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2015 공연계 핫이슈 5] “메르스에 울고 창작 뮤지컬 성공에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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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4 08:53:57

김금영 기자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올 한해 공연계는 기후로 따지면 밝은 햇살이 비치다가도 순식간에 폭우가 쏟아지곤 하는 날씨를 경험했다. 그야말로 말도 탈도 많았고, 그 와중에도 햇살을 비춘 몇몇 성과도 있었다. 2015년 공연계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본다.

①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1000만 관객 시대 열어

2015년의 첫 시작은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가 화려하게 열었다. 2014년에서 2015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을 기준으로, 기준 누적 관객 수 1008만 5010명을 기록하며 공연계에 1000만 관객 시대를 열었다. 제작사 PMC프러덕션은 “1000만 관객 달성은 대한민국 공연 중 최초”라 밝혔다.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가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넘으며, 2015년 공연계의 첫 시작을 열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초연 배우를 초청해 감사패를 증정하는 기념식도 가졌다. 사진 = PMC 프러덕션

‘난타’는 1000만 관객을 기념하며, 초연 배우를 초청해 감사패를 전달하고 ‘난타’의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난타’의 17년간 발자취를 모은 책 ‘난타백서’도 출간했다. ‘난타’는 1000만 관객 돌파 후 9월 말 기준으로는 누적 관객 수 1069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② 메르스 여파로 1+1 티켓 제도 시행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의 여파는 거셌다. 공연계 또한 영향을 받아 침체기에 빠졌다. 이에 공연 티켓을 한 장 사면 한 장을 무료로 받는 ‘원 플러스 원’ 지원 사업이 8월 시작됐다. 침체된 공연 예술계의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취지 아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했지만, 잡음이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

▲메르스 여파 속 침체된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원 플러스 원’ 지원 사업이 8월 진행됐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CNB 포토뱅크

1차 공식 티켓 오픈 대상이 되는 작품들은 9월 1일~12월 31일 열리는 291개 공연이었는데, 정작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6~7월 당시 피해입은 공연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었다. 또한 공연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사전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 오히려 공연 제작사의 할인 경쟁을 부추겼다는 점, 자체 제작 공연 표를 사재기하는 폐단이 발생했다는 점 등이 지적 받았다. 반대로 평소 공연 문화를 잘 즐기지 않았던 관객층에게 공연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통로가 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③ 연예 엔터테인먼트의 활약

공연계에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했다. 연예 엔터테인먼트 사가 공연 제작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괄목한 만큼 좋은 성과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2014년 본격적으로 뮤지컬 제작에 착수하며 ‘싱잉 인 더 레인’을 선보인 바 있는 SM C&C는 쓰린 실패를 2015년 ‘인 더 하이츠’로 만회했다. 기존 뮤지컬에서는 랩을 차용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작품은 라틴 힙합을 주요 장르로 내세우며, 거의 모든 주요 넘버에 랩이 들어가는 등 신선한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

▲씨제스컬쳐가 선보인 뮤지컬 ‘데스노트’는 57회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는 성과를 올렸다. 사진 = 씨제스컬쳐

씨제스컬쳐는 메르스 여파 등으로 대형 공연 제작사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데스노트’ 57회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는 성과를 냈다. 스타 배우 김준수의 출연 효과도 있었지만, 개막 전 공연 분위기를 엿보여주는 팝업 전시회를 여는 등, 기존 공연계에 흔하지 않았던 이색 마케팅이 효과를 발했다. 정형화-고착화된 상태의 현 뮤지컬계에 스타 캐스팅과 해외 마케팅 등 노하우를 갖춘 연예 기획사의 실력이 효과를 발휘한 케이스로 평가받았다.

④ 라이선스 홍수 속 창작 뮤지컬의 저력 ‘아리랑’ ‘신과 함께’

올해에도 대형 라이선스 공연은 끊임없이 이어지며 티켓 예매 사이트 상위권을 독식했다. 이 와중에 신시컴퍼니가 선보인 창작 초연 뮤지컬 ‘아리랑’과 서울예술단의 ‘신과 함께’가 빛났다.

조정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리랑’은 총 제작비 50억 원이 들어갔다. 오랜만에 신시컴퍼니가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로도 주목받았다. 개막 이전의 우려와 달리 공연이 올라간 이후엔 인터파크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꾸준히 10위권 안에 들었다. 관객의 호평 속에 추가 공연까지 이어갔다.

▲창작 초연 뮤지컬 ‘아리랑’은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추가 공연을 하는 등 라이선스 뮤지컬의 휩쓰는 가운데 한국 뮤지컬의 자존심을 지켰다. 사진 = 신시컴퍼니

서울예술단이 3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 ‘신과 함께’에는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윤회 사상을 중심으로 삼은 스토리에, 서울예술단만의 독창적인 춤사위가 녹아들어 원작 웹툰(주호민 작가 작)과 차별화되는 매력을 가졌다는 평을 받았다. 이밖에 ‘영웅’ ‘명성황후’ ‘베르테르’ ‘프랑켄슈타인’ 등 창작 뮤지컬이 무대에 올라 한국 공연의 자존심을 지켰다.

⑤ 뮤지컬 신예 스타 등장이요~

스타들의 첫 뮤지컬 도전이 꾸준히 이어지며, 뮤지컬계 예비 스타의 가능성을 알렸다. 배우 중에는 주진모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유연석과 조재윤이 ‘벽을 뚫는 남자’에 각각 출연했다.

▲스타들의 뮤지컬 도전은 꾸준히 이어졌다. 가수 백아연도 뮤지컬 ‘신데렐라’로 뮤지컬 첫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사진 = 쇼홀릭

특히 가수들의 첫 뮤지컬 도전이 많았다. 세븐은 ‘엘리자벳’, 윤하와 백아연은 ‘신데렐라’, 켄(빅스)과 신우(B1A4)는 ‘체스’, 박시환은 ‘총각네 야채가게’, 박광선(울랄라세션)은 ‘젊음의 행진’ 무대에 올랐다. 최근 건강 문제로 아쉽게 대전-서울 공연 하차 소식을 알린 자우림의 김윤아도 뮤지컬 ‘레베카’ 부산 무대에서 첫 공연을 소화했다. 평소 노래와 춤 솜씨를 과시해온 개그우먼 신보라도 ‘젊음의 행진’에서 뮤지컬 첫 신고식을 마쳤다.

관객과의 친밀도를 높이고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장점 등으로 인해 스타들의 뮤지컬 출연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 뮤지컬 무대에서도 많은 스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