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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스페이스 풀, 자연 속 인간의 욕망 그림자 포착하는 이솝 개인전

'낮과 밤 사이 그림자'전을 5월 12일~6월 12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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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6.05.11 17:52:14

▲이솝, '산책'. 장식장, 시트지, 나무, 체인, 조류 장난감 등, 178 x 92.5 x 42.5cm. 2016.

아트 스페이스 풀(디렉터 이성희)이 5월 12일~6월 12일 이솝의 개인전 '낮과 밤 사이 그림자'를 연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한 작가는, 아카데미와 미술 제도의 관습에서 벗어난 조형 언어를 구사하며 주목 받아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그 관계를 고찰하는 조각 작품 및 드로잉을 선보인다.


가구, 그물, 조개 껍질, 식물 등을 수집해 만든 전시장의 풍경은 작은 자연사 박물관 혹은 온실을 떠올리게 한다. 전시에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냥의 대상으로서의 자연과, 감정을 공유하는 대상으로서의 자연이다. 전자의 자연이 인간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 희생된다면, 후자의 자연은 인간과의 감정적인 교류(반려동물)를 위해 공존한다.


이처럼 상이하면서도 연결점이 존재하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간섭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작가는 자연과학논문과 학회지 등 이성적 연구의 결과를 참고한다. 그러면서도 대상으로부터 거리를 두지 못하는 감성적이고 섬세한 태도를 취한다. 그리고 그 지식들을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이솝, '제비나비와 민꽃게의 형태계측학 연구'. 종이에 콜라주, 44 x 31.7cm. 2015.

양계장에서 인공점등으로 닭들이 끊임없이 알을 생산하게 하는 체계를 언급하고 그 알들을 위로하는 '불면과 심의 상관성', 사냥을 위한 각종 그물과 덫들을 시각화한 '새와 물고기를 잡은 어부' 등은 생태 구조에 개입하는 연구들과 그 안에 내재된 인간의 욕망에 질문을 던진다.


또한 작가는 앵무새를 키우는 자신의 개인적인 관심에서 출발해 인터넷에서 떠도는 앵무새 놀이터 이미지를 찾아 재해석한 작품도 선보인다. '산책'과 '내 서랍 속의 양귀비꽃'은 가구 내부에 숲의 이미지가 인쇄된 시트지를 붙이거나, 죽은 나무나 식물을 넣어 '모방된 자연'의 형태를 하고 있는 놀이터를 형상화한다. 여기서 놀이터는 반려동물을 유인하는 도구가 된다. 결국 반려동물을 위한 것처럼 보였던 놀이터 역시 일종의 덫이 된다. 교류의 도구, 그리고 사냥의 도구 목적이 큰 차이가 없음이 여기서 드러난다.


아트 스페이스 풀 측은 "작가가 작품을 통해 자연에 개입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해 옳고 그름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인간과 자연이 관계를 맺으면서 서로를 변화시키는 과정과 그를 인식하는 다양한 관점들에 이야기하려 한다"며 "전시명인 '낮과 밤 사이 그림자'는 자연에 개입하는 인간의 행위가 교차되면서 나타나는 풍경의 은유적인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솝, '바다머신'. 어망 위에 고둥 껍데기, 122 x 27 x 20c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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