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룩스가 익숙한 공간이라고 여겨지는 집, 그리고 그곳에 놓인 사물과 생활을 돌아보는 '스윗 마이 홈(Sweet My Home)'전을 4월 24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시인 이제니의 '거실의 모든 것'(「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문학과 지성사, 2014)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됐다. 전시엔 김서율, 민경숙, 이주은, 정재호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집에 놓인 사물, 특별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 특수하게 선택되는 사물과 집에서의 보편적이면서 유사 반복적인 생활에 주목한다.
정재호는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사라져가는 사물의 초상을 흑백 톤으로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최신식이 아닌, 매우 오래 돼보여 기계의 잡음이 섞여서 들릴 것 같은 작은 라디오, 사진이 찍힐지 궁금한 필름 카메라 등이 등장해 이 사물이 사용됐을 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민경숙은 집 내부로 들어오는 빛의 그림자가 걸린 벽면을 작은 화면에 그린다. 시간이 흐르면서 천천히 나타났다가 사라기기를 반복하는 자연광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중적인 광경을 보여준다. 또한 정갈한 그릇과도 같은 공간에 마치 어린 시절 곤충 채집을 한듯 잠자리, 나비 등 다양한 곤충이 섞여 있는 모습도 보여준다. 화면 전체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어딘지 모를 이질감이 이중적인 매력을 준다.
이주은은 식물을 키워내는 모습을 전시장에 연출한다. 현대 사회의 집 여러 곳에서 늘 발견할 수 있는 식물. 전시의 모티브가 된 이제니의 시 '거실의 모든 것'에도 '풀'이 등장한다. 본래 바깥에 존재했던 식물이 집 안에서 어떻게 키워지는지, 거주자의 삶의 방향에 의해 가늠되는 식물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김서율의 화면엔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모습이 등장한다. 집에서 손을 씻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지만, 다소 예민해 보이는 손의 모습은 이 공간에 사는 사람이 어떤 인물일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룩스 박은혜 큐레이터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집의 모든 것을 살펴 볼때, 행복을 지속하는 방법,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편히 휴식할 수 있기를, 자극적이겠지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