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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독서경영] ‘작은 생명이 건넨 위대한 위로’ 식물 심리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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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1호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2016.02.25 08:56:57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무한경쟁 속에 사는 현대인 중에는 마음의 감옥에 갇혀 지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또 아무리 두드려도 대답 없는 사람들, 슬픔과 아픔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절대 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식물 심리치유 에세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이렇게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식물을 키우며 다친 마음을 치유하고 변화해가는 과정을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 최영애는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을 15년간 경영하면서 정원 가꾸기, 식물 돌보기가 아이들의 성격과 발육에 미치는 놀라운 힘을 깨달았다. 저자 역시 세상과 사람에 지쳐 다친 마음을 텃밭 가꾸기를 통해 위로받는 경험을 했다.

저자는 마침내 자연의 치유력에 관심을 가졌고, 원예 치료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시작해 국내에서 원예치료학 박사 1호가 됐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씨앗을 나눠주고, 천천히 그들과 함께 물을 주고 기다렸다. 그리고 작은 씨앗의 변화가 사람들의 미래를 바꾸는 것을 지켜봤고, 그들이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아픔과 슬픔을 꺼내놓는 계기를 만들었다.

짧게는 20일, 길게는 6개월에 걸친 변화의 기록은 사람을 통한 위로보다 식물이 건넨 위로가 더 큰 힘을 보여줄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많은 사람이 작은 식물로 인한 변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저자는 식물 기르기에 대한 정보를 씨앗 발아에서 열매 맺기까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식물이라는 선물’이란 제목으로, 초록이 주는 놀라운 생명력을 소개하고 작은 식물이 주는 큰 선물의 감사함을 전한다. 2장 ‘식물에서 배우는 것들’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식물이 인간에게 주는 행복을 소개한다. 마지막 3장 ‘식물의 위로’는 일상의 작은 변화가 삶의 활력소가 되어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 마음과 몸을 다친 사람에게 자연을 가까이 하는 일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본능과도 같은 것이지요.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복잡한 도심으로 향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한적한 시골이나 숲이 조성된 공원, 호젓한 물가,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머리를 비우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치유되는 경험을,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입니다. [‘초록이 주는 생명력’ 중]

▲ 아이들이 엇나가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 원인을 아이에게서 찾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왜 너는 그 모양이냐?” “도대체 불만이 뭐야?”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과 같은 말로 아이를 다그칩니다. 환경이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생각과 마음을 가진 부모는 모든 것을 아이의 탓으로 돌립니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듯,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을 사랑할 줄 압니다. 아이가 자라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부모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날 면담을 했던 어머니는 자신 때문에, 어른들 때문에 자신의 아들이 잘못되었다고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사랑할 수 있는 능력’ 중]

▲ 무언가를 기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이 다릅니다. 모든 부모들이 현명하고 올바르게 아이를 기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 대부분은 이 세상이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고 희망할 것입니다. 이런 마음은 자신이 책임지고 돌보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있었기에 이 세상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양육하는 행위에 담긴 기대와 희망’ 중]

▲ 사람이 겪는 시간을 식물도 똑같이 겪습니다. 마찬가지로, 식물이 지나는 시간을 사람도 똑같이 지납니다. 탄생과 성장, 쇠퇴, 죽음…… 길고 짧다는 차이만 있을 뿐 사람이나 식물에게나 이 삶의 과정은 공평하게 주어져 있습니다.

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때때로 식물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거나 자신의 식물을 수평적 관계에 놓고 식물에서 일어나는 생명 현상을 자신의 생명 현상과 동일시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겁니다. [‘식물에서 나를 본다’ 중]

▲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아이한테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어떤 환경 속에 있을 때 편안함과 행복을 느끼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부모들은 아이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편한 쪽으로 일방적으로 환경을 만들어버립니다. 그게 아이를 힘들게 한다는 걸 전혀 생각하지 않고서 말이에요.

그러면서 ‘착한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 ‘얌전한 아이’라는 굴레를 씌웁니다. 그렇게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자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결코 아이의 방식이 아닙니다. 그 모든 것이 아이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됩니다. 사과로 자라날 아이를 온갖 약물과 주사를 투입해서 수박으로 만들려는 것이 오늘날 대부분의 우리 부모들이 가진 생각 아닐까요? [‘삶이란 원래 완전한 것’ 중]

▲ 원예 치료는 억지로 무언가를 주입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식물과 일대일로 만나는 시간 속에서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내고 발견하도록 가만히 지켜볼 뿐입니다. 사실 그 시간 동안 치료사에게는 큰 인내가 필요합니다.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조바심은 사라집니다. [‘삶이란 원래 완전한 것’ 중]

▲ “학생들은 희망의 씨앗을 뿌린 것입니다. 그 결과, 용기와 의지의 싹이 튼 것입니다. 채소밭에서 이렇게 좋은 것들이 자라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하나의 작은 공동정원이, 지역 주민이 참여하여 가꾸는 채소밭이 지역사회를 변화시킨 사례는 숱하게 보고되었고, 지금도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나 역시 지역 주민들과 공동체 정원을 가꾸면서 그와 같은 작은 기적을 경험한 일이 있습니다. [‘우리의 정원으로 놀러오세요’ 중]

▲ 식물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직접 말해주지 않고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살아 있는 것 모두가 같은 생명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수평적 관계에서 생각하면 우리는 식물로부터 이처럼 놀라운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기다림 속에 담긴 기대와 희망’ 중] 


전 박사의 핵심 메시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고,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한다. 삶의 여유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특히나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의 생활 습관이 이런 현상을 가져온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마음과 몸에 이상이 오게 된다.

저자는 이런 상황이 닥치면 식물을 키워보라고 권한다. 뿐만 아니라 매일매일 식물이 성장하는 걸 보면서 생명의 신비로움과 식물이 주는 이로움을 관찰일지를 통해 정리해보기를 권한다. 식물을 키우고 관찰일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힐링과 치유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몇 년째 조그만 땅을 빌려 몇 가지 채소를 키우고 있는데 저자의 메시지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겨우내 얼었던 땅 속에 씨앗이나 모종을 심어두면 어느 순간 싹이 돋고 열매를 맺는 것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마음과 몸이 자연 치유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에서 작은 식물 하나라도 그냥 소홀하게 보고 넘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의 신비함과 더불어 자연 치유의 신비함을 작은 식물에서 배울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삭막해져 가는 현대사회를 아름다운 꽃과 열매로 가득 채워 사랑과 행복이 넘치기를 희망해본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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