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계절이든 한시도 쉬지 않고 꽃을 피우는 제주의 꽃들을 수채화와 오일 파스텔로 담은 책이다. 스케치부터 채색까지 간단한 기법만으로도 누구나 꽃 그림을 그릴 수 있게 구성됐다. 예쁜 꽃 한 장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시간과 더불어 아름다운 꽃들의 섬인 제주의 향기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아주 작은 것도 커다란 관심으로 바라보면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림이 작가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말한다. 누구나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을 낙서하듯 담아낼 수 있으며, ‘잘 그려야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오히려 그림과 멀어진다는 것. 그래서 그림 그리는 시간을 선물하고, 그 시간 안에서 작은 행복을 느껴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다는 고백이다. 작가는 책을 만들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보다 ‘나는 어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일까’ 하는 생각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 고민 끝에 제주에 내려가 우연히 길가에 핀 꽃을 종이에 담으면서 이 책이 시작됐다. 작가의 설렘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한편 저자는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네이버, 삼성, 유한킴벌리, KBS 등 유수 기업과 협업했으며 출판, 캐릭터, 제품 일러스트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중이다. 현재는 제주의 조용한 바닷가 마을에 살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제주의 이야기를 소소한 일상과 함께 작품에 담고 전시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고율 지음 / 1만 6000원 / 재승출판 펴냄 / 2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