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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야심작 '뉴시즈'로 도발 오디컴퍼니…3대 기획사 판세는?

'뮤지컬 신예' 온주완 등장 등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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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80호 김금영 기자⁄ 2016.04.22 15:55:50

▲오디컴퍼니의 2016년 라이선스 신작 뮤지컬 '뉴시즈' 공연 장면. 대본과 음악은 그대로 가져오고 조명, 의상 등 세부적인 요소를 재창조하는 논레플리카 방식을 취했다.(사진=오디컴퍼니)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지난 2015년 말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뮤지컬 ‘뉴시즈’ 이야기를 꺼냈다. 인터뷰 당일에도 ‘뉴시즈’ 무대에 오를 배우들 오디션 현장에 직접 참여하고 온 터였다. 바쁜 일정에 얼굴은 수척했지만 눈빛은 빛났다. 그는 “자신있다”며 “뉴시즈에서 새 얼굴, 또는 이미 알려진 배우라도 잘 몰랐던 새로운 재능의 발견을 기대해도 좋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4월, 오디컴퍼니의 야심찬 2016년 라이선스 초연작 ‘뉴시즈’가 막을 올렸다. 1992년 영화 개봉과 DVD 발매가 먼저 이뤄진 바 있는 ‘뉴시즈’는 디즈니 뮤지컬 영화 중 무대 버전으로의 각색 요청이 가장 많았던 작품이다. 이후 알란 멘킨의 음악과 잭 펠드먼의 가사, 하비 피어스틴의 극본으로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가 브로드웨이 공연으로 재탄생시켰다.


19세기 말 뉴욕 시를 배경으로, 거리 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10대 뉴시즈(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미국 신문팔이 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시아 최초로 한국 초연 무대, 그리고 그 무대를 오디컴퍼니가 맡았다는 소식은 화제가 됐다.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드림걸즈’ ‘그리스’ 등 흥행 재연작을 선보여 온 오디컴퍼니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어서 더욱 그랬다.


마침내 확인한 ‘뉴시즈’ 무대 현장. 20명이 넘는 남자 배우들의 역동적인 노래와 춤이 무대를 채웠다. 출판 거물인 조세프 퓰리처의 횡포에 맞서 싸우는 뉴스보이들의 스토리는 시대를 넘어 현 시대까지 관통하는 메시지로 가슴을 울렸다. ‘신 대표가 이번에 마음을 단단히 먹었구나’ 하고 느껴졌다. 지난해 말 수많은 재연 속 홀로 초연으로 등장해 호평을 받으며 뮤지컬계의 판도를 흔들었던 ‘오케피’가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오디컴퍼니와 더불어 뮤지컬계 3대 기획사로 꼽히는 설앤컴퍼니와 신시컴퍼니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각 기획사가 내세우는 강점이 있다. 올해의 첫 포문은 신시컴퍼니가 신작 연극 ‘렛미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디컴퍼니는 씨제스컬쳐와의 공동 작업인 ‘드라큘라’를 선보였고, ‘뉴시즈’로 본격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후발 주자인 설앤컴퍼니는 ‘위키드’로 5월 지방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각 기획사의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현재까지의 움직임에 주목해 봤다.


PART 1. 주력 분야
신시 ‘연극 주력’ vs 오디 ‘신작 도전’ vs 설앤 ‘지방 공략’


▲신시컴퍼니는 연극 제작에 주력할 방침이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 이어 '레드' '햄릿'까지 예정돼 있다. 연극 '레드'의 공식 포스터.(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뿐 아니라 다양한 연극을 선보여온 신시컴퍼니는 올해 초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신작 연극 ‘렛미인’으로 포문을 열었다. ‘렛미인’ 이후에는 신시컴퍼니의 대표 흥행작인 뮤지컬 ‘맘마미아!’를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는 신작 개발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도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예술감독은 신작 뮤지컬 ‘아리랑’과 흥행 뮤지컬 ‘시카고’를 동시에 선보인 바 있다. 흥행작으로 거두는 성과를 신작 연극 제작에 투입하는 식이다.


올해 초엔 ‘렛미인’을 비롯해 창작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까지 창작 작품에 몰두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후엔 연극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를 4월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올리고, 6월엔 연극 ‘레드’, 7월엔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연극 ‘햄릿’을 국립극장과 공동 제작해 올린다.


신시컴퍼니가 신작 연극 제작에 몰두하는 동안 오디컴퍼니는 신작 뮤지컬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4월 15일 개막한 ‘뉴시즈’로 현재 관객 몰이에 한창이다. 아시아 초연작인 ‘뉴시즈’는 신선함이 강점이다. 비교 및 참고 대상인 이전 시즌 공연이 없다는 건 위험 부담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호기심을 끄는 효과도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1899 뉴스보이 파업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실제 사건이다. 뉴욕의 신문팔이 소년들이 조지프 퓰리처와 그의 경쟁자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를 상대로 처우 개선을 촉구하며 파업한 것에서 시작됐다. 파업은 2주간 진행됐고, 신문팔이들은 기존보다 더 많은 작업 보수를 받게 됐다. 공연은 이 실화를 바탕으로 극적인 드라마와 희망의 메시지를 더했다.


설앤컴퍼니는 대표 흥행작 ‘위키드’로 지방 공략에 먼저 나설 예정이다.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9년 만에 한국에 상륙한 ‘위키드’는 2012년 내한, 2013년 10주년 기념 한국어 초연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는 특별히 대구에서 먼저 공연을 시작한다.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5월 20일~6월 공연을 올린 뒤 7월 12일~8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상륙한다. 신작보다는 흥행작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며 공연 마니아들의 발길을 지속적으로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PART 2. 제작 방식
오디 ‘논레플리카’ vs 신시 ‘레플리카’ vs 설앤 ‘정통’


▲설앤컴퍼니는 전 세계 동일하게 운영되는 뮤지컬 '위키드'의 거대 스케일을 대구 무대에 그대로 올릴 예정이다.(사진=CNB 포토뱅크)

제작 방식에 있어서도 각 기획사는 차별화된 특징을 보인다. 신시컴퍼니는 연극 ‘렛미인’을 레플리카 방식으로 선보였다. 원작 프로덕션의 모든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고, 존 티파니 연출을 비롯해서 무브먼트(movement) 디렉터 스티븐 호겟, 무대 디자이너 크리스틴 존스 등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직접 한국에서 오디션을 진행하고, 무대를 구현했다.


뮤지컬엔 흔한 방식이지만 연극에서는 선례가 없어 주목 받았다.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예술감독은 “오리지널 연극을 그대로 서울로 옮겨서 하는 것이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다. 연극엔 흔하지 않은 방식이라 과정이 힘들었지만, 새로운 연극 문화 형성의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시컴퍼니가 레플리카 방식을 선보였다면, 오디컴퍼니는 논레플리카가 주요 특징이다. 오디컴퍼니의 대표 단어로 꼽히기도 한다. 공연의 기본 구조는 가져오되, 세부적인 사항을 한국 무대와 문화의 특성에 맞춰 새롭게 재창조하는 방식이다. 즉, 라이선스 공연이라도 논레플리카 방식을 통하면 한국 프로덕션만의 차별화된 무대를 선사하게 되는 것. 오디컴퍼니는 앞서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드라큘라’도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선보인 바 있다.


‘뉴시즈’ 또한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이뤄졌다. 오디컴퍼니 측은 “음악과 대본을 제외하고 무대, 의상, 조명 등은 새롭게 바꿨다. 디즈니 뮤지컬이 논레플리카로 제작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디즈니 측과 꾸준한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뉴시즈’ 한국 무대에는 오디컴퍼니의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를 함께 작업한 이우형 조명디자이너와 오필영 무대디자이너가 참여했다. 특히 이우형은 브로드웨이에서 언제든지 공연할 수 있는 ‘조명디자이너 유니온’에 소속된 창작자다. 그리고 데이비드 스완이 연출을 맡았다.


설앤컴퍼니는 기존 라이선스 공연을 제대로 한국 무대에 구현하는 데 주력한다. 대구 공연에서 30인조 오케스트라, 단 한 번의 암전 없는 54번의 무대 전환 등의 거대한 무대 매커니즘, 40억 원 가치의 화려한 의상을 선보인다. 설앤컴퍼니 측은 “전 세계에서 동일하게 운영되는 스케일이 그대로 옮겨진 무대로 지방에서도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진수를 그대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PART 3. 출연 배우 대결
오디-신시 ‘새 스타 발굴’ vs 설앤 ‘스타 포진’


▲박소담(오른쪽)은 연극 '렛미인'을 통해 연극 무대에 첫 데뷔했다. 첫 도전이었지만 인상적인 연기로 호평 받았다.(사진=신시컴퍼니)

스타들의 대결도 뜨겁다. 신시컴퍼니는 ‘렛미인’을 통해 박소담을 발굴했다. 박소담은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충무로의 괴물 신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이미 떠오르고 있는 신예 스타였지만, 연극 무대에 데뷔한 건 ‘렛미인’을 통해서였다. 극 중 피에 굶주린 소녀 뱀파이어 일라이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뱀파이어의 초인적인 힘을 상징하는 움직임도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소녀이지만 오랜 세월을 살아온 뱀파이어로서의 이중적인 모습도 포착했다.


오디컴퍼니는 또 스타 발굴에 성공했다. 조승우, 류정한, 정성화, 조정석, 홍광호 등을 발굴한 데 이어 이번엔 온주완이 ‘뉴시즈’의 리더로 나섰다. 공식 첫 뮤지컬 데뷔다. 처음 그의 캐스팅이 발표됐을 땐 의외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일전에 유연석이 ‘벽을 뚫는 남자’에 캐스팅 됐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노래 실력을 선보일 기회보다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기로 접한 적이 많았기에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거리가 없었던 것. 그런데 ‘뉴시즈’가 개막한 현 시점에서는 ‘왜 이제야 뮤지컬 무대에 올랐을까’ 할 정도로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온주완(가운데)이 뮤지컬 '뉴시즈'에서 열연 중인 모습. 이번 공연을 통해 뮤지컬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안정된 연기와 가창력으로 뮤지컬계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사진=오디컴퍼니)

방송에서 이미 알려진 춤 실력은 ‘뉴시즈’ 무대에서 더욱 발휘된다. ‘뉴시즈’엔 유독 역동적인 춤 동작이 많다. 온주완은 춤은 물론 고난이도 백덤블링까지 안전하게 소화하면서 무대 위를 뛰어 다닌다. 그 와중에 노래도 놓치지 않는다. 안정된 성량으로 다른 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 튀지 않고 조화를 제대로 이룬다.


그리고 더 처절한 특징이 있다. 극 중 맡은 뉴스보이들의 리더 잭 켈리가 절망할 때 그가 연기하는 잭은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 더 처절하고 화가 나 있는 모습이다. 서경수와 이재균이 같은 장면에서 안타까운 감정이 더 두드러진다면, 온주완은 동작이 더 크고, 감정 폭발의 폭이 커 눈길을 끈다. 이와 반대로 능글맞은 대사를 날릴 때 주머니에 손을 넣고 등을 살짝 구부리며 치는 눈웃음도 여성 관객을 심쿵하게 한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스타 시스템이 아닌 새로운 배우들로 관객의 흡입력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앤컴퍼니는 이미 입증된 뮤지컬계 대표 스타들을 모았다. 차지연, 정선아, 박혜나, 아이비, 남경주 등 대표 스타들이 ‘위키드’ 공연에 모두 모여 기대를 받고 있다.


PART 4. 대표 공연의 특징
오디 '남풍' vs 신시-설앤 '여풍'


▲뮤지컬 '뉴시즈'는 20명이 넘는 남자 배우들의 거친 호흡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사진=오디컴퍼니)

‘뉴시즈’ 공연장에 방문했을 때 유독 역동적인 힘이 느껴졌다. 이유가 무엇인가 했더니 무대 위를 점령한 20명 이상의 남자 배우들이 단체로 군무를 선보이는 장면 덕이었다. ‘뉴시즈’는 유독 남풍이 강력하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자 캐서린 플러머 역의 린아·최수진, 잭 켈리를 돕는 극장주인 메다 역의 최현선 등을 제외하고 모두 남자 배우들이 포진했다.


뉴시즈를 연기하는 남자 배우들은 아크로바틱, 발레, 탭댄스까지 다양한 안무를 소화하며 무대를 채운다. 뉴시즈의 리더인 잭 켈리 역의 온주완·서경수·이재균을 중심으로, 아버지의 실직 때문에 동생 레스와 함께 뉴시즈로 나서는 데이비 역의 강성욱이 호흡을 맞춘다.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잭의 가장 절친한 친구 크러치 역의 강은일, 뉴시즈의 귀여운 마스코트인 레스 역에 윤펠릭스·이태경·한우종까지 그야말로 남풍이 거세다. 소년들이 모여 함께 우정을 나누고, 불합리한 상황에 맞서 싸우려는 의지가 눈길을 끈다.


▲여자들의 파워를 제대로 보여주는 뮤지컬 '맘마미아!'의 공연 장면. (왼쪽부터) 신영숙, 김영주, 홍지민이 열연 중이다.(사진=신시컴퍼니)

남풍만 강한 것이 아니다. 여풍도 만만치 않다. 신시컴퍼니의 공연에서는 무대를 휘어잡았던 ‘렛미인’의 박소담 뿐 아니라, 현재 공연 중인 ‘맘마미아!’의 최정원, 신영숙, 김영주, 전수경, 홍지민, 이경미, 박지연, 김금나, 서현까지 여자 배우들이 무대를 누비며 활약하고 있다. 특히 ‘맘마미아’에서는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멋진 여성 캐릭터들의 무대가 흥을 돋운다.


설앤컴퍼니도 여풍 파워가 강력하다. ‘위키드’는 마녀들의 대결로 유명하다. 모두의 사랑을 받는 금발 마녀 글린다, 그리고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초록 피부의 마녀 엘파바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이 글린다를 아이비와 정선아가 연기하고, 엘파바는 차지연과 박혜나가 맡아 호흡을 맞춘다. ‘뉴시즈’의 남자들 우정 못지않게 여자들의 우정 또한 멋지다는 것을 보여준다. 엘파바를 연기하는 차지연은 다른 여자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매우 흥분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뮤지컬계 3대 대표 기획사들의 2016년 경쟁은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했다. 각자의 강점을 지닌 공연들, 그리고 새로운 전략으로 관객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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