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서양 미술이 기독교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은 사실이나 그 저류에는 고대 오리엔트의 기층문화가 있다고 짚는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가 되살아났고, 이후 중국과 일본의 취미, 이집트 문화에 대한 관심 등 여러 문화권의 영향이 서양 미술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는 것. 저자는 기독교를 주제로 한 어트리뷰트를 다루면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쓰였던 것이 성모 신앙과 성인 신앙으로 변화돼 가는 흐름을 살핀다.
예를 들어 장미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아프로디테의 꽃으로 여겼지만, 중세에는 성모 마리아를 가리킨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모 마리아의 어트리뷰트가 장미 하나인 것은 아니고, 성모 마리아 곁에 무엇이 그려지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고 해석한다. 또 열쇠는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권한을 상징하는데, 신약성경 ‘마태오 복음서’에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는 말씀이 나오므로 열쇠는 베드로의 지물이 됐다고 짚는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의 유개념이 어트리뷰트와 심벌이 된 배경을 짤막하게나마 설명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네 가지 아이콘으로 기원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나타냈으며, 아이콘에 해당하는 명화를 담았다. 복수적인 의미일 때는 해당 페이지의 몇 번 작품인지까지를 표시해 페이지를 왔다 갔다 하며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 기독교, 우의와 관련된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폭넓게 해석해 친숙한 명화에 담긴 본래의 의미를 풀어나간다.
히라마쓰 히로시 지음, 이연식 옮김 / 1만 7000원 / 재승출판 펴냄 / 3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