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24일 팔레드서울 갤러리가 홍가이 출판기념전 ‘회귀’를 연다. 홍가이가 희곡작가로서 1988년 1월 공간사에서 출판한 ‘회귀(Nostoi) 4부작’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문화 축전의 대표적 공연물로 제작된 지 30주년이 된다. 이를 기억하고 기념하자는 의미에서 그 영상물과 하바쿠샤(Hibakusha)나 떠도는 혼(Unappeased) 같은 다른 희곡작품 등의 해외 공연 및 국내 공연의 족적을 한 곳에 모은 전시다.
새로 출판된 책은 ‘현대미술은 사기다’이다. 저자는 자신의 박사논문에서 “모던아트는 벗어날 수 없는 악질적 허무주의(니체가 말하는 수동적 니힐리즘)의 늪에 빠져 있다”고 진단해 “서구 발(發) 모던아트에 대해선 더 이상 쓸 것이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10여 년 전부터 저자는 동양 정신문화와 그동안 잃었던 동양적 삶의 태도와 자세까지 되찾으려 노력해 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구 발 모던아트와 컨템포러리 아트의 허무주의적 운명을 비서구인인 한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짊어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서구 허무주의의 대안적(代案的)인 새 예술의 지평인 신예술 담론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가을이 저자에게는 여러 의미에서의 회귀의 계절이다. 3년 전 결혼하고, 국적을 회복하고, 고국으로 회귀해 정착했다. 저자는 이번 책과 전시를 통해 회귀 이전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회귀 이후 앞으로의 집필활동의 방향성과 의미를 다지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한편 ‘현대예술은 사기다’ 1, 2권 출판기념회 기간(23~24일)에 팔레드서울 갤러리에서 ‘정치·예술·테크놀로지(Politics of Art and Technology)’를 주제로 이틀에 걸친 북 토크&세미나가 함께 열린다. 정치·예술·테크놀로지라는 세 개의 얼핏 보기에는 따로 노는 듯한 개념들이 유기적으로 연관돼 통합적 역사의식과 비전의 틀(frame)을 구성하고 있는지 현대예술과 관련된 구체적인 미학적, 아트비평적, 문화비평적 문제들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