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를 중심으로 명화를 분석한 심리학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명화 속에서의 화가의 색채 표현을 연구한 저자는 당시의 시대상과 화가의 여러 내외적인 상황에 따른 심리적 변화가 작품에 어떻게 투영되며, 어떤 색채와 형태로 표출되는지를 다룬다.
저자는 “색채는 인간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들의 심리상태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며 “즉 작품 속에서의 색채의 표현은 작가의 무의식의 억압된 심리의 표출”이라고 짚는다. 한 예로 마리 로랑생 그림이 있다. 저자는 그의 그림 속 가장 큰 특징은 서정적이고 따뜻하고 환상적이며 특히 악기와 강아지, 꽃, 새가 자주 등장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오감을 자극하는 것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연주를 할 수 있는 악기는 청각을 자극하며 마음을 치유하고, 털을 쓰다듬을 수 있는 강아지는 촉각을 살려주며 위로의 감각을 전한다”며 “꽃은 후각을 자극하는 향기, 새는 하늘을 난다는 점에서 환상적인 꿈을 꾸게 만들어 주는 동물”이라고 해석한다. 또한 “이렇게 오감을 자극하고 감각적이며 감성적인 측면으로 다가오는 그림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해준다”고 덧붙인다.
책은 총 11명의 화가들을 다룬다. 화가들의 그림에서 형태와 색채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치유의 방법이나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고흐의 일관된 붓 터치, 에곤 쉴레의 누드를 통한 사실적이며 노골적인 반복된 표현 등에서 과거 또는 무의식에 존재하는 아픔과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자 하는 강박적 표출을 읽는다. 색채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는 “많은 작가들이 죽음에 임박했을 때는 그림에 갈색이 많이 표현된다”며 “그것은 갈색은 대지의 색으로 이제는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함이 투영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지현 지음 / 1만 5000원 / 율도국 펴냄 / 2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