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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절묘한 ‘삼총사’가 젊은 삼총사로 세대교체

강태을-산들-조강현-황이건 등 새로운 사총사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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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9호 김금영 기자⁄ 2016.04.14 15:31:43

▲2016년 뮤지컬 '삼총사'에 출연하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강태을, 박은석, 박성환, 황이건, 장대웅, 조강현.(사진=쇼홀릭)

“형님들이 자리를 내줬습니다. 그간의 공연과 비교해 많이 영(young)해 진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뮤지컬 ‘삼총사’ 프레스콜 현장에서 강태을이 야심차게 내보인 포부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출연 배우 박형식(제국의아이들)은 “기회가 되면 이전에 출연한 대선배들을 초대해 공연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형식의 발언에 다른 배우들이 모두 바싹 긴장하며 손사레를 치기는 했지만.


배우들의 손사레에는 이유가 있다. 뮤지컬 ‘삼총사’는 2009년 국내 초연 이후 올해까지 꾸준히 공연되며 사랑 받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눈에 띄는 네 형님이 있었다. 김법래, 유준상, 민영기, 엄기준. 이들은 거의 매 공연마다 사총사로 호흡을 맞추며, 이 공연을 상징하는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 잡았다. 박형식이 언급한 바로 이전 시즌인 2014년 공연에도 이들이 모두 출연했다. 강태을이 말한 자리를 내준 형님들이기도 하다.


김법래-유준상-민영기-엄기준
역대 출연진 중 출연 시즌 횟수 甲


뮤지컬 ‘삼총사’ 역대 출연진은 다음과 같다.


년도

달타냥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

2009

엄기준, 박건형

신성우, 유준상

김법래

민영기

2010

엄기준, 김무열, 규현, 제이

서범석, 유준상

김법래, 김진수

민영기, 최수형

2011(세종문화회관)

엄기준, 김진우, 규현

신성우, 유준상

김법래

민영기

2011(성남아트센터)

엄기준, 이지훈, 규현, 허영생, 오원빈

신성우, 유준상

김법래

민영기

2013

엄기준, 규현, 이창민, 준케이, 박진우

남경주, 신성우, 이건명

김법래, 조순창

민영기, 김민종, 손준호

2014

박형식, 준케이, 성민, 엄기준, 키, 박진우, 송승현

이건명, 신성우, 유준상

김법래, 조순창

민영기, 김민종, 손준호


횟수로 따지면 뮤지컬 ‘삼총사’의 가장 터줏대감은 엄기준, 김법래, 민영기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단 한 시즌도 빠지지 않고 모두 출연했다. 유준상은 2013년만 제외하고 모두 출연했다. 특히 김법래와 민영기는 2009년, 2011년 원캐스트로 공연을 소화하기도 했다.


▲2011년 뮤지컬 '삼총사' 공연 장면. (왼쪽부터) 김법래, 유준상, 민영기가 호흡을 맞췄다.(사진=엠뮤지컬아트)

엄기준은 가스코뉴 출신의 촌뜨기 달타냥, 유준상은 전설적인 검객 아토스, 김법래는 허풍이 있지만 화끈한 실력을 지닌 포르토스, 민영기는 추리력이 날카로운 로맨티스트 아라미스 역을 쭉 맡아왔다. 다양한 배우가 캐스팅되는 와중 이들의 출연은 큰 변화 없이 쭉 이어졌다.


2011년 이들의 호흡을 직접 보기 위해 성남아트센터 공연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김법래와 민영기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느낀 것은 여유가 흘러넘친다는 것이었다. 단지 많이 출연해서가 아니라, 오랜 연습과 출연으로 몸에 저절로 익은 캐릭터의 느낌이 흥미로웠다. 쾌활하고 호탕한 매력의 극중 인물이 현실로 튀어나온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인터뷰 도중 잠시 들른 유준상 또한 잠시나마 이들과 장난을 나누며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김법래는 유준상과 민영기에 대해 “정말 의리 있는 사람들”이라며 “공연이 끝나고 아쉬워서 안 헤어지려고 한 적도 많다. 삼총사 공연도 몇 년째 이어오고 있으니 거의 붙어서 살았다. 너무 우리가 붙어 다니니까 한 번은 유준상 씨 부인 홍은희 씨가 제 아내에게 ‘지네가 진짜 삼총사인 줄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인터뷰를 끝낸 뒤 오른 무대에서도 이 3인방은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진짜 대본인지, 애드리브인지 분간할 수 없는 유머가 극에 내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들이 ‘삼총사’를 상징하는 배우가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왼쪽부터) 김법래, 유준상, 엄기준, 민영기는 뮤지컬 '삼총사' 거의 매 시즌에 출연하며 '삼총사'를 대표하는 배우 반열에 올랐다.(사진=엠뮤지컬아트)

하지만 이들이 함께 출연할 때마다 유준상은 늘 언급했다. “우리의 나이 평균대가 40대”라고. 1970년생인 김법래는 올해로 47세, 1969년생인 유준상은 48세, 1973년생인 민영기는 44세다. 그나마 막내라고 할 수 있는 엄기준은 1976년생, 41세로 세 형님들 사이에서나 귀여운 막내지, 뮤지컬계에서는 많은 후배들이 우러러보는 대선배 계열에 들어섰다.


유준상은 웃자고 이런 소리를 하지만, 그 이면엔 고민도 보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맡을 수 있는 캐릭터에 한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은 뮤지컬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독보적인 자리를 구축한 배우 윤여정은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서 “40대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어딜 가도 잘 대우를 못 받는 것 같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유준상 또한 공연에 대한 열정과,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선배로서의 역할을 모두 체감하는 시기를 맞이한 것이 아닐까.


2016년 뮤지컬 ‘삼총사’,
기존 평균 나이 40대에서 20대로 신선한 변화


그리고 2016년 뮤지컬 ‘삼총사’에는 특별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간 공연을 이끌어온 김법래, 유준상, 민영기, 엄기준 대신 새로운 달타냥과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가 무대에 오른다. 달타냥 역은 평균 연령대가 매우 낮아졌다. 가장 형님인 카이(36)를 주축으로, 제국의아이들의 박형식(26), B1A4의 신우(26)와 산들(25)까지 평균 나이가 28세로 젊어졌다.


▲(왼쪽부터) 박형식, 산들, 신우, 카이는 2016년 뮤지컬 '삼총사'의 달타냥으로 무대에 오른다.(사진=쇼홀릭)

달타냥 역으로는 슈퍼주니어의 규현(29)도 네 차례 출연한 바 있는데, 이보다 뮤지컬 경험이 더 적은 신예급에 가까운 아이돌들이 무대에 오른다. 2014년 달타냥으로 출연했던 박형식 외에는 ‘삼총사’에서 모두 신선한 얼굴이다.


또한 새로운 아토스로 강태을(37)·박은석(32)이 나서고, 박성환(35)·조강현(32)의 아라미스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대웅(42)·황이건(33)이 포르토스로 무대에 오른다. 올해 ‘삼총사’ 팀의 가장 맏형은 장대웅이다. 장대웅은 “맏형으로서 책임감이 컸는데, 모두들 잘 따라와 주고, 팀워크도 매우 좋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모든 캐스트가 과거 시즌과 비교해 한층 젊어진 느낌이다. 이와 관련해 뮤지컬 ‘삼총사’ 관계자는 “왕용범 연출이 이번 시즌에 한층 더 젊고 새로워진 느낌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왕 연출이 주축이 돼 캐스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성준 음악감독은 “재공연을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직면하게 된다. 이번 공연은 바뀐 배우들의 목소리로 하는 재공연이지만, 재공연 같지 않은 많은 경우의 수를 전달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삼총사' 2016년 출연진의 연습 장면. 대부분이 새로운 얼굴로, 신선한 열정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사진=쇼홀릭)

2009년 초연돼 어느덧 7년째를 맞이하며 다소 식상해질 수 있는 약점을 새로운 신선함으로 정면 돌파하려 한 것. 실제로 프레스콜 현장에서 접한 무대는 반복된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배우들의 투입으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기존 배우 4인방의 호흡을 볼 수 없다는 건 안타깝지만, 그에 뒤지지 않으려고 뒤를 따르는 후배 배우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강태을과 박은석의 아토스는 카리스마가 있고, 박성환과 조강현의 아라미스는 한층 더 능글맞다. 장대웅과 황이건은 극의 무게 중심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여기에 카이·박형식·신우·산들이 젊은 패기의 달타냥으로 힘을 불어넣는다.


캐스팅 관련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다. 사실 새로운 배우 캐스팅이 특별한 이슈는 아니지만, 유독 ‘삼총사’는 대표 배우 4인방의 이미지가 강한 공연이었기에 화제가 됐다. ‘삼총사’를 매 시즌마다 꼭 챙겨봤다는 한 관객은 “올해 시즌에도 늘 돌아오는 배우 4명 중 한 명은 돌아오겠지 했는데, 전부 새로운 배우로 바뀌어서 좀 놀랐다. 그래서 신기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관객층이 형성되기도 했다. B1A4의 팬이라고 밝힌 한 관객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왔는데, 생각보다 공연이 유쾌해 즐겁게 관람했다”고 말했다.


기존 캐스트에 대한 그리움도 존재한다. 한 관객은 “새로운 사총사로 무대에 오른 지 얼마 안 되다보니, 아직은 노련한 맛이 없어서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가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목소리는 같았다.


▲세대교체의 시기를 맞은 뮤지컬 '삼총사'가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연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시연 중인 모습.(사진=쇼홀릭)

배우들에겐 기존 선배들이 다져온 길에 대한 부담감과, 앞으로 꾸려나갈 공연에 대한 포부가 동시에 잔뜩 들어가 있다. 윤공주는 “2년 만에 올라가는 무대고, 캐스트가 거의 바뀌어서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무대 위에서 진정성이 보이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태을은 “신선하고 열정적인, 패기가 넘치는 공연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총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세대교체의 시기에 들어섰다. 기존 ‘삼총사’의 팬들과, 새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팬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공연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6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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