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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 세상만사] 그린의 ‘홀’은 절세미인 서시의 ‘혈’이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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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7호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6.04.07 08: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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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몇 년 전, 필자는 골프 라운드 중 말벌 떼의 습격으로 수십 방을 쏘여 쇼크로 사망 직전까지 갔었다. 다행히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조치와 2주가 넘는 입원치료 후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그런 호된 화를 당하고도 골프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으니 참으로 골프의 매력 아니, 마력을 실감한다. 

이뿐이랴, 골프장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생명에 위협을 받았던 골퍼들도 많다. 어떤 이들은 번쩍이는 번갯불 아래에서 목숨을 내어놓고 골프를 하기도 한다. 과연 골프에는 무엇이 있기에 판단력과 분별력도 상실하고 빠져들게 되는 것일까?

궤변이지만, 우리의 태생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의 자궁에서 태어났다. 인간의 근본이 바로 어머니의 포근한 자궁인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그 어머니 뱃속의 안락하고 따스함을 본능적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그곳에 안주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또한 죽어서도 그곳으로 돌아가려는 귀소본능을 갖고 태어났다. 

소설가 김종록의 ‘소설 풍수’에 명당(明堂)에 대한 설명이 있다. 명당은 기본적으로 두 겹의 백호(白虎)와 청룡(靑龍)의 양 날을 갖고 있다. 그 가운데 입수(入首)라는 약간 튀어나온 부분이 있다. 그리고 내수구(內水口)와 외수구(外水口)의 물길을 그 앞에 갖고 있는 것이 기본이고, 그 가운데에 명당의 혈(穴)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를 잘 살펴보면 외측 백호 청룡날은 대음순이요, 내측 백호 청룡날은 소음순 그리고 입수는 바로 음핵이다. 이처럼 여성 성기의 조건을 두루 갖춘 곳에 명당이 자리한다. 이렇게 여성의 성기와 닮은 명당에 죽어서도 들어가려는 것이 인간의 귀소본능인 것이다.

수많은 사연, 그리고 어려움 극복한 과정 끝에 명혈(明穴)이

골프장의 그린과 그 주위를 잘 보라! 분명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린의 양 옆에 분명 백호와 청룡날이 있다. 어떤 골프장은 인위적으로 배수가 잘되도록 둔덕을 만들어 놓아 영락없는 소음순이다.

그리고 그린의 앞에 물이 지날 수 있는 수구(水口)를 모두 갖고 있다. 그 한가운데 명당의 혈에 바로 홀이 뚫려 있다. 우리가 돌아가고자 하는 어머니의 자궁과 어찌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죽어서도 돌아가고픈 그곳을 살아서 만나니 이에 빠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것도 한 곳이 아니라 열여덟 개의 품이 있으니 분별력과 판단력에 앞서 본능적으로 찾아들게 돼 있는 것이다.

중국의 4대 미인 하면 서시(西施), 왕소군(王昭君), 초선(貂蟬), 양귀비(楊貴妃)를 일컫는다. 중국인은 아주 맛있는 음식이나, 멋진 경치, 훌륭한 지세, 아름다운 호수 등을 이런 절세미녀에 비유해 그것의 탁월함을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이 네 명의 미인 중 중국인들은 고금을 통해 제일의 절세미녀로 월(越)의 서시(西施)를 꼽는다. 그래서 그런 비유에 서시가 제일 많이 인용되고 등장한다.

예를 들어 항주의 아름다운 호수인 서호(西湖)를 서시에 비유해 서자호(西子湖)라 불러 그 절경을 표현했다. 또한 오월(吳越) 지방에서 나는 별미 중의 별미인 조갯살을 서시비(西施臂)라 칭했다. 송나라 제일의 시인인 소동파(蘇東坡)가 ‘목숨을 걸고 먹을 만한 천계의 옥찬’이라 그 맛을 극찬했던 복어의 흰 정소, 즉 어백(魚白)의 맛을 서시에 비유해 서시유(西施乳)라 불렀다. ‘서시의 젖’처럼 그 맛이 좋다는 의미다. 이렇듯 비유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들이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최고라는 의미가 따라온다.

골프장을 꼼꼼히 살펴보면 그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연들이 있고,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다다른 목적지가 바로 우리가 그렇게 안기고 싶어 하는 품인 그린이다. 그 그린의 중앙이 바로 명혈(明穴)이다. 아무리 우리가 안주하고 싶어 하는 곳일지라도 속세의 것을 어머니의 고결함에 비유할 수는 없는 바, 바로 그린의 중앙 혈은 서시명혈(西施明穴)이요, 그곳에 뚫려있는 구멍은 바로 서시구(西施口)임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목숨 걸고 빠져들 리가 있겠는가!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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