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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우주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가족 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등장인물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결국 가족으로, 혹은 가까운 인연으로 엮인 구조를 보인다. 이번 작품은 특히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필치로 소설적인 친밀도를 높여가는 작가 특유의 필력이 돋보인다. 최근 들어 인간의 내면 이야기를 우주적인 관점에서 쓴 작품들을 선보이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가족 간의 이야기가 우주의 움직임 속에 관련됐음을 이야기한다. 삶은 결코 혼자가 아니고, 이런저런 이유로 서로 엮여져 있거나 순환된다는 것.
작가는 처음 ‘숲’이라는 글자 하나를 써놓고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한다. 숲의 무주나무 세 그루, 그리고 그늘 아래 벤치에서 노파와 남자가 만나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가족 간의 끈이 연결되는 식이다. 둘의 만남 때 폭풍우가 일고, 노파는 폭풍우 속에서 남자를 살려내고 죽는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 남자가 갓난아기 때 이별한 외손자와 딸과의 만남이 이뤄진다. 노파의 죽음으로 인해 아들과 만나게 된 남자의 어머니는 “외할머니가 너를 내게 보냈다”고 말한다.
조정희 지음 / 1만 2000원 / BG북갤러리 펴냄 / 303쪽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