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빅3’ 승승장구 숨은 비결
매출 2조원 넘을 듯…올해 1위는 누구?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힘으로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 본사 전경. 사진 = CNB저널 자료사진
(CNB저널 = 손강훈 기자) 국내 게임사 빅3가 올해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면서, 누가 업계 최고 자리에 오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각 사마다 뚜렷한 장점을 갖고 있어 1위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CNB가 게임 3사의 올해 성적을 예상해봤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 국내 대형 게임사 세 곳이 승승장구 중이다. 계속된 호실적으로 다들 연매출 2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들 뒤로 게임빌, 웹젠, 선데이토즈 등 중견 게임사들이 2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곳은 엔씨소프트다. 3분기 매출 7273억원을 기록하며 넥슨 6151억원, 넷마블 5717억원을 앞질렀다. 영업이익 역시 가장 많았다. 엔씨소프트 3278억원, 넥슨 2312억원, 넷마블 1118억원 순이었다.
1월부터 9월말까지 실적에선 순위가 뒤집힌다. 넥슨이 매출 1조8559억원, 넷마블이 1조8090억원으로 박빙이다. 엔씨소프트는 1조2254억원으로 지난해 아쉽게 놓쳤던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지만 전체 순위에선 3위다.
누적 영업이익은 넥슨이 8107억원으로 4분기 성적에 따라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넷마블은 4170억원, 엔씨소프트는 3958억원으로 모두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특히 각사가 갖고 있는 강점으로 인해 올해는 물론 내년 전망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올 상반기까지 약간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던 엔씨소프트는 3분기 반전에 성공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234.3%(5097억원), 403.4%(2627억원) 급증했다. 이 힘으로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3%(5265억원), 74.3%(1688억원) 늘어났다. 이 중 모바일 게임 매출은 5510억원으로 전 분기 보다 488% 늘었다.
리니지M이 1등 공신이었다. 리니지M의 매출이 따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일부 증권사에서 리니지M의 하루 평균 매출을 60억원 내외로 추정하는 등 모바일게임에서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 ‘대박’
4분기에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이 도입되면서 흥행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실제 국내 최대 게임 아이템 중개 플랫폼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를 운영 중인 파티게임즈는 공성전이 도입된 후 리니지M의 관련 아이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또한 리니지 PC버전이 크게 흥행했던 대만에 리니지M을 연내 출시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 출시는 단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엔씨소프트는 4분기에 신작 계획이 없다. 기대작인 프로젝트TL, 리니지2M, 아이온 템페스트, 블레이드&소울2 모두 내년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리니지M의 활약이 더 돋보이는 이유다.
리니지M의 성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차기작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성장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넥슨, PC게임 독보적 강자
넥슨은 누적 실적에서 타사에 앞서있다. 연매출 2조원 달성은 물론, 영업이익 1조원 돌파도 바라보고 있다.
최대 강점은 PC게임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 3분기 PC온라인 게임 매출은 476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77.4%를 차지했다.
▲넥슨은 연간 매출 2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넥슨 판교 사옥 모습. 사진 = CNB저널 자료사진
모바일게임이 업계의 대세가 되긴 했지만 게임을 공급하는 플랫폼(구글스토어, 애플앱스토어 등)에 수수료를 최대 30% 가량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 게임사 수익에 있어서는 단점이다.
반면 PC게임은 이런 부담이 덜해 어느 정도 시장에 자리를 잡으면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FIFA온라인 3’가 견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중국시장에 선보인 던전앤파이터는 장기 흥행을 지속 중이다. 중국의 명절인 춘절·노동절·국경절 등 주요 시기마다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 성과를 내며 올 1분기부터 현재까지 매분기 최대 실적 경신을 기록했다.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도 다크어벤저3과 액스 등 신작들이 어느 정도 힘을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분기 실적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중국과의 관계가 풀리고 있는 상황에서 메이플스토리 2의 중국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던전앤파이터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모바일게임은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된다. 넥슨의 3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1390억원. 전년 동기보다 40%가까이 증가했지만, 엔씨소프트나 넷마블에 비하면 부족하다.
이에 11월 28일 출시가 예정돼 있는 기대작 ‘오버히트’가 주목받고 있다. PC게임에서의 수익이 안정적인 만큼, 모바일 분야에서 오버히트가 흥행한다면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는 물론 내년 실적까지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넷마블, 해외공략 큰 성과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과 해외공략에 힘입어 업계 1위 자리에 다가서고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에 리니지2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선보인 게임이다. 1분기 3762억원, 2분기 1998억원, 3분기 2618억원으로 올해에만 8378억원의 매출을 기록, 실적을 이끌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성공적인 해외공략을 바탕으로 올해 연매출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본사 전경. 사진 = 넷마블 게임즈
특히 해외시장 공략이 핵심이다. 3분기 전체 매출의 71.8%(4102억원)를 해외에서 기록한 것으로 보면 알 수 있다.
실제 리니지2 레볼루션이 2분기 잠시 주춤하자, 일본, 동남아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3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앞으로 북미와 유럽을 비롯한 54개 나라에 추가로 게임을 출시해 흥행을 지속시킬 계획이다.
또한 북미 자회사 카밤의 ‘마블 올스타 배틀’이 지난 7월 미국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미 3분기까지의 누적매출이 1조8090억원에 이르는 만큼 올해 연매출 2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1월 28일 출시될 ‘테라M’의 경우 넥슨의 인기게임 테라의 IP를 활용했기 때문에 리니지2 레볼루션에 견줄만한 흥행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사전예약자수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게다가 약 2500만명의 글로벌 유저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진출까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시장의 상대적인 부진은 아쉬운 대목이다. 넷마블의 3분기 국내시장 매출은 161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8.2%에 그쳤다. 엔씨소프트(86.8%), 넥슨(39.1%)과 비교하면 국내 비중이 적은 편이다.
이는 세븐나이츠를 비롯한 기존 게임의 부진 때문이다. 결국 출시 대기 중인 ‘페이트/그랜드 오더’, ‘테라M’ 등 기대작들의 성공이 업계 실적 1위에 오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손강훈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