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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재화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골프 선수가 지니는 무기, 클럽의 수는 14개로 제한된다. 이 규정은 1936년 미국의 로슨 리틀이라는 선수 때문에 생겨났다. 리틀은 1934년 브리티시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캐디에게 특별 요금을 청구 받았다.
리틀 “나는 당신에게 다른 사람이 주는 만큼 캐디피 줬잖아?”
캐디 “뭔 소리? 당신은 우드 5개, 아이언 18개 등 총 23개의 쇠막대기를 메라고 했거든. 나 어깨 빠지는 줄 알았다. 돈 더 내.”
결국 캐디의 요구대로 리틀은 특별 요금을 냈지만, 23홀 합계 10언더파의 놀라운 성적으로 우승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클럽 수 제한을 공론화했다. 그래서 생긴 골프 규칙은 14개를 초과했을 경우 스트로크플레이 때는 반칙을 한 홀마다 2타를 부가하고, 1라운드 당 최고 4타를 한도로 하는 벌칙이 정해졌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캐디백 안에 초과한 골프 클럽 개수가 있지는 않은지? 당연히 14개만 넣고 다닌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 사람은 그 개수만으로도 아주 잘 치거나 정반대로 잘 칠 의향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무슨 얘기냐구? 드라이버나 퍼터는 수시로 쓰지만 백에 들어있는 14개를 다 쓰지 못하고 18홀을 끝내는 날이 많으면서도, ‘아, 이런 용도의 채가 하나 더 있었더라면…’하고 장비 부족을 통감한 적도 있으시리라.
그래서 필자는 권한다. 1개를 몰래 더 넣고 결전에 임하시라고. 아무래도 총알 14개 가진 것보다 15개 장전한 사수가 명중 횟수가 더 많지 않겠는가. 그러다가 발각돼 게임 몰수되면 책임질 거냐구? 맞다. 필자 이름을 걸겠다.(이름값이 얼만지는 잘 모르지만) 근데 이 15번째 클럽은 눈에 보이질 않아 드러나지 않는다. 절대 안 들킨단 말이다. 아니, 이 클럽은 사실 사용해도 무방하다.
골프는 14개 클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획기적으로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15번째 클럽이 있다는데 왜 못 믿겠단 표정들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머리다. 머릿속에서 전략을 짜고, 머릿속에 코스를 그려서 공략해야 할 것이다. 스윙도 두뇌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머리(두뇌)야말로 압박감 아래서 골퍼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비밀 병기다. 다만 아쉽게도 머리를 15번째 클럽으로 잘 쓰는 사람들은 뛰어난 프로 선수들뿐이니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절망은 말자. 우리 아마추어들도 ‘다른 머리’로 추가 채를 가질 수 있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