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자동차 수출액 늘었지만…웃을 수 없는 이유
고급차 효자 노릇, 전체 판매량은 내리막길 “왜”
▲자동차의 수출액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량이 줄어드는 추세는 지속되고 있어 완성차 업체의 실적개선까지는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자동차들이 수출 선박에 오르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수출이 우리경제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부진했던 자동차 업종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하지만 판매량 증가를 동반한 본격적인 상승세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여전하다. 완성차업계는 부진을 털고 ‘유턴’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동안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자동차 수출이 올해 들어 회복세를 띄고 있다.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1~5월 자동차 수출액은 176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7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를 두고 산업통상부는 ‘수출단가 상승’으로 수출액이 소폭 올랐다고 설명했다. 고급차, 친환경차(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대당 가격이 높은 차량의 수출이 성과를 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실적의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현대·기아자동차의 2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부정적 목소리가 더 많다. 문제는 판매량이다. 내수·수출 모두 판매량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각 사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의 1~5월 내수·수출 누적판매량은 337만3617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다. 내수 판매량의 경우 1.7%가, 해외의 경우 8%가 감소하며 동반 부진을 기록했다.
회사별로 보면 국내·수출 판매량이 작년보다 늘어난 르노삼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판매량이 줄었다. 국내 판매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욕구 감소영향이 컸고, 수출은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잇따른 리콜 논란으로 국내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크게 나빠진 상황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보호무역기조와 한미FTA 재협상 논란, 중국의 사드이슈로 인한 한국차 불매 움직임 등은 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게다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국회인준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대외무역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가성비’로 내수판매 회복해야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제품의 질을 높여서 우선 내수부터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여러 문제가 얽혀있는 수출보다 내수 공략이 기업에게 상대적으로 더 쉽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신차출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신규 소형 SUV ‘코나’의 이 달 출시를 앞두고 있고, 기아차는 다음 달 소형 ‘SUV 스토닉’을 선보인다. 쌍용차의 ‘티볼리’가 선점하고 있는 소형 SUV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특별한 신차계획이 없었던 한국지엠은 ‘캡티바’와 ‘올란도’의 저조한 판매를 극복하기 위해 중형 SUV ‘에퀴녹스’를 빠르면 올해 말 내놓을 방침이며 대형 SUV ‘신형 트래버스’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쌍용차는 지난 4월 내놓은 대형 SUV ‘G4렉스턴’ 영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 신차가 실적 반등에 힘이 되기 위해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아야 한다. 현대차의 ‘그랜저IG’, 쌍용차의 ‘티볼리’ 등이 가격을 낮추고 상품성을 개선해 성공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강동욱 연구원은 “가성비는 판매, 생산, 비용 등 여러 경영활동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요소”라며 “수익성에 비중을 두면서도 상품성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