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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먹방(음식 먹는 방송)과 쿡방(요리하는 방송)이 대세인 시대다. 단순히 살기 위해 먹는 수단에서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생존 이상의 존재로 음식은 자리 잡았다. 어디든 맛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 찬 이 시대에 이 책은 ‘먹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한다. 자신의 몸이 진정 원하는 것을 잊은 채 점점 감각이 무뎌져가는 사람들을 위해 예전 화가들이 그림으로 남겨놓은 식탁을 소개하며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꺼낸다.
스토리텔링 창작 요리로 유명한 이준 셰프와 미술사가 이주은 교수는 이 책에서 마음 속 감정과 관련된 12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그림과 요리를 이야기한다. 사랑의 초기 단계 감정을 블레리오의 그림과 연계해 미술사가가 화두를 던지면, 타인과 섞이고 풀어지는 사랑의 과정을 셰프가 실제 요리에 담아내며 요리에 담긴 철학을 말하는 식이다. ‘그림에, 마음을 놓다’ 저자로 알려진 이 교수는 인간의 삶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라면, 음식과 식탁이야말로 가장 진솔한 삶의 모습이고 현장이라며, 예로부터 화가들에게 좋은 그림의 소재가 된 음식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림과 요리를 즐기면서 시들어가는 자신의 심신을 회복하고 행복한 에너지로 가득 채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음식 이야기와 예술 작품을 같이 버무려, 미술사 공부와 더불어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빈약해진 미감(味感)을 일깨워 미감(美感)으로 승화시키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주은·이준(셰프) 지음, 이수현 그림 / 1만 6500원 / 예경 펴냄 / 3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