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비 필요한 문화재 30%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교문위 송기석 의원 지적…특별점검 후 3년인데 1500건 중 450건 조치 미완료
지난 2014년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이후 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정비가 필요한 문화재가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후속 조치 자료를 검토한 결과, 보수 정비가 필요한 문화재 1500건 중 30%인 450건이 아직 조치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4년 8월 국가지정문화재, 시·도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 등 총 7393건의 문화재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이 중 특히 관리가 필요한 1500건에 대해 E(보수정비), F(즉시조치)등급으로 분류해서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E등급(보수정비) : 구조적 결함 등에 따른 보수정비 또는 보수범위 결정 등을 위한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한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한 지표 발굴조사, 정밀실측, 종합정비계획 수립 등이 필요한 문화재.
※ F등급(즉시조치) : 훼손 상태 등이 매우 심각하여 즉시 보수정비 등이 필요한 문화재.
그러나 이 중 30%에 해당하는 450건이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조치 완료되지 않았으며, 미조치 문화재 중 절반인 225건의 보수정비 필요 문화재는 예산 부족이나 소유주와의 협의 불발 등의 사유로 3년 동안 그대로 방치되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시도문화제 80호 평창 노산성 서벽의 모습. 위 사진은 형태가 보존된 구간이고 아래 사진은 붕괴된 구간이다. (사진 = 문화재청)
송 의원은 방치된 문화재의 예로 시도 기념물 제80호인 평창 노산성을 언급했다. 평창 노산성은 3년 전 점검결과 붕괴의 위험이 있어 ‘즉시조치(F)’가 필요한 것으로 분류됐으나, 관련 예산이 없어 보수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창군 문화관광과 관계자에 따르면 노산성은 적어도 통일신라 시대에는 이미 축조된 산성으로, 임진왜란 전후에 수리된 이후 별다른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재 서벽과 남벽 등은 전반적으로 붕괴된 형태로 보존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노산성이 2014년 종합점검 당시 추가 붕괴를 대비한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즉시조치 대상으로 지정됐으나, 석조 구조물인 만큼 갑작스러운 붕괴를 우려할만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전했다.
송 의원은 “문화재청이 보수정비가 필요한 문화재를 걸러내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며, “종합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보수정비가 필요한 문화재 건별로 적극적인 대책 강구 및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윤지원 yune.jiw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