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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재 탈모 칼럼] 사례로 풀어보는 탈모약 대리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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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2호 홍성재 의학박사⁄ 2018.04.09 10:14:06

(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 

 

궁금증 1) 군인인 아들이 탈모다. 어머니가 처방전을 대신 받아 탈모 약을 아들에게 보내줄 수 있을까.


궁금증 2) 탈모 약을 복용 중인 아들이 하반신 마비로 거동을 할 수 없다. 어머니가 대리  처방을 받을 수 있을까. 


궁금증 3) 탈모 치료를 하고 있는 남성이 질환으로 거동이 어렵다. 간병인이 탈모 약을 대리 처방 받을 수 있을까.


탈모 치료를 하면서 종종 난감한 때가 있다. 대리 처방을 요청받는 경우다. 치료 중인 탈모인이 병원에 오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가족이나 지인이 대리 처방을 요청하기도 한다. 요청의 말은 한결같다. “그 사람이 지금 올 수 없는 상황이다. 예전 약과 똑같이 처방만 해달라.”


대리 처방은 약 처방을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대신 받아주는 것이다. 대리 처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같은 유형의 탈모인에게도 각기 다른 처방과 치료법이 적용될 수 있다. 계속 치료 중인 사람도 기존의 약과 다른 처방을 할 수도 있다. 의사는 매번 환자를 직접 진단해 개인의 특수한 체질, 건강 상태, 현재 복용 중인 약과의 관계, 치료 약의 교체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의료법 제17조 제1항도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아니면 진단서·검안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전자 처방전 포함)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거나 발송(전자 처방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89조의 벌칙 조항에서는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대리 처방 금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 탈모인이 직접 병원에 올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도 있다. 이 경우 예외적으로 대리 처방이 가능하다. 대리 처방 요건은 같은 질환인 탈모, 오랜 기간 같은 처방, 환자 거동 불편, 주치의의 안정성 인정 충족이다. 단 대리 처방은 가족에게만 가능하다. 


대리 처방 가능성 근거는 보건복지부 고시 제2006-106호에 바탕을 둔 다음과 같은 유권해석이다. ‘진료는 대면 진료가 원칙이다. 건강보험 관련 규정에서 예외적으로 가족에 대하여 동일 상병, 장기간 동일 처방, 환자 거동 불능, 주치의 안전성 인정 경우에만 처방전 대리 수령을 인정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질환 증상이 있으면 대리 처방이 불가능하다.’

 

가족이고, 다른 병 없고, 장기간 치료 받는 
상태라야 대리 처방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궁금증 풀이를 한다. 먼저, 궁금증 1)이다. 군인인 아들의 탈모 약을 어머니가 대리처방 받을 수 없다. 다만 아들이 군 입대 전부터 지속적으로 탈모 치료 중이었다면 대리 처방 개연성도 있다. 이 경우도 다른 질환이 없어야 검토될 수 있다. 


다음, 궁금증 2)다. 탈모 약을 복용 중인 아들이 하반신 마비로 거동을 할 수 없을 경우는 어머니가 대리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오랜 기간 탈모로 같은 처방을 받고, 안정성이 입증되기 때문이다. 단 전제조건은 다른 질환의 증상이 없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궁금증 3)이다. 탈모 치료를 하고 있는 남성을 위한 대리 처방을 간병인이 받을 수 없다. 간병인은 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친구나 친척, 이웃 주민 등은 처방전을 받을 수 없다. 처방전의 대리 수령은 가족만 가능하다.


탈모 약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여느 약물에 비해 적다. 극히 일부에서 성기능의 약화 등을 우려하지만 부작용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렇기에 병원에 갈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 등이 주위에 처방전 대리 수령을 부탁하는 사례도 있다. 일부 환자는 자신의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아 탈모가 있는 친구에게 약을 전해주는 편법 대리 수령도 한다. 


그러나 모든 약에는 위험성이 있다. 더욱이 탈모 약은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한다. 타인의 몸 상태에 맞는 약을 복용할 경우,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 약은 매번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그 유일한 방법이 직접 의사에게 진찰받고 처방전을 받는 것이다. 

 

(정리 = 최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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