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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제약 블루오션 ‘3조원 안구건조증’ 시장을 말하다

큰집·작은집 너나없이 개발 온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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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5호 김유림 기자⁄ 2017.12.11 10:34:51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집중해 보면서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 안구가 건조해지기 쉽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김유림 기자) 현대인의 눈은 생활환경의 변화로 가장 혹사당하는 신체기관이 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의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에 제약업계는 안구건조증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잡기 위해 관련 약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눈은 자고 있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빛의 자극에 노출된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화면과 마주하고 있는 탓에 성인부터 어린이까지 전 연령대에서 ‘안구건조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액정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을 해치고 숙면까지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블루라이트는 영상기기에서 나오는 푸른색계열의 광선으로 자외선에 가까운 빛이며 장시간 노출되면 안구건조증 뿐 아니라 자칫 시신경 손상과 눈의 노화를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2004년 97만명에서 2014년 214만명으로 10년 동안 2배 이상 늘었다. 또 10대 청소년의 안구건조증 증가율은 195%, 30·40대는 207%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이 2014년 21억5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에서 2024년 45억9000만달러(약 5조원)로 연평균 7.9%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은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2003년 승인된 엘러간의 ‘레스타시스(Restasis)’와 지난해 허가 받은 샤이어의 ‘자이드라(Xiidra)’ 등 단 두 개에 불과하다. 자이드라는 출시 4개월 만에 5400만 달러(약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향후 연간 매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견사들, 자력으로 개발 ‘올인’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안구건조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은 대형 제약사보다 중견 기업들이 앞장서고 있어 이목을 끈다.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휴온스 그룹’이다.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 휴온스가 2014년 개발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클레이셔’는 레스타시스 점안액의 개량된 의약품이다. 

레스타시스는 불투명한 성상이며 입자가 불균일한 유탁액이어서 상분리가 일어나기 때문에 사용전 흔들어서 균일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반면 클레이셔는 나노기술을 적용해 무색투명한 액으로 개발됐고, 입자가 나노미터 크기로 균일해 사용시 섞을 필요가 없다. 따가움, 시야 흐림 등의 부작용도 개선됐다.

▲휴온스 클레이셔. 사진 = 휴온스

휴온스는 클레이셔의 조성물 및 제조방법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러시아, 싱가포르, 유럽 등에서 특허등록을 완료했고, 현재 중국, 태국 등에 국제특허출원을 마친 상태다. 

또 회사는 ‘나노복합점안제’도 개발 중이다. 지난 10월 휴온스는 안구건조증 나노복합점안액 ‘HU007’의 국내 3상 임상시험계획(IND)를 승인 받았다. HU007은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클레이셔점안액(사이클로스포린)’과 눈물막을 보호하는 ‘모이스뷰점안액(트레할로스)’ 등 자사의 단일제 2개가 혼합됐으며, 2019년 시판허가를 목표로 잡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9월 FDA로부터 ‘HL036’에 대한 임상 2상을 승인 받았다. HL036은 ‘항TNF’ 항체를 안약 형태로 점안 투여가 가능하도록 개량한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다. 대주주인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국제약품은 설파살라진 성분을 점안제로 사용한 ‘HCS-001’을 개발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업계 최초로 설파살라진을 안구점안제로 개발하고 있으며, 안구건조증 약에 해당 성분을 사용하는 사례도 처음이다. 이 약의 개발을 위해 앞서 국제약품은 지난 5월 ‘설파살라진 및 히알루론산을 함유하는 안약조성물’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삼진제약은 세계 최초의 먹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SA001’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2013년 전임상(동물실험)시험을 마치면서, 2016년 발매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올해 9월에서야 국내 2상 임상진입 승인을 받으면서 당초 계획보다 늦춰지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삼진제약 관계자는 CNB에 “세계 최초로 경구용 안구건조증 약이다 보니 임상 1상 과정이 길어졌다”고 밝혔다.  

자금 풍부한 대형사, 대규모 투자 선호

지트리비앤티는 11월 안구건조증 치료제(RGN-259)의 미국 FDA 2차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내년 1월 중에 향후 진행단계를 위한 FDA 미팅을 예정하고 있다. 회사 측은 RGN-259는 2차 3상 임상(Arise-2)에서 멀티 기능 작용기전(항염, 항균, 상처치료, 세포보호·이동촉진·자연사억제)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중견제약사들은 자체 개발에 열중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와 협약을 맺고 관련 제품을 들여오거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보령제약이 들여온 ‘로토씨큐브 아쿠아차지i’. 사진 = 보령제약

보령제약은 11월부터 프리미엄 인공눈물 일본 제약회사 로토 파마슈티컬로부터 일반의약품 ‘로토씨큐브 아쿠아차지아이’를 들여와 판매한다. 로토씨큐브 아쿠아차지아이는 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주요성분인 히프로멜로오스는 각막 상피세포의 생존율을 높여 렌즈 착용자의 눈을 편안하게 유지시킨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종근당은 2015년 한국앨러간과 ‘레스타시스’를 공동으로 판매하는 협약을 맺었다. 그 해 안과사업부를 신설하고 경력직 영업사원도 대거 모집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미국 안과전문 연구개발 벤처사인 알레그로와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알레그로사에 2000만달러(약 242억원)를 투자해 지분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기전의 망막질환 치료신약인 루미네이트에 대한 한국 및 중국에서의 공동개발 및 독점판매권도 확보했다. 또 기존 품목인 ‘히알루드롭’에 ‘히알루미니’를 다양한 용량으로 매년 선보이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안과 부문 의약품에 700여명의 영업사원 및 마케팅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녹십자는 국내 중소기업 비엠생명공학이 만든 안구건조치료기를 자회사 녹십자MS를 통해 약국에 판매 중이다. 의료용 자석패드를 이용해 혈액과 눈물을 원활하게 해 안구건조 현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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