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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프리미엄 폰’ 지고, ‘중저가 폰’ 뜬다… 소비성향 따라 실적도 희비 엇갈려

"월 할부료 차이 크지 않아 더 두고봐야 한다"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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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3호 김수식⁄ 2018.11.02 09:19:44

삼성전자가 이탈리아에서 갤럭시A9을 공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가격이 점점 높게 책정되고 있다. 100만 원이 넘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건 오래된 일이고, 최근 출시된 신작 아이폰은 200만 원을 훌쩍 넘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플래그쉽 스마트폰 구입을 포기하고 30~50만 원대의 중저가 폰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중저가 폰 생산에 집중하는 가운데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아 바야흐로 중저가 폰 전성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스마트폰 판매 비율 ‘6:4’ 무너지나?

 

그간 ‘6(프리미엄 폰) 대 4(중저가 폰)’로 유지되온 스마트폰 판매 비율 공식이 올 연말에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지난 10월 31일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스마트폰 시장은 소폭 성장할 예정이지만 주요 부품의 고사양화가 중저가 폰까지 확산되면서 전체 가격대의 스펙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또 “갤럭시노트9은 메모리, 배터리, 카메라가 대폭 강화된 제품으로 좋은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중저가 폰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소속된 IM부문의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24조 9100억 원, 영업이익 2조 2200억 원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3분기(3조 2900억 원)보다 1조 700억 원 감소했다. 신형 프리미엄 폰이 출시되지 않았던 지난 2분기(2조 7000억 원)보다도 4800억 원 적다.

 

삼성 중저가 폰 갤럭시A7(왼쪽)과 갤럭시A9. 사진 = 삼성전자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부가 지난 3분기에도 1000억 원대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14분기째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 기간 동안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 확대에 힘입어 적자폭을 줄였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매출액 2조 410억 원, 영업 손실 146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분기 기록한 1854억 원의 영업 손실보다 400억 원 가량 개선됐지만 적자는 면치 못했다.

 

MC부문 적자가 축소된 것은 Q7, Q8 등 중저가형 모델의 판매가 견조하게 유지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듯 스마트폰 사업에서 중저가 폰의 비중이 프리미엄 폰 못지않게 커진 지 오래다.

 

한국 vs 중국, 국내 시장 놓고 중저가 폰 경쟁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플래그십 스마트폰보다 먼저 중저가 폰에 혁신기술을 담은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삼성전자가 최근 프리미엄 폰의 절반 가격에 선보인 ‘갤럭시A7’이 대표적인 사례다. 갤럭시A7은 후면에 렌즈 3개를 장착했다. 일반, 광각, 아웃포커스 효과는 물론, 스마트폰을 손에 쥘 때 장금이 해제되도록 측면 지문인식 센서를 넣었다.

 

삼성전자는 렌즈를 하나 더 추가해 4개의 렌즈를 탑재한 ‘갤럭시A9’도 출시할 예정이다. 일반, 광각, 심도 등 기존 렌즈에 ‘망원’이 더 추가된다. 스펙은 램 6GB에 저장공간 128GB, 배터리 3800mAh 등으로 프리미엄 폰 못지않다.

 

제이 마니 포코 샤오미 글로벌 제품 총괄이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샤오미 플래그십 스마트폰 '포코폰 F1'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중저가 폰 시장의 강자’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도 국내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화웨이는 KT와 함께 ‘P20 라이트’를 ‘Be Y 3’라는 이름으로 내놨다. 저장 공간이 32GB로 작지만 후면 2개 카메라(1600만 화소 일반+200만 화소 심도)와 얼굴인식 잠금, 33만 원의 저가격을 내세워 젊은 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는 인도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포코폰F1’을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포코폰F1은 퀄컴 스냅드래곤845 시스템온칩(SoC)에 6GB 램이 탑재됐다. 배터리는 4000mAh이며 발열을 잡아주는 쿨링 시스템도 있다.

 

20~30대 ‘프리미엄 폰’, 40대부터는 ‘중저가 폰’ 선호

 

중저가 폰 시장은 확실히 불이 붙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실제로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인천의 한 스마트폰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중저가 폰이 잘 팔리는 건 사실 최근 일이 아니다. 적어도 우리 매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나갔다”며 “근처 다른 매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중저가 폰 사양이 좋아지는 건 확실하다. 소비자들이 중저가 폰 구매를 많이 하니 당연하다”며 “그런데 이게 마치 프리미엄 폰 가격이 오르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원래 중저가 폰도 잘 나갔다. 20~30대 말고는 대부분 중저가 폰을 찾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10대의 경우 조금 갈린다. 아무래도 부모님의 영향을 크게 받다 보니 자기주장이 강한 고등학생 말고, 초중등생은 중저가 폰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다. 이게 스마트폰 구매에도 영향을 끼치며 중저가 폰 구매가 더 늘어나는 것 같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프리미엄 폰이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모델이 LG 베스트샵 강남본점에서 'LG V40 ThinQ'의 '메이크업 프로'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서울에서 스마트폰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프리미엄 폰과 중저가 폰의 구매는 연령대에 따라 확연하게 드러난다”며 “이곳에서 프리미엄 폰은 20~30대 중심으로 많이 찾는다. 10대들도 초등학생들 외엔 대부분 프리미엄 폰을 선호한다. 중저가 폰은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B씨는 “사실 스마트폰 구매 가격을 한 번에 내지 않고 할부로 한다. 여기에 요금제, 카드 할인 등을 적용하면 프리미엄 폰과 중저가 폰의 한 달 할부값 차이는 1만 5000원에서 2만 원 정도다. 체감상 가격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아 사양을 굳이 낮춰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산 중저가 폰에 대해서도 “찾는 고객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연령대에 따라 선호하는 스마트폰이 다르다. 젊은 층이 집중돼 있거나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은 고객들이 사는 지역에 따라 매장 분위기도 다르다”라며 “하지만 중저가 폰 판매에 따라 사업의 실적에 변화가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어서 업계의 고사양의 중저가 폰 판매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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