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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미술관, 애도와 헌정 담은 오세경 개인전 '회색 온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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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윤하나⁄ 2016.08.10 15:51:51

▲오세경, '접속(부분)'. 한지 위에 아크릴, 194 × 391㎝. 2016. (사진 = OCI 미술관)

  

OCI미술관은 신진작가 창작지원 프로그램 ‘2016 OCI YOUNG CREATIVES’를 마무리할 전시로 오세경 개인전 ‘Achromatic Centricity: Grey Temperature(무채색의 중심: 회색 온도)’를 개최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4 x 4m에 달하는 대형 작업을 비롯한 회화 10여 점과 숫자 3을 연상시키는, 알 수 없는 형태의 설치 작업 등을 선보이며 사회적 이슈 - 주변과의 관계 - 개인사로 시선을 차례로 옮긴다.

 

전시 제목 'Achromatic Centricity: Grey Temperature'는 '어중간(於中間)'한 애매함을 내포한 단어들의 사슬이다. 어중간의 의미는 정가운데도 아니고 거의 중간 즈음을 뜻한다. 그야말로 애매함 중의 애매함, 절대적인 애매함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에게 검은색도, 흰 색도 아닌 회색(grey)과 여러 색을 뭉뚱그리다보면 나오는 무채색(achromatic)은 어중간함의 현신이다.

 

오세경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어중간이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는 것이 또한 어중간이라며, “사건 및 인간이 가진 다중성과 다면성을 회색에 빗댔다고 설명한다.

 

그의 작업에는 애도와 헌정이 곳곳에 스며있다.

 

▲오세경, '동병상련(同病相憐)'. 한지 위에 아크릴, 150 × 150㎝. 2016. (사진 = OCI 미술관)

 

길고양이와 노란색 거대 병아리, 그리고 여고생이 함께 그려진 작품 동변상련은 제목 그대로 앞으로 노란빛을 잃어갈 병아리에 대한 애도가 저변에 깔렸다. 서로를 가엽게 여기는(상련, 相憐) 이들은 성장의 애환을 공유하고 있는 듯 보인다.

 

작업 곳곳에 꾸준히 등장하는 여고생은, 작가가 부업으로 해 온 오랜 강사 생활 속에서 찾은 자신만의 모티프다. 회색에 일찍 눈뜨고, 회색 세상으로 돌입하기 직전의 여고생은 그래서 더 안타깝고 소중한 가치를 암시한다. 어린이 보호차량을 연상시키는 사람 크기만 한 노란색 병아리는 작가가 설정한 최대한의 경호인 셈이다.

    

짝궁은 세월호 사건에 뒤얽힌 주변 정황과 해결의 막연함을 토로한다. 거대한 무력감으로 작가가 할 수 있는 것은 인명의 희생과 가치의 상실에 대한 애도이다. ‘죽음은 작가 자신의 의지와 능력을 넘어선, 어떤 한계를 절감하는 계기였다. 세월호 사건은 세상을 꽉 채운 불확실성과 막연함에 대한 통감을 안겨준 사건으로, 작품 숨바꼭질은 학생들이 숨바꼭질하며 놀던 광경과 비극적으로 오버랩 된다. 전시는 8월 21일까지.


▲오세경, '짝꿍'(왼쪽)과 '숨바꼭질'. 한지 위에 아크릴, 130 × 97㎝, 2015(왼쪽). 162 ×130㎝, 2014. (사진 = OCI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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