정하기 전에 유비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다만 그는 동오 출정에서 커다란 재앙을 초래해 다시는 성도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의 사업과 이상, 그리고 가족 모두를 보살펴달라고 부탁해야 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제16강 신뢰를 얻고 싶다면 먼저 믿어준다’ 중에서]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유비는 당대의 라이벌이던 조조나 손권과 비교하면 가진 자원도 적었고 출발도 늦었다. 게다가 오나라 육손의 말처럼 전장에서의 지휘력 또한 평범했다. 이처럼 지명도는 물론 세력도 특출한 능력도 없던 유비가 결국에는 삼국의 당당한 주인이 되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비는 문으로는 제갈량이나 방통에 미치지 못했고, 무는 관우, 장비, 조운, 마초, 황충 등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엔 이들을 이끌고 삼분천하해 익주를 근거지로 천하에 군림할 수 있었다. 유비는 확실히 일반인을 뛰어넘는 리더로서의 재능을 많이 보유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을 알아볼 줄 알았고, 덕망 높고 어진 사람을 예의와 겸손으로 대하는 등 인재를 중요시했다. 또한 그는 형세에 잘 기대어 무대를 차지했고,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부탁을 하면서도 시종 도의의 기치를 내걸었다. 이 모든 게 유비의 특기였고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저자는 이런 유비의 성공 비결을 능굴능신(能屈能伸)의 능력에서 찾았다.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안다’는 의미로 능굴능신은 처세의 기교이기도 하지만 유비 자신의 철학이기도 했다. 그는 항상 자신보다 나은 실력자에게 기대어 성장했다. 공손찬부터 도겸, 원소, 여포, 조조, 손권, 유표, 유장 등 당시의 영웅들에게 차례로 몸을 맡김으로써, 당면한 위기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 가운데 여포와 조조는 한때 유비를 위협했던 적도 있었지만, 유비는 특별한 ‘능굴’의 능력으로 오히려 그들의 도움을 얻어 재기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유비가 어떻게 능굴과 능신을 사용했는지, 또한 실패해도 좌절 않고 머리를 숙이면서도 끝까지 뜻을 견지해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루는 유비의 처세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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