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억윤 골프 세상만사] 골프 금메달은 무조건 한국? 변수 있는데…
(CNB저널 =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국민 모두를 열광시켰던 명장면. 박세리 선수가 물에 들어간 공을 치기 위해 골프화를 벗었다. 이때 보인 흰 발이 너무 신기하고 멋져 보여 골프를 치기 시작하게 됐다는 박인비. 그녀는 박세리의 기록을 뛰어 넘었다. 현재 세계 1위인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에게 1위 자리를 내어주고 2위를 지키고 있다. 대망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과 메이저 대회 7승을 거뒀고, 박세리의 뒤를 이어 명예의 전당에 오르면서 골프 여제로서의 위업을 한창 이어가고 있다.
한 세기를 넘어 112년 만에 골프가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에 복귀했다. 지카 바이러스라는 복병이 있긴 하지만, 우리 낭자군들이 금메달을 놓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벌이는 한판 승부는 흥미를 끌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확보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4명의 후보군 중 누가 출전하게 되느냐가 지대한 관심사였는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박인비는 일시적이길 기대해 보지만 부상과 함께 슬럼프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음 달로 다가온 올림픽 경기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세계 랭킹도 2위에서 3위로 밀려나면서 올림픽 경기 출전 여부마저 불투명해졌다. 현재 우리 낭자군의 세계 랭킹 순위는 5위 김세영, 6위 전인지, 8위 양희영으로, 변수가 있을 수는 있지만 출전이 유력해 보인다.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유소연(왼쪽)과 백규정(오른쪽)이 6월 9일(현지시간) 박인비의 LPGA 명예의 전당 입회를 함께 축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그러는 사이 세계 랭킹 1위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는 더욱 굳건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장타를 앞세운 태국의 주타누간 선수는 데뷔 첫 승과 함께 3연승으로 치고 올라왔다. 캐나다의 천재 소녀 브룩 핸더슨은 지난주 메이저 대회인 KPMG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 랭킹 2위로 뛰어 올랐다. 올림픽 경기에서 우리 낭자군들의 승리를 위협하는 강자로 우뚝 치고 나왔다.
박인비 부상 속 치고 올라오는 브룩 핸더슨 등 눈길
대한민국 골프 여제들의 활약을 기대
한때는 이번 리우 올림픽 골프 종목 여자 부문 금메달을 두고 한국과 한국계 선수들끼리의 승부가 전망됐지만 지금은 또 다른 가능성도 점쳐진다. 리디아 고가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호주를 대표하는 이민지의 상승세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림픽 골프 코스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약 5km 떨어진, 습지와 해변으로 이뤄진 링크스 스타일의 해변 지역이다. 늘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복병이다. 국제골프연맹(IGF) 타이보트 부회장도 “바람이 그날 경기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코스 설계 자체가 바람을 어떻게 이기며 이용할 수 있는지가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누가 이 바람을 뚫고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 박인비의 빠른 슬럼프 탈출과 우리 낭자군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정리 = 김금영 기자)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