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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로 날다③ : KB금융] '고1 김연아' 때부터 발탁한 안목 덕에 이미지 점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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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0호 윤지원⁄ 2017.08.25 16:43:25

▲2006년 KB은행 광고 '대한민국 1등을 넘어 - 김연아편'.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유명 메이커라면 대개 일정 정도의 품질을 보장하는 요즘, 소비자는 이미지를 산다. 그 제품이 나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게 광고다. 잘 만든 광고는 그 기업을 '다른 차원'에 올려놓음으로써 추월불가 단계로 진입시키기도 한다. 광고로 날아오른 기업의 역사를 훑어보는 CNB저널의 ‘광고로 날다’ 시리즈의 이번 순서는 KB금융이다.   


금융업계 1위인 신한금융이 진취적인 이미지로 비치는 데 비해 KB금융은 다소 보수적인 이미지가 있다. 브랜드 이름에 ‘국민’이 들어가는 만큼, 애국심 같은 보수적인 정서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애국심 마케팅은 지나칠 경우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KB금융이 이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식은, 보편적 정서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또한, 애국심을 노골적으로 강요하기보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애국심을 투영할만한 대상을 전면에 내세우고 기업은 한 발 뒤로 빠지는 것이다. 그리고 보수적인 이미지는 ‘젊음’으로 희석한다.

KB금융이 이런 마케팅 전략을 골고루 구사하는 데 적합한 최적의 모델이 있었다. 그리고 운 좋게도 그 모델을 상당히 일찍 만났다. 그는 바로 김연아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 여자 싱글 부문 금메달을 획득한 김연아. (사진 = 위키피디아)


1. ‘피겨 여제(女帝)’ 김연아와 국민 공감대

김연아는 특별하다. 한국 피겨 스케이트 남녀 통틀어 최초로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 주요 국제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선수다. 우승뿐 아니라, 출전했던 모든 시니어 대회에서 3위 이내에 입상, 세계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로는 유일하게 ‘올 포디움(All Podium: 언제나 시상대에 오름)’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으며, 은퇴할 때까지 세계 신기록을 11번이나 갈아치웠으며, 자신이 세운 기록을 빼앗긴 적이 없다. 

또한, 단지 스포츠 선수로서의 기량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표현력, 연기력까지 출중해 예술적 측면에서도 언제나 최고의 찬사를 들었다. 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계정이 올해 2월 게재한 김연아 특집 영상 아래에는 전 세계의 누리꾼들이 모여들어 “그녀의 몸짓은 테크닉을 떠나서 한 편의 완벽한 시”, “유나 킴(김연아) 때문에 이 스포츠에 빠져들었다”는 등의 댓글들을 달았다.

김연아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더욱 특별하다. 뛰어난 성적은 물론이고, 그 성적이 부단한 노력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 잘 알려져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될 만한 선수였다. 인성과 팬서비스도 모범적이고,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매력적인 사람이다. 동시대 최대 라이벌이자 김연아보다 먼저 주목받았던 선수가 일본의 아사다 마오였고, 그 때문에 이들이 출전했던 대부분의 세계대회는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한일전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김연아가 마오와의 대결에서 자주 승리했다는 사실이 김연아를 단지 뛰어난 선수가 아닌 국민적 영웅의 지위로 격상시켰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질만한 자연스러운 애국심을 끌어내는 데 이만한 선수가 없었다. 

그리고, 김연아는 이 모든 역사를 피겨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에서, 아사다 마오와는 달리 변변한 지원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룩했기 때문에, 국민이 그녀를 응원하는 마음에는 대견함과 미안함이 수반된다. 팬으로서 바라보기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내 가족과도 같은 애정까지 끌어내는 김연아는, KB금융이 브랜드의 대표 컬러인 노란색이 상징하는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에 딱 적합한 모델이기도 했다.

▲김연아가 현역 은퇴 후 2년이 지난 2016년 찍은 KB금융 광고.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톱 광고모델 김연아의 출발점

여전히 김연아는 광고계 톱 모델 중 하나다. 특히 스포츠 선수 중에서는 독보적이다.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 등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으며 많은 광고에 출연했지만, 김연아만큼 오랫동안 많은 광고를 찍은 스타는 없다. 은퇴한 지 3년이 지났고, 광고 외에는 대중에게 노출되는 활동을 거의 하지 않지만 현재도 최소 8개 브랜드의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김연아 금메달 획득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5조 2350억에 달할 것으로 계산했다. 연금 및 포상금, 광고모델, 방송 출연, 김연아 관련 제품 매출 등의 직접 효과가 1조 8201억 원, 미디어 파급효과, 국가 이미지 홍보 효과, 스폰서 노출 효과, 산업 성장 효과 등 간접효과가 3조 4149억 원이었다.

당시 김연아의 광고 모델료는 10억 원까지 치솟았고, 은퇴 선언 번복 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는 14억 원까지 뛰었다. 그해 8월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김연아의 1년 수입을 1400만 달러(약 156억 원)로 추산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을 마치고 은퇴하던 당시 광고계에서는 “스포츠 선수는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광고 모델로서의 효용이 떨어진다”며 김연아 광고도 줄어들 것으로 예견했지만, 결과는 위에서 설명한 대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작성한 ‘최근 3년간 소비자 선호 광고모델’ 자료에 따르면, 김연아는 여자 모델 선호도 순위에서 1위 전지현, 2위 수지에 이어 3위로 꼽혔다. 또한, 이 기관이 연말마다 발표하는 ‘소비자행태조사’의 ‘소비자가 뽑은 최고의 광고모델’ 순위에도 늘 상위권이다. 현역이던 2009년에는 1위로 뽑히기도 했고, 은퇴 후인 2015년에도 설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06년 김연아의 첫 지면광고. (사진 = KB금융지주)


그런 김연아가 살면서 처음 찍어본 광고가 바로 KB금융의 광고다. KB금융 광고팀이 김연아를 모델로 발탁한 2006년은 고등학교 1학년생이던 김연아가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해로, 아직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당시 KB금융의 광고 콘셉트는 ‘대한민국 1등을 넘어서’였다. 이런 콘셉트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모델이라면, 팀 경기 종목보다는 개인 종목에서 국내 성적이 1위여야 하며, 국제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어야 했다. 태권도나 유도, 양궁 등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종목들도 있지만, 이런 경우 ‘넘어선다’는 의미가 약할 수 있었다. 육상이나 수영 같은 종목에서는 신체 조건에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거기에 김연아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이미 적수가 없었으며, 주니어 선수로서 국제 대회 우승한 이력도 있어서 시니어 무대에서도 어느 정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었다. 또한,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앞서 말한 종목들보다 아름다운 영상을 뽑아낼 여지가 많았다. 그리고 김연아에게는 근성이 있었다. 김연아를 모델로 발탁한 장본인인 김진영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은 한 인터뷰에서 당시 김연아의 “당차기 그지없는 모습에 매료돼 계약을 추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받은 김연아. 사진 = 코리아넷 / 해외문화홍보원 (전한)



2. 금융기업의 스포츠 스폰서십

주니어 대회 우승 등의 성적을 바탕으로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미래로 꼽히는 김연아였지만, 스폰서의 후원은 전무한 상태였다. 척박한 환경 탓에 그 어린 나이에도 부상을 달고 산 데다 이전의 유망주들이 주니어 시절의 호성적을 시니어 데뷔 이후에도 이어간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KB금융과 6개월 단발 광고계약을 한 김연아는 그해 12월 난생처음 광고를 찍었고, 그 시즌에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광고업계에서 이 일은 대한민국 스포츠 마케팅 사상 최고의 대박 사례로 꼽힌다. KB금융은 당연히 김연아와의 스폰서십 계약을 매년 갱신했고, 김연아는 계속 좋은 성적을 이어가면서 국가적 영웅, 국민 여동생, 광고계 블루칩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김연아는 현역 은퇴 이후 지금까지도 KB금융의 메인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KB금융과 김연아의 관계는 광고주와 모델의 관계가 아닌 후원사와 선수의 관계였다. 후원사는 좋은 성적을 위한 전폭적이고도 꾸준한 지원을 선수에게 제공했고, 선수는 우수한 성적을 바탕으로 후원사의 이미지를 격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후원 관계에 있는 기업과 선수 간에는 고유한 역사와 스토리가 생겨난다. 이런 것은 이미 완성된 스타의 이미지를 이용해 단기 수익성을 증대시키고자 비용을 지급하는, 일반적인 광고 계약 관계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한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도 KB금융과 김연아의 스토리에는 다른 관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점이 많이 있다.

▲박인비 선수 LPGA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 지면광고. (사진 = KB금융지주)


골프 여제도 키워내다

우선, 이처럼 스포츠 선수에 대한 후원은 대개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용품 전문 브랜드의 전유물로 여겨지기 때문에, KB금융이 스포츠와 연결되는 것이 특별하다. KB금융이 산하에 프로배구팀과 프로농구팀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특정 선수에 대한 후원은 좀 더 내밀한 성격을 지닌다.

특히 피겨 스케이팅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처럼 인기가 많은 프로 종목에 비하면 대중적 파급력이 떨어지며, 그래서 기업의 후원이 흔하지 않은 종목이었다. 따라서 KB금융의 김연아 후원은 마케팅의 측면 외에도 사회공헌사업(CSR)이라는 성격도 띠고 있었다. 그리고 이후에도 KB금융은 다른 피겨 스케이트 유망주들을 포함해 봅슬레이, 컬링 같은 비인기 종목들을 후원해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

게다가 당시 김연아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는 KB금융의 이미지에 더욱 보탬이 된 측면도 크다. 또한, KB금융은 김연아 이후 프로골퍼 박인비 선수와의 관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 긍정적인 이미지를 이어갔다.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2013년까지 5년 동안 단 세 번 우승하는 데 그치는 지독한 슬럼프에 빠지면서 후원도 끊기고, 은퇴를 고민하는 처지에 놓였다. KB금융은 바로 이 시기에 박인비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박인비는 그 해 6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후로도 2년 동안 8승을 추가하면서 LPGA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는 대업을 쌓았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런 점이 “꿈을 그리고 그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면 그 꿈이 이루어진다”는 KB의 경영철학을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또한, 프로 리그에서 자사 팀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김연아는 국제 대회에 출전해 국가를 대표해서 경기하는 선수였다. 김연아의 좋은 성적은 개인과 후원사의 이익과 영광과 직결될 뿐 아니라, 범국가적인 파급효과가 수반된다. 국내 리그에서 경쟁하는 특정 팀의 팬이나 연고지 주민이 아닌 국민 전체를 타깃으로 삼는 마케팅이 쉽게 가능해진다. 이는 브랜드명에 ‘국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KB금융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점이다.

▲2015년 KB금융의 바이럴 광고.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상으로 공개 23일만에 1천만 뷰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3. 보편적 정서에 어필한 바이럴 마케팅

KB금융의 마케팅을 살펴보면, 특정 서비스 상품의 장점을 알리거나 경쟁력을 과시하기보다, 공익 캠페인처럼 보편성을 추구하는 그룹 이미지광고에 좀 더 주력하는 경향이 도드라진다. ‘국민’이라는 단어가 KB금융의 지향점을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014년, 금융지주의 전산시스템을 교체하는 문제를 두고 회장과 은행장이 반목하고, 내분이 심해지며 결국 회장과 은행장 모두 중징계를 받고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새로 K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윤종규 현 회장이 여파를 빠르게 진정시키긴 했으나, 급격히 실추된 이미지의 회복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신뢰와 이미지 회복을 위한 그룹 광고가 여럿 집행됐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장하는 광고는 없었다.

그런데 2015년, 한 편의 바이럴(Viral) 광고가 크게 히트하면서 이런 그룹 이미지 회복에 일조했다. 

‘하늘 같은 든든함, 아버지’라는 제목의 이 바이럴 광고는,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진행한 이벤트를 편집한 영상물이었다. 제작진은 40개월 미만 자녀를 둔 젊은 아버지들에게 ‘아동 학습 발달에 미치는 아빠의 역할’이라는 명목으로 설문조사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요청에 응한 아버지들은 한 명씩 작은 교실 형태의 방으로 안내되었고, 혼자 책상에 앉아 설문지를 작성해 나갔다.

질문들의 내용은,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관한 것들이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아이의 자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는지, 아이의 사진을 몇 장이나 휴대 또는 저장해두고 있는지, 최근에 아이를 안아본 적이 있는지, 그리고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한 게 언제인지를 물었다. 영상에 담긴 젊은 아버지들은 핸드폰을 꺼내 아이 사진을 세어 가며 열심히 답안을 작성하다가, 설문지가 묻는 행동들을 잘 실천해오지 못했다는 듯 머쓱해 하는 반응들을 보였다.

그 직후, 이들에게는 새로운 설문지가 추가로 제공되었다. 새 설문지는 앞의 것과 같은 질문들을 묻고 있었다. 다만 대상이 ‘아이’가 아닌 ‘아버지’로 바뀌어있었다. 당신의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아버지의 자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는지, 아버지의 사진을 몇 장이나 가지고 있는지, 아버지를 안아본 적이 있는지, 그리고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한 게 언제인지.

▲2015년 KB금융의 바이럴 광고.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상으로 공개 23일만에 1천만 뷰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폭풍 공감 얻으며 3주만에 천만 뷰

아까의 젊은 아버지들은, 이제 아들의 입장이 되었고, 아까보다 훨씬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 하나하나를 깊이 곱씹는다. 머쓱한 미소조차 사라지고,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는 비교도 못 할 만큼 송구스러운 표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시청자 역시 같은 질문에 자신을 대입한다. 화면 속 아들들의 한숨이 공유되고, 다들 이 무거워진 순간을 외면하고 싶어진다. 

바로 그때, 갑자기 교실 안의 TV가 켜지며, 자기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자신의 아버지가 제작진과 인터뷰한 영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나는 OOO의 아버지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아버지들은, 나(아들)에 대한 생각과 감정들을 제작진에게 들려주고 있다. 누군가의 특별한 사연도 없다. 화면 속 아버지들은 하나같이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그 얘기를 듣는 아들들은 모두 울고 있다. 아니, 아버지가 얘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화면에서 그 얼굴을 보자마자 아들은 눈물을 쏟아낸다. 

이 광고는 댓글을 단 사람 대부분이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고백할 정도로 큰 감동을 전했다. 그들은 댓글에 자신의 감상을 적는 데 그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각자의 아버지에 대한 내밀한 고백을 털어놓기도 하고, 서로 위로와 공감을 주고받기도 했다. SNS라는 매체에 올라오는 콘텐츠는 보편성과 공감대가 뛰어날수록 파급력이 강해진다. 이 광고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공개된 지 23일 만에 1천만 뷰를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김연아가 등장한 KB금융그룹 광고 '희망'편.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안정적 이미지 관리와 공격적 리더십 조화

KB금융그룹은 신한금융, 하나금융과 함께 국내 금융업계 3대 거인이다. 그중 신한금융이 거의 언제나 1위 자리를 지켜왔고, KB금융은 만년 2위였다. 내분 사태로 위기를 겪었던 2014년, 신한금융과 KB금융 사이의 순이익 격차는 7845억 원이었다. 

그런데 이 격차가 2015년 6689억 원, 2016년 6311억 원으로 매년 줄어들어 왔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삼으면서 순이익 격차를 더욱 좁히면서 선두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순이익 규모에서 신한은행에 앞섰다. 시가총액에서는 지난 6월 말, 6년 만에 처음으로 신한금융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가, 8월 초 기준으로 다시 신한금융지주에 밀려난 상태다.

KB금융의 경쟁력이 이처럼 강화된 데는 현대증권 인수에 1조 2500억 원을 과감하게 베팅해서 성공하는 등, 현 윤종규 회장 체제의 경영진이 펼친 강력하고 적극적인 리더십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동시에 그룹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광고와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고 집행해 온 광고팀의 노련하고 적절한 지원사격이 큰 몫을 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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