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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The Seoul, 예술이 말하는 도시 미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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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8호 김연수⁄ 2017.01.13 15:43:51


‘The Seoul, 예술이 말하는 도시 미시사’는 건축가, 미술가, 기계 비평가, 사진 연구원, 미술 평론가, 큐레이터 등의 각기 다른 직종의 사람들 15명이 모여 서울이란 도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들은 ‘서울의 중심이 아닌 주변, 즉 서울의 나머지 지역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도시의 사소한 영역을 시각 예술의 언어로 추적을 시작한다. 이들은 그동안 도시에 대한 예술적인 연구가 꾸준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생산되어 왔음에도 비평적으로 흐름을 짚어내는 시도가 많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들은 작은 것을 통해 보는 역사를 연구하는 미시사적 방법으로 도시의 '나머지' 공간이 지닌 역사를 탐색하고 기록한다. 즉 서울에서 실제 존재하던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추적한 것이다.


이 책은 ‘기획자의 추적’, ‘비평가의 추적’, ‘예술가의 추적’ 세 부분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엮은이들에 해당하는 ‘기획자의 추적’은 자신이 살았던 봉천동의 없어진 낡은 집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하면서 그것의 역사는 왜 기념될 수 없는가를 자문하는 건축가 정이삭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어서 미술칼럼니스트 서정임은 자신이 만났던 참여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들 중 서울의 주변부 역사를 작업으로 추적한 이들을 재조명한다.


‘비평가의 추적’은 7편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타이거마스크의 기원에 대한 학술보고서 - 김기찬에 의거하여’는 기계비평가 이영준과 사진연구원 한금현, 건축가 박철수가 진행한 학술보고서 형식의 공연 내용을 다시 글로 정리한 것이다. 건축 교수 조한은 이제는 없어진 이태원 ‘테이크아웃드로잉’과 미아리 ‘더 텍사스 프로젝트’, 그리고 한강의 ‘노들섬’을 통해 끝없이 중심에서 탈주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는 행위들에 주목한다. 큐레이터이자 미술평론가인 김장언은 서울의 산업화 과정에서 창신동이 어떻게 삶의 공간으로 변화되어 왔는지를 재조명한 전시를 통해 지역과 공동체에 대한 실험을 이야기한다. 이영준은 육조거리에서 관리가 외쳤던 “가가 허느시오!”부터 1929년 노면 전차와 한국전쟁 시기 T34 탱크의 소리, 80년대 중후반 최루탄의 폭음과 시위대의 외침, 그리고 최근의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까지 광화문에서 광화문 네거리까지의 길이 620미터쯤 되는 거리에서 620년간 일어났던 사운드 스케이프를 흥미로운 구성으로 정리한다. 독립큐레이터 심소미는 서울이란 메가시티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마이크로시티의 이야기를 예술가들을 통해 풀어낸다.


마지막 ‘예술가의 추적’에는 5명의 미술가들이 참여했다. 강홍구는 자신의 시간 속에서 1984년 홍대 앞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김소라는 2012년 작업을 통해 끊임없이 보충되고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계속해서 발명되는 서울역의 현재를 보여준다. 백승우는 세운상가-대림상가-삼풍상가-신성상가로 이어지는 서울의 기억을 정리하고, 윤수연은 기념비적으로 틀지어진 역사로 인해 가려져 버린 일상의 역사를 다른 의미의 기념비적 현장으로 기록한다. 김희천은 일상적인 메일, 블로그 계정에 쓴 메모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개인의 사소한 행위가 만들어 내는 작은 파장들을 문학적으로 드러낸다. 


김정은, 서정임, 정이삭 엮음 / 1만 5000원 / 이안북스 펴냄 /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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