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형건설사 먹거리 재건축시장, 올해도 잘나갈까
경기도 공급 집중…서울은 반사이익?
▲규제를 피하려는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먹거리 확보를 위한 건설사의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2017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 사진은 2017년 9월 분양해 평균경쟁률 168 대 1을 기록한 GS건설 신반포센트럴자이 견본주택에 사람들이 가득차 있는 모습. 사진 = GS건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이 대형 건설사의 효자로 떠오른 가운데, 이 분위기가 새해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규제정책으로 인해 정비사업 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예상과 여전히 실적에 큰 힘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맞서고 있는 상황. 도시정비사업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을 CNB가 살펴봤다.
재건축·재개발 공사 수주가 한 해 동안 대기업 건설사의 먹거리 확보에 큰 역할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의 2017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8조8064억원으로 전년 수주액 15조4444억원보다 21.7%(3조3620억원) 늘어났다.
현대건설이 4조6467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업계 1위 자리에 올랐고 GS건설 3조4429억원, 대우건설 2조8744억원, 현대산업개발 2조3083억원, 롯데건설 1조8511억원, SK건설 1조2848억원, 포스코건설 9730억원, 대림산업 7332억원, 한화건설 3716억원, 현대엔지니어링 3204억원 순이었다. 삼성물산은 최근 2년 간 정비사업 신규수주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는 흥행이 보장된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사업 조합원들이 올해부터 부활이 예고된 ‘초과이익환수제(정상적인 주택 가격의 상승분을 넘어서는 이익에 대해 세금을 걷는 것)’를 피해 서둘러 시공사를 선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남권 정비 사업에서 강세를 보인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이 수주액 상위권을 차지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이미 교통·상권 등 주변이 이미 조정된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흥행이 보장된다. 이에 대형사들은 공사를 따내기 위한 과열 경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만 새해에도 이 사업이 주목 받을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초과이익환수제와 신총부채상환비율(新DTI) 도입 등 주택담보대출 기준 강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상승, 다주택자 양도소득세까지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줄줄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도시정비사업 경쟁이 치열했던 것은 조합원들이 올해부터 적용되는 규제를 피해 서둘러 사업을 진행한 상황과 건설사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일감을 확보하려는 행동이 맞물려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부의 여러 부동산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 과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식고, 정비 사업의 물량 자체가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규제에도 끄떡없는 이유는?
반면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대한 관심은 여전할 것이란 목소리도 크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이 오히려 서울의 주택 희소성을 높이고 있어, 지역 정비 사업이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중심으로 62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서울 지역의 주택 가치를 올릴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8.2대책의 후속조치로 도입된 ‘분양가상한제(적정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하는 제도)’도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변시세 보다 상당부분 싸게 분양받을 수 있어 ‘로또청약’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최근 1년간 서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3.1대 1이었지만 재건축 단지인 SK건설의 공덕리더스뷰가 34.56대 1, GS건설의 신반포센트럴자이 168대 1을 기록하는 등 관심이 높았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서울의 주택공급의 90% 정도가 재건축·재개발로 공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익이 보장된 정비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수주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건설사 관계자는 CNB에 “올해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재건축·재개발만큼 안정적 수익이 확보된 사업처는 찾기 힘들다”며 “사업성이 어느 정도 보인다면 대부분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