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연계 3장르, 티켓몰이 한창… 승자는?
▲아시아 초연 뮤지컬 ‘뉴시즈’의 연습 장면. 세기의 전환기를 맞은 뉴욕 시를 배경으로, 길 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누더기 10대 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 = 오디컴퍼니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벚꽃엔딩’이 울려 퍼지는 계절이 찾아왔다. 공연계도 본격적인 성수기 철인 봄을 맞아 관객맞이에 바쁘다. 4월 장르별로 즐길만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살펴본다.
PART 1. 초연부터 재연까지 풍성
뮤지컬 ‘뉴시즈’ ‘삼총사’ ‘친정엄마’
뮤지컬은 초연부터 재연까지 풍성하다. 초연으로는 디즈니 뮤지컬 ‘뉴시즈’가 대기 중이다.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4월 개막한다. 1992년 영화 개봉과 DVD 발매로 먼저 선보인 뉴시즈는 디즈니 뮤지컬 영화 중 무대 버전으로의 각색 요청이 많았던 작품이다. 이후 알란 멘킨의 음악과 잭 펠드먼의 가사, 하비 피어스틴의 극본으로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에서 브로드웨이 공연으로 제작됐다.
뉴시즈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미국 신문팔이 소년들을 일컫는 말이다. 뮤지컬은 세기의 전환기를 맞은 뉴욕 시를 배경으로, 길 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누더기 10대 뉴시즈 소년들의 리더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뉴스보이 잭 켈리의 열성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출판 거물인 조세프 퓰리처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뉴스보이들이 부담하는 배급료를 인상하자, 잭은 도시 전역의 뉴시즈들을 모아 정의를 위해 싸울 때라고 결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뮤지컬 첫 데뷔를 앞둔 온주완을 비롯해 배우 서경수, 이재균, 강성욱, 강은일, 린아, 최수진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4월 12일~7월 3일.
▲꾸준한 인기작 ‘삼총사’엔 올해 박형식(제국의아이들)이 달타냥으로 2년 만에 등장한다. 사진 = 엠뮤지컬아트
‘삼총사’는 꾸준한 인기 몰이를 하는 재연작이다.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로 뒤마의 소설이 원작이다. 17세기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시골청년 달타냥의 사랑과, 궁정의 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 세 사람의 우정, 그리고 루이 13세를 둘러싼 파리 최고의 권력가 리슐리외 추기경의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다. 화려한 무대 연출과 브라이언 아담스의 ‘올 포 러브(All For Love)’를 메인 테마로, 유럽의 웅장하고 오페라적인 음악과 팝적인 요소를 어우른 점이 특징이다.
올해 공연에는 카이, 박형식(제국의아이들), 신우·산들(B1A4), 강태을, 박은석, 박성환, 조강현, 장대웅, 황이건, 윤공주, 이정화, 조윤영, 김성민, 이재근이 출연한다. 공연제작사 엠뮤지컬아트의 김선미 대표는 “앞서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여러분을 만난 뮤지컬 ‘삼총사’가 이번엔 더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4월 1일~6월 26일.
▲박정수(앞)와 이재은은 뮤지컬 ‘친정엄마’에서 다정한 모녀 사이로 분한다. 사진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2004년 원작 소설 출간 이후 연극, 뮤지컬, 영화로 꾸준히 찾아온 ‘친정엄마’도 다시 돌아온다. 대학교 진학과 동시에 가족과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사회생활과 결혼까지 한 딸, 그리고 그 딸을 늘 걱정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에 딸을 냉랭하게만 대하는 시어머니와의 갈등 등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을 되새기는 힐링 극이다.
‘친정엄마’는 앞서 김수로프로젝트 11탄에서 연극 버전으로 선보인 바 있다. 17탄인 이번 뮤지컬 버전은 연극과 차별화된 매력을 지향한다. 연극이 드라마의 감동에 집중했다면, 뮤지컬 버전은 남진의 ‘님과 함께’, 이승철의 ‘소녀시대’,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 추억을 울리는 친근한 음악으로 다가간다. 친정엄마 역에 박정수, 정애리 그리고 딸 역에 이재은, 박탐희가 열연한다. 공연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4월 7일~6월 19일.
PART 2. 본격적인 오페라 성수기의 시작
‘가면무도회’ ‘라트라비아타’ ‘루살카’ 두각
뮤지컬, 연극과 비교해 겨울철에는 유독 오페라 공연이 뜸하다. 4월부터는 오페라가 활짝 개막해 관객들을 설레게 한다.
수지오페라단은 ‘가면무도회’를 선보인다. 작곡가 베르디의 중기를 대표하는 이 오페라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792년 실제로 일어난 스웨덴 왕 구스타프 3세의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다. 오페라의 배경은 신대륙 미국의 보스턴이다. 보스턴의 총독 리카르도는 그가 가장 신임하는 백작이자 친구인 레나토의 아내인 아멜리아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의 사랑을 레나토가 알게 되고, 가면무도회장에서 리카르도에게 복수하며, 죽음으로 용서를 구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향한다.
▲‘가면무도회’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792년 실제로 일어난 스웨덴 왕 구스타프 3세의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오페라다. 사진 = 수지오페라단
이번 공연의 예술 총감독은 박수지, 그리고 오페라 ‘투란도트’를 비롯해 ‘사랑의 묘약’ ‘안나 몰레나’ ‘가희’ ‘돈죠반니’ 등에 참여한 프란체스코 벨로또가 연출을 맡았다. 지휘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지휘자 까를로 골드스타인이 맡았다. 그는 2009년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트리에스테베르디 극장, 피오렌띠노 극장, 노바라꼬챠 극장에서 다양한 음악을 펼쳐 왔다.
리카도르 역으로 프란체스코 멜리, 마시밀리아노피사피아가 열연한다. 비르지니아똘라, 임세경은 아멜리아 역을 맡았다. 데비드 체꼬니와 김동원은 레나토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 산야 아나스타샤, 엘레나 가브리, 파올라 산투치, 강혜정 등이 출연하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4월 15~16일 공연.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는 파리 사교계의 여성 비올레타와 상류층 자제 알프레도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다. 사진 = 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은 ‘라트라비아타’와 ‘루살카’를 준비 중이다. 먼저 ‘라트라비아타’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4월 8~9일 오른다. 파리 사교계의 여성 비올레타와 상류층 집안의 자제 알프레도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다. ‘축배의 노래’ ‘언제까지나 자유롭게’ 등 귀에 익숙한 선율이 무대를 채운다. 이번 공연은 신선한 음악적 해석이 돋보이는 젊은 마에스트로 이병욱과 연출가 임형진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 테너 이재욱·이상준·민현기, 소프라노 오미선·이윤정, 바리톤 장유상·이승왕·서동희·김종표, 메조소프라노 김선정·황혜재, 베이스 이준석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4월 국내 초연을 앞둔 오페라 ‘루살카’. 사진 = 국립오페라단
이어 ‘루살카’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4월 28일~5월 1일 국내 초연된다. 체코의 설화를 바탕으로 드보르작이 작곡한 이 작품은, 안개 자욱한 보헤미안 숲과 호수를 배경으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요정 루살카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을 사랑해 인간이 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인간이 되지 못하고 영원히 삶과 죽음 사이를 떠도는 정령으로 남게 되는 루살카의 이야기를 작곡가는 특유의 다채로운 음악적 어법으로 풀어냈다. 김학민이 예술감독 겸 연출을 맡았고, 정치용이 지휘, 김용걸이 안무를 맡았다. 그리고 이윤아, 서선영, 김동원, 권재희, 박준혁 등이 무대에 오른다.
PART 3. 배우들의 호흡과 연기에 흠뻑
연극 ‘서툰사람들’ ‘지킬앤하이드’ ‘홍매와’
연극 무대에서의 배우들의 열연도 주목할 만하다. 먼저 ‘서툰사람들’이 관객 몰이 중이다. 장진 감독의 대표 코믹극인 이 작품은 올해 오종혁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다. 평소 가수, 또는 뮤지컬 배우로 만난 그가 이번엔 연극 무대에 오른 것. 그간 이 연극을 류승룡, 한채영, 정웅진, 김슬기 등이 거쳐간 바 있다. 올해 공연엔 오종혁을 비롯해 김늘메, 이정수, 박수인, 이주연, 최재섭, 김철무 등이 출연한다.
▲오종혁이 연극 ‘서툰사람들’에서 열연 중이다. 도둑질을 천직으로 삼으면서도 돈보다 집주인을 먼저 생각하는 정 많고 친절한 장덕배 역을 맡았다. 사진 = 나인스토리
2007년 연극열전2의 개막작으로 첫 선을 보인 ‘서툰 사람들’은 2012년 인터파크에서 주관한 골든티켓 어워즈에서 연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도둑질을 천직으로 삼으면서도 돈보다 집주인을 먼저 생각하는 정 많고 친절한 서툰 도둑 장덕배. 그리고 집안에 훔쳐갈 물건도 변변하게 없다며 오히려 미안해하는 명랑하고 순진한 집주인 유화이. 이 둘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하룻밤 소동을 그리는 공연은 코엑스아트홀에서 4월 10일까지.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엔 서현철, 남문철, 김산호, 송유현, 신의정, 이시훈, 손성민, 김영철, 박동욱, 조정환이 출연한다. 신구(新舊) 배우의 조화가 특징이다. 이번 작품으로 첫 코미디 연극에 도전하는 지킬 박사 역의 김산호는 “서현철, 남문철 선배들과 동일 배역의 연기를 하는 것, 그리고 코미디 연기에 첫 도전이라는 부담감이 있지만 이번 기회에 코미디 연극을 한 번 접수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에 오르는 이시훈은 “2015년 초연 때 반응이 좋아 올해도 많은 사랑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의 2015년 초연 모습. 연극은 선과 악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신약 개발에 실패한 지킬 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 = 마케팅컴퍼니 아침
연극은 인간의 선과 악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신약 개발에 실패한 지킬 박사가, 다가올 연구 발표회에서 자신의 분리된 악한 인격 하이드를 연기할 무명배우 빅터를 대역으로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리허설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약혼녀 이브의 등장으로 인해 예상하지 못했던 긴박한 상황이 펼쳐진다. 공연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4월 8일~7월 31일.
▲아버지(오른쪽, 신구 분)와 홍매(손숙 분) 가족의 잔잔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사진 = 신시컴퍼니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엔 연극계의 두 거장 신구와 손숙이 호흡을 맞춘다. 두 배우는 2013년 초연에도 함께 출연했다.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두 노장의 인생을 담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는 故 차범석 선생의 10주기 추모 공연으로, 다시 두 배우가 출연해 뜻을 더한다. 신구는 간암 말기의 아버지, 손숙은 가족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는 어머니 역을 열연한다. 두 배우와 초연을 함께한 정승길과 서은경도 변함없이 아들과 며느리 역으로 자리를 지킨다. 여기에 최명경이 정씨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다.
극은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가족의 일상을 덤덤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 부모 자식 간의 사건과, 가족들의 기억의 지점들을 섬세하게 풀어나간다. 드라마틱한 사건 위주의 자극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더불어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망각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경계는 무엇인지 관객에게 묻는다. 공연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4월 9~24일.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