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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가 - ‘물성을 넘어’전]김복영 평론가가 모은 ‘정신성 추구’ 7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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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4호 왕진오 기자⁄ 2015.08.17 11:38:19

▲박영남, ‘Moonlight Song’. 캔버스에 아크릴, 146 x 213c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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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왕진오 기자) 단색화가 부상하며 국내외적으로 한국 추상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70년대 이후 한국 추상미술계를 이끌어온 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승조, 박석원, 이강소, 김인겸, 오수환, 김태호, 박영남 등 한국 추상미술의 다양한 경향 중에서도 정신성과 그 본질을 추구하고자 했던 주요 작가 7인이다.

8월 14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물성을 넘어, 여백의 세계를 찾아서 -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1’전은 미술평론가 김복영(73)이 우리 미술의 중요한 자취를 학문적으로 정리하는 자리다.

▲이강소, ‘虛 Emptiness-14014’. 캔버스에 아크릴, 130.3 x 162cm, 2014.

전시 참여 작가들은 1970년대 미니멀리즘의 영향 아래 물질 그 자체의 속성이 두드러지던 미술계에서 꾸준히 그들만의 독자적인 실험을 지속해온 인물들이다. 이들은 물질을 넘어선 그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신념을 통해 진정한 예술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사유의 세계를 작품으로 표현했다.

김인겸(70)은 대상과 공간, 평면과 입체, 빛과 어둠 같은 3차원 공간에서 조각이 갖는 이분법적 숙명을 벗어나 조각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 이를 통해 공간성 그 자체에 대한 보다 개념적인 차원에 다가서려 노력했다.

▲박석원, ‘Accumulation 8138’. 화강암, 60 x 60 x 60cm, 1980.

박석원(73)은 돌 같은 자연물을 가공하고 변화시킴으로써 대상이 더 이상 자연에 내던져진 존재가 아니라 예술적이고 조형적인 가치를 지니도록 한다. 재료에 대한 탐구가 물질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정신적인 차원을 가지게 되는 것을 그림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70년대 이후 한국 추상미술계 원로 작가들 작품 한 자리에.
독자적인 정신과 사유체계를 반영한 작가들의 땀의 흔적

김태호(67)와 박영남(66)은 두터운 물감의 마티에르와 손의 흔적을 통해 화면에 생명을 부여한다. 동양화에서 먹 선의 흐름을 연상케 하는 오수환(69)과 이강소(72)의 화면에는 삶에 대한 고뇌를 예술가의 신체 움직임으로 표현한 선이 돋보인다.

▲오수환, ‘Variation’. 캔버스에 오일, 287 x 245cm, 2010.

한편 이승조(1941∼1990)는 기하학적 추상을 통해, 엄격한 조형 질서와 색면의 공간 구성 등 어떠한 대상에도 바탕을 두지 않고 순수 조형 의지로 구축한, 지극히 모더니즘적인 화면을 창출했다. 이는 한국 추상미술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추상 충동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전시를 꾸린 김복영 평론가는 “우리 작가들이 화면과 입체를 물질로 채웠으되 그 결과는 물성을 넘어, 텅 빈 여백을 빌려 보이지 않는 것들을 지칭하는 기호가 되게 했다”며 “이를 ‘여백의 세계’라는 말로 지칭하는 건 그들이 평면과 입체를 보이지 않는 여백의 메아리를 담아내는 장소로 삼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60여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한국의 독자적인 정신과 사유체계를 반영한 땀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전시는 9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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