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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과 재난은 다르지 않아"... 세시간 여행사의 '콘크리튜레이션', 세운상가의 개방회로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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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연수⁄ 2016.08.03 16:43:22


종로 세운상가에 있는 예술 공간 개방회로는 8월 5~19일 세시간 여행사의 ‘콘크리튜레이션(CONCRETULATION)’을 연다.


‘세시간 여행사(윤세라, 이예지)’는 관광업체의 시스템을 차용한 퍼포먼스를 통해 관광 상품과 코스 개발의 허상을 강조하며 도시화와 현사회의 허구성을 비판하는 작업을 해 온 시각 예술가 그룹이다.


세시간 여행사의 전시를 기획한 ‘개방회로’는 기록을 중심으로 한 미적인 실천에 주목하는 콜렉티브(그룹, 모임)이자 동명의 공간이다. 종로 세운상가의 단칸 공간에서 소규모 전시, 공연, 영화제, 워크숍 등을 기획해왔다.


‘콘크리튜레이션’은 개방회로가 ‘포스트-스튜디오’를 열쇳말로 다양한 창작자들과 하는 협업 시도 중 하나다. 세시간 여행사는 이번 전시에서 사고 현장과 관광 프로그램을 겹쳐 보여준다.


기획자 중 한 명인 개방회로의 박이현은 “관광 자본의 욕망을 따라 배치된 여행 프로그램은 관광객이 우발적인 사건을 겪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또한 대중매체에서 마주하는 재난과 사고의 이미지들은 (편집되어) 매끈하게 보여진다”며, “우리는 재난 밖에서 관람객이 된다. 이처럼 관광 상품과 미디어에서 재난을 다루는 방식은 매우 유사하다”고 전시 동기를 설명한다.


전시는 작가들이 쓴 ‘삼일지’라는 단편소설에서 시작한다. 잠실 롯데타워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긴급한 상황들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이 소설은 종묘 공원에 제3 롯데타워를 세우기로 한다는 내용이다. 이야기는 대형 싱크홀의 탄생으로 막을 내린다.


작가들은 “도심 싱크홀 같은 특징 재해들은 예방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뉴스에 등장하는 많은 재난들 중 싱크홀이 우리의 관심을 끈 이유는 예측할 수 없지만 원인을 짐작할 수 있는 변칙적인 상황의 양면성 때문”이라고 전한다.


콘크리튜레이션은 재난 현장과 여행의 장소적 요소를 중첩해 보여준다. 싱크홀 재난 현장의 변칙적인 모습과 관광 여행의 계획적이고 예측 가능한 모습은 대비되며 제시된다. 전시 공간에는 교통콘에 둘러싸인 싱크 홀을 표현한 검은색 조형물이 설치되고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배경음악이 흐른다. 공연자는 도로 안전요원의 몸짓으로 안무를 만들어 반복적으로 움직인다.

교통콘: 운전자에게 장해물이나 도로 공사 구간, 기타 통행 규제를 알리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설치하는 교통 규제 시설의 하나. 삼각 원추 형태를 하고 있다.


작가들은 “사고 현장에서 교통콘 주위를 서성이는 경찰관들이 생각나다가도 열대지방에 여행을 온 것 같은 공간의 느낌은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은 소설 '삼일지’의 마지막 장면과 흡사한 분위기를 조성해 우리가 소비하는 재난 현장의 이미지와 관광 상품의 한계성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힌다.


한편, 이 전시는 서울문화재단과 서교예술실험센터의 후원으로 열리며 19일 오후 7시에는 배우 류선영의 클로징 퍼포먼스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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