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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만사] 골프장 경영의 구습들, 고칠 건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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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4호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8.07.02 09:41:37

(CNB저널 =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장마에 접어들었다. 더위와 함께 비가 오락가락하는 변덕스런 날씨의 철이다. 가끔은 천둥번개 치는 날도 있겠다. 골프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이런 날씨가 달갑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네 골프에서는 오래전부터 날씨가 대수가 아닌 요소였고, 웬만하면 라운드를 하는 게 예의이기도 하다.


십여 년 전만 해도 골프장의 수가 적어 휴일에 부킹을 잡는 일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라운드의 상당수가 접대를 위한 골프이기도 했다. 그러니 한 번 잡은 약속을 날씨나 기타 이유로 취소하기 어려웠다. 처음 골프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런 연유로 골프 약속은 특별한 이유 없이 취소할 수 없는 노예 계약처럼 일종의 파기할 수 없는 불문율로 생각되며 유구히 내려왔다. 이것은 점차 관례로 변질되어 골퍼들의 생각에 각인되기에 이르렀다.


그 외 골프장의 요구와 우리의 골프 관습에 의해 웬만하면 네 명을 꽉 채워 라운드를 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이것 역시 접대성 골프에서 더 확실하게 지켜지던 일종의 룰이었다. 한사람이 비면 골프장의 눈치를 봐야 하고, 재미가 덜하니 꽉 채우지 못하면 실례를 범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매출에 영향을 주니 꺼릴 수밖에 없었겠지만, 경우에 따라 한 명이 빌 때 그 사람의 그린피까지 요구하는 골프장도 있었다. 요즘도 2인 플레이를 허용하지 않는 골프장에서는 세 명 분의 그린피를 요구하는 골프장도 있다. 잘못된 전례가 남아있는 예들이다. 

 

취소 안 되고, 머릿수보다 돈 더 받는 상품 
요즘 세상에 없는데…


물론 그런 관례가 죄다 옳지 않다고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약속에 대한 철저한 이행을 사업이나 대인관계에 적용해 개인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궂은 날씨에서의 라운드 강행은 호연지기와 용기를 높일 수 있기도 하다. 또한 어려운 골프 산업에 득이 될 수도 있겠다. 

 

1930년대 영국 골프장의 네 골퍼 신사들. 복장들도 다양하다. 이제 한국의 골프장도 꼭 4인 1조가 아니더라도 골프를 칠 수 있게 바뀌어야 한다. 사진 = 위키피디아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골프장 수가 많아졌으며, 골프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대중화 되었다. 스크린골프의 보급으로 더 쉬운 골프로의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다. 일부 특정 부류가 즐기던 스포츠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매김 했다. 


한국이 골프 강국이 된 지도 오래됐다. 이제 우리나라는 골프에 대한 패러다임을 재정비할 때가 됐다. 골프장 운영자 입장에서는 타 종목에 비해 높은 제세공과금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다. 그런 저런 이유로 관례들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고 경영의 합리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프리미엄 회원제가 있다면 저렴한 퍼블릭이 공존해, 즐기는 이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 된다. 골프장도 그 수준에 차등이 있어야 하며 퍼블릭은 퍼블릭대로, 회원제는 회원제 나름의 품질이 있으면 된다. 이에 따른 그린피의 차등을 요즘 골퍼들은 수긍한다. 골프장의 품질에 따른 차등 적용은 얼마든지 용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홀로 골프까지 즐기는 세상 돼야


이제 혼자서도 나홀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하자. 2인이든 3인이든 할 수 있는 인원이 즐길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대중화다. 또한 날씨로 인해 라운드를 포기하는 것을 온전히 골퍼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야만 허약한 골퍼나 노약자를 보호할 수 있다. 폭염 속 라운드는 많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사고로 이어진다 골프장은 라운드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부킹을 취소하면 골퍼에게 불이익을 주는 골프장이 허다하다. 또한 네 명이 라운드를 하지 않으면 노골적으로 핀잔을 주기도 한다. 이런 관례는 골퍼에게 무의식적으로 압박을 가하게 되며 사고로 이어지게 되어있다.


골프는 심신 단련을 위한 스포츠다. 이런 좋은 운동으로 즐겁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고쳐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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