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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로서 인도네시아 바라보기… space xx, '족자에서의 첫인상(First Sight in Gogja)'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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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연수

▲이완, '산과 숲'. 면에 바틱, 102 x 49cm. 2016.


예술인들과 소공인(small manufacturer: 소규모 생산자) 간의 상생과 교류를 목적으로 작가가 운영하는 예술 공간 space xx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진행된 백아트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결과로서 ‘족자에서의 첫인상(First Sight in Gogja)'전을 개최한다.

백아트레지던시는 국가 간의 경계를 초월해 예술가를 지원하고, 전시를 기획함으로써 교류와 소통의 기회와 시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특정 장소에서 일정 기간 동안 서로 낯선 이들이 모여 시간을 공유한 후, 각자의 스튜디오에서 작품을 제작해 기록물과 함께 전시하는 방식이다.

첫 프로그램이 진행된 2012년에는 세 명의 작가들이 멕시코시티에서 만남을 가졌고, 2014년에는 다섯 명의 작가들이 제주도와 서울에서 만나 미술 이론가 최태만 교수의 안내를 받으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세 번째를 맞은 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에 있는 체메티 아트 하우스(Cemeti Art House)에서 진행됐다. 한국의 이완 작가를 포함해, 미국 작가 마르코 리오스(Marco Rios)와 크리스틴 응유엔Christine Nguyen), 인도네시아 작가 헤리 도노(Heri Dono), 앙키 푸르반도노(Anki Prubandono), 인디게릴라스(Indieguerillas)가 레지던시에 참여해 그들의 시간과 생각을 공유했다.

더불어, 참여 작가 여섯 팀과 함께 최태만 교수(국민대), 수잔 백(백아트대표), 게티 미술 연구소(Getty Research Institute)의 큐레이터 존 테인(John Tain)이 함께했다.

체메티 아트 하우스의 설립자인 멜라 자르스마(Mella Jaarsma)와 닌디툐 아디푸르노모(Nindityo Adipurnomo)는 2002년 광주 비엔날레에 참여 이후, 여러 문화예술기관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참여자들은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약 2주간 자카르타 비엔날레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 복합문화공간인 루앙그루파(Ruangrupa), 인도네시아 시각예술 아카이브(IVAA) 등 여러 기관을 둘러봤다. 또한, 술탄의 궁전인 케라톤(Keraton)과 판따이 데뽁(Pantai Depok) 해변 및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프람바난(Prambanan) 힌두 사원과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까지 답사했다. 인도네시아의 자연과 문화를 온 감각으로 체험한 참여자들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서로 다른 예술 세계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완은 이번 전시에서 인도네시아 장인에게 배운 바틱 기법(인도네시아 전통 염색 기술)을 사용해 작품 ‘산과 숲’,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를 제작했다. 그리고 그의 ‘메이드 인’ 시리즈 중 하나로 현지에서 공수해 온 나무로 제작된 미니멀한 테이블도 함께 전시된다.

크리스틴 응유엔 역시 바틱 기법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기반으로 ‘영혼과 빛’이라는 작품을 천 위에 블루프린트 방식으로 제작했으며, 메라피 산에서 발견한 식물들과 동물들, 자연의 풍경을 플라스틱 종이(mylar) 위에 묘사하기도 했다. 그리고 헤리 도노와 주고받은 교환 드로잉도 선보인다.

마르코 리오스가 인도네시아 현대미술 현장에서 젊은 작가들이 발산하는 에너지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The Band: Polonium-201(더 밴드: 폴로늄-201)’은 작가 및 뮤지션, 디자이너들이 협업해 만든 사운드 아트다.

헤리 도노의 작품 ‘영적 수호자’는 와양 극장의 그림자 인형극을 참조하여 만든 작품이다. 이슬람 이전의 종교적 형상과 인도네시아의 종교가 혼합된 다문화의 복합성을 표현했다.

앙키 푸르반도노는 지폐, 신문, 제품, 포장지를 스캔한 후 크게 확대한 작품인 ‘프로파간다’를 제작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소비하는 이미지에 숨어 있는 요소, 성분들을 세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독려한다.

마지막으로 인디게릴라스는 ‘응답하는 기계’를 통해 종교를 상품화하는 현대사회를 비판한다. 관객이 종이에 자신의 바람을 적고 동전을 작품에 넣으면 닭 모양의 조형물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키네틱아트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큐레이터 존 테인은 에세이를 통해, 7세기부터 인도와 중국, 15세기부터 유럽을 잇는 무역의 교차로 역할을 한 인도네시아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인도네시아의 역사성이 의미하는 열린 마음을 강조하고, 이것을 참여자들이 기억하기를 권고했다. 그는 “이번 백아트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인한 두 대륙 간의 만남은 오늘 현실의 축소판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헤리 도노의 작품 '영적 수호자'가 설치된 모습.(사진=space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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