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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옹기가 현대 생활방식과 만났을 때… ‘오늘의 옹기: 이현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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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연수⁄ 2016.12.14 18:07:53

▲장인 이현배의 옹기 작품 '옹알'.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은 12월 13일~내년 2월 26일 ‘오늘의 옹기: 이현배’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전통 방식을 최대한 고수하며 미적-기능적으로 우수한 옹기를 만들고자 하는 장인 이현배의 자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전시는 장인이 추구하는 작품세계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첫 번째 주제인 ‘아름다운 모양새’는 자기에 비해 소박하다는 이유로 미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전통옹기에 대한 장인의 심미적 탐구 자세를 소개한다. 그의 독(항아리)은 일반 남부식보다 어깨가 벌어지고, 항아리의 입구인 ‘전(입술)’을 야무지게 잡기 때문에 제작 과정상 덜 틀어져 완성미가 높고 역동적인 특징이 있다.


나아가, 장인은 기존의 일반적인 옹기 형태를 새롭게 재해석한다. 예를 들면, ‘곤쟁이 젓독’이 가진 원통의 현대적인 조형미를 활용해 아름다운 쌀독과 키다리 화분을 탄생시켰다. 또, 장독이 땅에 묻힌 모습을 닮은 ‘납작연봉단지’, 세련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는 ‘자라병’의 변신 등에서도 옹기 본연의 조형미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곤쟁이 젓독’의 현대적인 조형미를 활용한 키다리 화분.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주제 ‘다양한 쓰임새’와 함께 선보이는 작품은 도시 평균 살림 규모에 적합한 장독 세트다. 장인은 우리나라 발효 음식 고유의 맛을 재현을 위해서는, 발효, 숙성, 신선도 유지 면에서 전통 옹기의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며 이 장독 세트를 90년대부터 제안해오고 있다.


이 외에 국수상, 서양식 상차림, 에스프레소잔 엄지와 커피로스터기, 한약 한 첩을 데워 먹기 편한 ’약손‘, 거친 옹기 표면과 수저가 닿았을 때 쇳소리가 덜 나도록 보완하여 만든 예올 회청 세트까지 오늘날의 건강한 옹기밥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인다.


▲전통적 옹기로 현대적 테이블 웨어를 만든 '오늘의 밥상'.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장인은 “성긴 흙을 서로 이어 구성력을 가진 몸을 만들고, 자연유약으로 피부를 입혀 뜸들이듯 지긋이 구워야 제대로 된 ‘숨 쉬는 옹기’를 만들 수 있다”고 전한다. 옹기 소재인 흙의 물성, 형태에 대한 장인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반복을 통해 체화된 성형, 가마축조 및 번조 기술은 실제로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영산강 유역 고대 옹관 제작기술을 복원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한편, ‘숨 쉬다’는 비단 옹기의 통기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장인은 옹기가 우리네 삶 속에 쓰여 ‘살아 숨 쉴 때’ 비로소 옹기답다고 생각한다. 주제 ‘옹기다운 옹기’에서 선보이는 함석재떨이를 대체하는 사각옹기의 예와 같이, 우리네 부엌, 창고, 베란다에서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 냄새 대신에 옹기의 숨결을 느낄 수 있길 바라는 것이다.


미술관 측은 “‘오늘의 옹기‘란 이현배 장인에게 지난 26년간 전통과 현대를 잇는 생활용품으로서 옹기의 본질을 찾아가는 하루하루 쉼 없는 여정을 의미한다”며, “전시된 옹기를 보며 어떤 모양새와 쓰임새로 활용할지 상상한다면, 각자 삶에서 ‘오늘날 숨 쉬는 옹기’를 그려보고 나아가 전통과 현대, 예술과 삶의 접점을 스스로 찾는다는 점에서 뜻 깊은 관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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