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밀랍 인형 박물관 ‘그레뱅 뮤지엄’이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7월 30일 개관했다.
130년 역사를 지닌 그레뱅 뮤지엄이 파리, 프라하, 몬트리올에 이어 개관 장소로 서울을 선택했다는 소식은 화제가 됐다. 박물관 개관 현장도 북적북적했다. 그레뱅 뮤지엄의 지주회사 CDA(Compagnie des Alpes)의 도미니크 마르셀 회장은 박물관 개관 하루 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풍부한 문화 콘텐츠를 지닌 한국에 그레뱅 뮤지엄 서울관을 오픈해 기쁘다”고 직접 소감을 밝혔다.
그레뱅 뮤지엄은 ‘한류 열풍’의 주역인 한국에서의 관광객 유치 가능성에 주목했다. 도미니크 회장은 “다른 나라도 살펴보긴 했지만 우리가 특히 주목한 건 한류 열풍이었다. 케이팝 등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가 아시아 전역에 점차 널리 퍼지며 사랑받는 현상에 주목했다. 회사에서 박물관 개관 전략을 세울 때 관광객 유치 가능성을 중요하게 보는데, 서울이 이에 적합한 도시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용관 그레뱅 코리아 대표는 “일차적인 목표로 박물관을 방문하는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 비율을 50 대 50으로 두고, 해외 관광객의 비율을 점차 높여갈 것”이라고 계획을 덧붙였다.
그레뱅 뮤지엄 서울관은 관광객이 많은 명동과 인접한 을지로에 위치한다. 그리고 한류 스타 인형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해외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목적에는 부합하지만, 서울관만의 독자성을 보여줄 수 있는 '한국의 위인' 구역이 소규모로 할리우드 스타 인형 사이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전시는 총 14개 테마(레드카펫, 시네마 천국, 한국의 위인, 세기의 천재들, 평화의 지도자, 대통령 전용기, 위대한 챔피언, 예술가의 방, 디스커버리 아뜰리에, 뷰티살롱, 패션 스튜디오, 명예의 전당, 레코딩 스튜디오, 한류우드)로 구성됐다. 전시의 첫 시작이랄 수 있는 ‘레드카펫’에 본격적인 한류 열풍의 시작을 알린 배우 배용준, 안재욱, 장동건 등의 인형이 배치됐다.
민지혜 그레뱅 코리아 팀장은 “레드카펫 등 한류 스타 섹션이 특히 해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이밖에 알 파치노,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와 함께 싸이, 지드래곤 등 케이팝 스타와 김연아, 박찬호 등 스포츠 스타, 신사임당, 이순신 장군 등 한국의 위인까지 총 80여 개의 밀랍 인형이 전시 중이다.
박물관 개관 일주일 가까이 된 현재 그레뱅 뮤지엄은 하루 평균 800여 명의 유료 관람객을 유치 중이다. 민지혜 팀장은 “여름 방학 시즌을 맞아 국내 관객은 가족 단위로, 해외 관광객은 여행 중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관광객은 중국과 일본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박물관에 장근석 배우의 인형도 전시됐는데, 어제 장근석 씨의 생일을 맞아 일본 팬들이 전시장을 단체로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레뱅 뮤지엄은 매 해 인형을 5개씩 추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용관 대표는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을 보여주기 위해 첫 개관의 인물 선택에 특별히 신경 썼다. 이 과정은 추후에도 이어질 예정”이라며 “한국을 세계에 알린 아티스트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만남이 관광객 유치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