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나⁄ 2016.07.07 14:53:29
▲김병규, '자기 얼굴 묘사_유(Self Face Description_You)'. 스틸 이미지. 2016. (사진 = 갤러리 룩스)
갤러리 룩스는 안옥현과 김병규의 2인전 ‘유 갓 스턱 인 디 워(You got stuck in the wall)'을 7월 15일~8월 6일 연다.
이번 전시는 파울로 소렌티노(Paolo Sorrentino)의 영화 ‘유스(Youth)'의 짧은 대화에서부터 시작됐다. 거장 지휘자 프레드와 노장 감독 믹은 스위스의 고급호텔에서 은퇴 후의 시간을 보낸다. 은퇴 후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프레드와 달리 믹은 여전히 과거의 영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태다. 믹이 프레드에게 “감정이 과대평가 됐다고 했지. 다 헛소리야. 감정이 전부야”라고 말하며 창밖으로 자신의 몸을 투신하고, 프레드는 밖이 소란하자 그제야 오열하게 된다.
안옥현, 김병규 작가는 감정이 종종 하찮은 것이나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에 주목한다. 이들은 그 이유를 감정에 대한 과대평가 속에서 지나치게 대량생산되고, 마치 포르노처럼 빠르게 대량 소비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속에서 감정은 역설적으로 잊혔기 때문이다.
▲안옥현, '갈대밭에 문영과 혁규 Munyoung and Hyukyu in the Reeds'. Digital C Print, 150 x 100cm. 2013. (사진 = 갤러리 룩스)
16년 넘게 서로의 작업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봐온 두 작가는 전시 제목처럼 자신들이 어딘가에 갇혀 있는 상태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 감정이란 공통의 화두를 던졌다.
안옥현은 ‘남 몰래 흘리는 눈물’(2012) 영상 작업과 진부하리만치 전형적으로 에로틱한 이미지의 가슴을 드러낸 여성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김병규는 3D 프린터로 제작한 문자 조각 ‘공간이동 하다가 벽에 박혔어’(2016)과 거울에 비쳐진 자신의 얼굴을 보고 스스로의 얼굴을 묘사하도록 요청한 포트레이트 영상 ‘자기 얼굴 묘사_유’(2016), ‘자기 얼굴 묘사_그녀’(2016) 등 신작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