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시대와 문화를 꿰뚫는 시각을 바탕으로 제품의 본질을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래픽 디자이너 사토 다쿠의 철학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디자인과 삶에 관한 특유의 고찰을 진솔하게 풀어낸 에세이로, 사물과 디자인을 대하는 그의 관점이 잘 담긴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부터 진행 실무까지 생생하고도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 모든 것이 디자인’이라 힘주어 말하는 저자는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디자인이란 자연스레 도덕과도 연결되며 인류를 둘러싼 환경 전반을 생각하는 행위이기에 지역과 사회에서 디자인을 가장 효율적인 활용할 방식에 대해, 또 후배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성장해나가야 하는지 방향에 대해 제시하는 실천적 활동가이기도 하다는 게 저자의 이야기다.
이 책에 펼쳐놓은 저자의 경험적 고찰들은 자유분방한 듯하면서도 대단히 우직하고 진지하다. 독자들은 세상의 변화에도 쉽게 가치가 흔들리지 않을 만한 작업을 해온 저자의 힘이 바로 끊임없이 원점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기를 망설이지 않는 그 태도에서 나옴을 알 수 있다.
사토 다쿠 지음, 이정환 옮김 / 1만 9000원 / 안그라픽스 펴냄 / 2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