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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프랑스 원조 모차르트의 귀환

록스타 모차르트 그리는 뮤지컬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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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5호 김금영 기자⁄ 2016.03.21 12:06:57

▲모차르트 역의 미켈란젤로 로콩테(가운데)가 열연 중이다. 음악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마성의 모차르트를 연기한다. 사진 = 마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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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2016년, 개인적으로 손꼽아 기다린 뮤지컬 리스트에 ‘아마데우스’가 빠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접한 건 2011년 영화관에서였다. ‘모차르트 오페라 락’이라는 이름으로 2011년 프랑스 공연 실황이 상영됐다. ‘노트르담 드 파리’ 이외의 프랑스 뮤지컬을 영상으로나마 접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오묘한 매력을 느꼈다.

가장 크게 든 느낌이 ‘섹시하다’였다.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모차르트를 클래식의 황제가 아닌, 당대를 휘어잡은 록 스타의 이미지로 표현했다. 음악도 모차르트 곡이 주요 테마로 흐르되, 록적인 요소가 가미된 강렬한 편곡이 압도적이었다. 모차르트의 뮤즈인 알로이지아가 첫 등장해 부르는 ‘빔밤붐’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마치 현실 사람이 아닌 외계인 같은 의상과 머리를 한 채 시계태엽을 감듯 독특한 춤사위로 부르는 몽환적인 노래.

또 주역인 모차르트를 빼놓을 수 없다. 약간의 가냘픈 미성과 거친 탁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상반된 두 음색이 절묘하게 섞인 미켈란젤로 로콩테의 목소리. 이 목소리로 철없고 여자를 밝히지만, 음악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마성의 모차르트를 보여줬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록 감성도 인상적이었다.

이후 2012년 한국 라이선스 버전으로 ‘모차르트 오페라 락’이 오르면서 배우 김호영, 고유진, 박한근의 모차르트를 봤다. 가창력 갑(甲)인 이들의 모차르트에도 빠져들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의 모차르트도 직접 보고 싶다는 아쉬움을 놓을 순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가 2016년 내한 공연으로 한국 관객을 만났다.

가창력만으로 따졌을 때는 한국의 모차르트였던 김호영, 고유진, 박한근이 단연 압도적이다. 프랑스 공연 실황에서의 미켈란젤로는 목소리가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성량이 폭발적이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런데 역시 공연은 직접 봐야 한다고, 대극장을 채우는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한국 배우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졌다. 그리고 한국 배우들의 모차르트가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다면, 미켈란젤로에게는 묘하게 섹시한 감성이 있다. 여기에 더해 1대 모차르트로서 길을 닦아온 그이기에 여유가 넘쳐흐른다. 한국 팬들을 위해 공연 도중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 대사를 던지기도 한다.

▲뮤지컬 ‘아마데우스’는 클래식과 록 감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음악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사진 =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력이 특히 빛을 발하는 곡은 ‘장미밭 위에서 잠들리오’와 ‘내가 지나가는 이곳’이다. 1막은 모차르트가 억압 받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벗어나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그린다. 도중에 알로이지아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철저히 배신당하고 어머니까지 죽음을 맞는다. 그 고통이 극대화된 ‘장미밭 위에서 잠들리오’는 1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으로 제 몫을 다한다. 특별한 무대 장치도, 효과도 없이 모차르트의 노래와 그를 위로하는 듯 맴도는 댄서 한 명이 등장하는데 무대가 꽉 찬 느낌이다.

이후 2막에서 자신의 음악을 비웃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비아냥거리며, 자유를 외치는 ‘내가 지나가는 이곳’은 경쾌한 멜로디와 통쾌한 가사가 특징이다. 모차르트의 자유분방한 음악과 성격을 잘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클래식과 록 감성의 절묘한 조화

모차르트만큼 또 중요한 인물이 있다. 바로 영원한 라이벌 살리에리. 1막이 모차르트를 중심으로 흘러갔다면, 2막엔 살리에리가 등장해 모차르트에 대한 질투를 느끼는 과정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서는 로랑 방이 살리에리를 맡았다.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을 통해 이미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그다.

‘아마데우스’에선 모차르트뿐 아니라 살리에리의 노래도 대표곡으로 꼽힌다. 바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질투가 시작되는 ‘선이 고통을 주네’와 질투가 극대화된 ‘악의 교향곡’이다. ‘선이 고통을 주네’는 멜로디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강해 눈이 즐겁다. 자극적인 복장의 댄서들이 살리에리 마음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질투의 모습을 보여준다. ‘악의 교향곡’은 커튼콜에도 재등장하는 곡이다. 살리에리의 질투와 좌절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면서 로랑 방이 부르는 이 곡은 더욱 처절하다.

‘아마데우스’는 촘촘한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잊진 않다. 빠른 전개가 특징이다. 따라서 드라마적인 감성을 원한다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극의 말미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끝나는 것 같은 감도 있다. 대신 스토리 라인을 압도하는 퍼포먼스와 음악이 있다. 뮤지컬 ‘십계’ ‘태양왕’ 등을 선보인 알베르 코헨과 도브 아띠아가 ‘록 오페라’를 위해 밴드를 구성해 모차르트 음악의 변주에 심혈을 기울였다. 모차르트의 솔로곡 ‘나를 새겨주오’와 살리에리의 솔로곡 ‘악의 교향곡’은 프랑스 음악 차트 1위를 석권하기도 했다. 그만큼 세련된 멜로디가 돋보인다.

여기에 뮤지컬 ‘아이다’에서 파워풀한 안무를 선보인 안무가 다니엘 스튜어트는 현대무용부터 발레까지 다양한 장르의 안무를 아우른 퍼포먼스를 무대 위에 올렸다. 스토리 라인에 머리를 굴리지 않고, 느껴지는 대로 음악을 따라가야 더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객석 활용도도 높다. 한국 라이선스 버전이 비슷한 무대 구성에 주로 무대 위에서의 상황에 집중했다면,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 팀은 자주 객석으로 뛰어내리는 특징이 있다. 관객과의 하이파이브가 낯선 상황이 아니다.

이번 내한 공연의 프로듀서를 맡은 도브 아띠아는 “모차르트를 일반적 인물이 아닌 록 스타로 재탄생시키고, 클래식한 부분과 현대적인 음악의 조화를 추구했다. 이 점이 그간 한국에 선보인 ‘노트르담 드 파리’나 ‘로미오와 줄리엣’ 등 여타 프랑스 뮤지컬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고 공연의 특징을 압축해 설명했다. 

모차르트를 소재로 한 콘텐츠는 끊임없이 탄생되고 있다. ‘아마데우스’에서는 섹시한 록 스타로 부활한 모차르트가 당신을 기다린다.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4월 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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