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오페라·영화 등 문화 나들이
▲뮤지컬 ‘드라큘라’의 한 장면. 드라큘라 역의 김준수(오른쪽)와 미나 역의 임혜영이 열연 중이다. 사진 = 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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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구정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잠시 휴식기를 맞이하는 이들, 또는 명절 스트레스와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 역시 마련됐다. 뮤지컬, 오페라, 영화까지 색깔별로 살펴본다.
PART 1. 스타 대거 등장 무대들
뮤지컬 ‘드라큘라’ ‘레베카’
스타 출연을 앞세운 뮤지컬들이 설 연휴에 관객들을 맞이한다. 먼저 아이돌에서 지금은 뮤지컬계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김준수를 필두로 한 뮤지컬 ‘드라큘라’가 2주라는 짧고 굵은 기간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국내엔 2014년 첫선을 보였다.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이 녹아들었다. 초연 때 드라큘라 역으로 열연한 김준수와 박은석이 다시 출연한다. 그리고 강홍석, 진태화, 이예은이 새 얼굴로 합류했다.
‘드라큘라’는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과 처음 만나는 조나단, 그의 약혼녀 미나, 그리고 흡혈귀를 증오하는 반헬싱 교수, 흡혈귀가 된 희생자 루시의 이야기를 그린다. 빅토리아 시대가 끝나갈 무렵, 트란실바니아의 영주인 드라큘라가 영국에 토지를 사고 싶다는 연락을 한다. 이 업무를 배당받은 조나단은 약혼녀 미나를 남겨두고 떠난다. 그 과정에서 미나는 드라큘라와 만나게 되고, 이후 그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뮤지컬 ‘레베카’는 댄버스 저택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미스터리 사건을 다룬다. 배우 차지연(왼쪽)과 김보경이 호흡을 맞추는 모습.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초연에 이어 재연도 대형 스케일로 돌아온다. 4만 5000석의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네 개의 원이 겹친 턴테이블 형태가 구현됐다. 여기에 조각상들과 거대한 기둥들을 더해 총 21개의 기둥 중 9개의 기둥이 턴테이블 무대와 함께 회전하며 매 장면 퍼즐처럼 맞춰지는 광경을 보여준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매력적인 작품을 다시 선보이게 돼 기쁘다. 이번 공연에서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새롭게 작품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드라큘라’만의 웅장한 무대를 즐기길 바란다”고 발했다.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월 9일까지.
엄기준, 차지연, 송창의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레베카’도 관객을 기다린다. ‘레베카’는 2013년 국내 초연, 2014년 재연을 가진 오스트리아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영국 작가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초연 당시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연출상을 비롯해 무대상, 조명상, 음향상 등 5개 핵심 부문에서 수상했다.
전 부인인 레베카의 죽음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에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I)’를 중심으로 맨덜리 저택의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해 가는 작품이다.
올해로 삼연을 맞은 ‘레베카’엔 막심 역의 류정한을 비롯해 민영기, 엄기준, 송창의가 출연한다. 그리고 뮤지컬계 디바 신영숙, 차지연, 장은아가 댄버스 부인 역을 맡았다. ‘나’로는 김보경, 송상은이 열연하며, 최민철, 이시후, 김희원, 한지연, 이정화, 정수한, 윤선용, 김순택, 이종문, 허정규 등 실력파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3월 6일까지.
PART 2. 영화관에서 즐기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투란도트’
1~2월은 보통 오페라 비수기다. 주로 봄가을에 굵직한 작품들이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설 연휴에도 영화관에서 편히 즐길 수 있는 오페라들이 마련돼 있으므로.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극장에서 즐기는 ‘메트: 라이브 인 HD(The Met: Live in HD)’의 2016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를 상영한다. 베르디 3대 오페라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일 트로바토레는, 두 형제의 숙명적인 싸움과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사랑과 복수를 다룬 비극 오페라다.
▲영화관에서 즐길 수 있는 오페라도 준비됐다. 메트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공연 장면. 사진 = 뉴욕메트로폴리탄오페라
15세기 초 스페인을 배경으로, 집시 여인 아주체나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화형을 내린 백작에게 복수를 계획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주체나는 백작의 두 아들 중 한 명을 납치해 살해하려 하지만 실수로 자신의 아들을 죽인다. 복수와 속죄 사이에서 아주체나는 납치한 백작 아들의 이름을 만리코라 짓고 친아들처럼 키우는데, 이는 훗날의 비극과 갈등을 야기한다. 세월이 흘러 만리코는 백작의 또 다른 아들이자 자신의 친형제인 루나 백작과 마주하지만, 둘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레오노라라는 한 여인을 동시에 사랑하며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메트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는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주목 받았다. ‘오페라계의 별’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레오노라 역, 세계 3대 바리톤으로 알려진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가 루나 백작 역을 맡아 열연한다. 특히 한국 테너 이용훈이 타이틀 롤인 만리코 역을 맡아 국내 클래식 마니아들의 기대를 모은다. 상영은 3월 4일까지 메가박스 6개 점(코엑스점, 센트럴점, 목동점, 신촌점, 분당점, 킨텍스점)에서 진행된다.
▲‘2015 브레겐츠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실황이 영화관애서 공개된다. 사진 = 캐빈앤컴퍼니
‘2015 브레겐츠 페스티벌’에서 상연된 오페라 ‘투란도트’의 실황 영상도 스크린으로 선보인다.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매년 7월 오스트리아 브레겐츠의 보덴 호수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야외 오페라 축제다. 여기서 공연된 ‘투란도트’는 2015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상연작이자 푸치니의 생애 마지막 오페라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냉혹한 중국 공주 투란도트가 자신에게 청혼하는 사람에게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고 이를 맞히지 못하면 사형에 처하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특유의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울려 퍼지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들어보세요 왕자님’ 등의 유명한 아리아를 통해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빈 교향악단의 연주와 함께 펼쳐지는 불꽃놀이, 스턴트, 아크로바틱 등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중국 만리장성을 표현한 72m 길이의 수상 무대는 관객들을 압도하고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3월 12일까지 메가박스 10개 점(코엑스, 센트럴, 이수, 목동, 신촌, 킨텍스, 분당, 대구, 광주, 해운대)에서 상영된다.
PART 3. 설날엔 역시 코미디!
영화 ‘검사외전’ ‘쿵푸팬더3’
과거 ‘설날=성룡 영화’ 공식이 있었다. 성룡의 걸출한 액션도 인기였지만, 무엇보다 온가족이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코미디 영화가 분위기를 돋우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매년 설 연휴 때마다 코미디 영화가 다수 개봉하곤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관객맞이에 나선 코미디 영화들이 있다.
▲영화 ‘검사외전’은 배우 황정민(왼쪽)과 강동원이 호흡을 맞추는 ‘설날 코미디 영화’로 주목받는다. 사진 = 쇼박스
먼저 황정민과 강동원의 호흡으로 주목 받는 ‘검사외전’이 있다. 다혈질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과 꽃미남 사기꾼 치원(강동원 분)이 감옥에서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거친 수사 방식으로 유명한 변재욱은 살인 누명에 15년 형을 받고 수감된다. 그런데 수감 생활은 만만치 않다. 온통 그가 잡아들인 범죄자로 가득한 공간에서 구타를 당하기 일쑤다. 혹독한 생활에 재욱은 복수의 칼을 간다.
그리고 5년 후 자신이 누명을 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사기꾼 치원을 우연히 만난다. 첫 만남에서 치원이 감옥 밖 작전을 대행해줄 선수임을 직감한 재욱은 그와 동맹 아닌 동맹을 맺는다. 검사 노하우를 총 동원해 치원을 무혐의로 내보내고 반격을 준비한다. 하지만 자유를 얻은 치원은 재욱에게서 벗어날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면서 이들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이어진다.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며 티격태격하는 ‘브로맨스’가 이 영화의 묘미다. 톰과 제리처럼 물어뜯으면서도 환상의 콤비로 호흡을 맞춘다. 특히 강동원의 변신이 눈길을 끈다. 선거송에 막춤을 추고, 허세 가득한 발음과 미소로 여심을 홀린다. 이일형 감독은 언론 시사회에서 “살아 있는 캐릭터를 통해 차별점을 주고 싶었다. 기본적인 묵직함과 치원 캐릭터가 주는 상황적 재미가 서로 교차할 수 있는 지점을 고민했다”며 “두 배우의 환상적인 호흡이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월 3일 개봉.
▲꾸준한 인기 몰이를 한 ‘쿵푸팬더’가 3편으로 돌아왔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인기 있는 ‘쿵푸팬더’ 시리즈가 3편으로 돌아왔다. 2008년 1편은 467만 명, 2011년 2편은 50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5년 만에 돌아온 이번 3편의 홍보차 배우 잭 블랙이 내한해 화제가 됐다. 이번에도 그의 목소리가 연기하는 유쾌한 팬더 ‘포’를 만날 수 있다.
포가 어느 날 우연히 어린 시절 잃어버렸던 진짜 팬더 아버지 ‘리’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포는 리와 함께 팬더들이 어울려 사는 비밀스러운 팬더 마을로 향한다. 여유와 흥이 넘치는 팬더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새로운 악당 ‘카이’가 등장해 세상을 위협한다. 이에 맞서기 위해 포는 팬더 친구들에게 궁극의 쿵푸를 전수한다. 하지만 놀고 먹는 걸 좋아하며 덤벙대는 게 특기인 팬더들에게 이는 만만치 않은 임무. 작전 수행을 설명하려고 테이블 위에 음식을 놓으면 잠시 눈을 돌린 사이에 슥삭 없어지고, 주먹 한 번 날리는 자세에 전체가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모습이 우습고도 귀엽다.
포를 연기하는 잭 블랙은 “포는 액션 영웅인데 일반적인 액션 영웅과는 다르다. 귀여우면서도 섬세하고 따뜻하다. 영웅이지만 연약한 점도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며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포의 모습이 공감과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